모든 생물이 영원히 살지못한다는 것이 죽음의 법칙이다. 인간은 고통을 피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 때로는 화학약품 같은 외부적인 방법을 쓰기도 한다. 마약이나 술로 감정적인 고통을 누그러뜨리고 치유하는 것이다. 가끔 단순히 문제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아주 원시적인 방어적 심리가 작용하기도 한다.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받아들일수 없을 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며, 다른 사람들을 비난한다. 이렇게 하면 잠시 고통을 피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치료하지 않고 놓아둔 질병은 반드시 곪아서 악화된다. 우리는 문제를 부인하거나, 억압하는 심리적 방어를 통해 고통으로부터 조금은 보호받을수 있지만, 그 고통을 아주 사라지게 할순 없다. 강해지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너무 심하게 억제하면서 아버지를 잃은 사실과 그로 인한 슬픔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이다. 이 슬픔이 계속 자라나 마침내 극심한 우울증으로 나타났고, 그는 어떻게든 그 감정을 처리해야만 했다. 달라이 라마는 인간의 고통에 대한 자신의 접근법을 자세히 설명했다. 인간이 궁극적으로 고통을 벗어나려면 고통을 인간존재에게 자연스런 것으로 받아들이는 일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용감하게 우리의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삶에는 반드시 문제가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삶에서 가장 큰 문제는 늙고 병들고 죽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문제들을 도저히 피해 갈수 없습니다. 이런 문제를 피하거나 단지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은 일시적인 안도감을 줄 것입니다. 당신이 자신의 고통을 정면으로 맞선다면, 더 나은 입장에서 문제를 이해할수 있습니다. 가령 당신이 전투를 하려고 하는데 적군의 상태와 전투능력에 대해 전혀 모른다면, 당신은 무방비 상태에서 두려움에 휩싸여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상대편의 전투능력을 알고 있다면, 이를테면 그들이 가진 무기의 종류 같은 것을 안다면, 막상 전투가 벌어질 때 훨씬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당신이 문제를 피하는 대신 그것에 맞선다면, 훨씬 유리한 입장에서 그 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습니다.’
‘당신이 시간을 내어 늙는 일과 죽음, 다른 불행한 일들에 대해 명상한다면, 그런 일들이 알어날때 당신의 마음은 훨씬 평화로울 것입니다. 나는 살아가면서 마주칠지도 모르는 고통에 익숙해짐으로써,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겪을 수 밖에 없는 고통들을 생각하면서, 당신은 어느 정도 앞서 그런 일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잊어서는 안될 것은 이런 마음의 준비가 그 상황을 해결해주진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서서히 그런 상황에 잘 대처하게 하고 두려움을 줄여줄 순 있지만, 문제자체를 해결해 주는 건 아닙니다. 고통이 삶의 일부라는 건 피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물론 우리는 고통과 문제를 싫어하는 자연스런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 으로 사람들은 고통을 겪을수 밖에 없는 인간이 존재의 본질을 바라보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삶은 고통과 불만을 일으키는 것들이 기쁨과 행복을 일으키는 것들보다 비교적 많습니다. 좋든 싫든 이것이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 존재가 처한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는 고통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고통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고통을 극도로 싫어하고 참지 못하는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통에 대한 태도를 바꿀 수 있다면 , 그래서 좀 더 고통을 참는 태도를 갖는다면, 불행하고 불만스런 느낌을 몰아내는데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고통을 극복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깨닫지 못한 존재는 본질적으로 고통을 겪을 수 밖에 없음을 이해 하는 것입니다.'
어쨋든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가 고통에 대한 당신의 태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합니다. 당신은 기본적으로 고통이 부정적이며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해야 하고, 어떤 의미에선 실패를 뜻하는 것이라고 여길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태도를 가지면, 어려운 상황이 닥쳐 그것에 압도당할 때마다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생겨서 더 힘들어질 것입니다. 반면에 당신이 근본적으로 고통이 자기 존재의 자연스런 일부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삶의 시련에 부딪칠 때도 의심할 여지없이 잘 견뎌낼수 있을 것입니다. 고통의 원인을 없앰으로써 고통으로부터 벗어난 해탈의 경지에 이를수 있습니다. 불교도들의 시각에 따르면, 고통의 근본 원인은 무지와 욕망과 미움입니다. 무지는 자아와 모든 현상의 진정한 본질에 대해 근본적으로 잘못 이해한다는 뜻입니다.’
달라이 라마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인간의 고통스런 본질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삶의 불가피한 슬픔을 받아 들이는데 도움이 될뿐 아니라, 일상의 문제들을 올바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가치있는 방법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사회학자들의 연구를 보면 오늘날 서양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상이 기본적으로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고 한다. 또한 서양인들은 삶이 대체로 공평하며 자신들은 좋은 것을 누릴 자격있는 선한 사람이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이런 믿음은 더욱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고통이 닥칠 경우, 이런 믿음은 점점 약해지고 행복하고 활기차게 살아가기도 힘들어진다. 기술발전과 함께 서양의 많은 사람들이 육체적으로는 더욱 편해진 사실이다.
바로 이런 상황 때문에 사람들이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고통이 점점 눈에 띄지 않게 되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고통을 인간존재의 본질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만일 우리가 고통을 부자연스러운 것이나 경험해선 안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자신이 겪는 고통에 대해 비난할 사람을 찾아나서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내가 불행하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나 어떤 것의 희생자가 분명한 것이다. 이것이 서양인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나를 희생자로 만든 것은 정부, 교육제도, 자식을 학대하는 부모, 문제있는 가정일 수 있다. 문제는 무언가를 비난하고 자신을 희생자로 계속 생각하다면, 끝없이 고통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한 우리는 끊임없이 분노와 좌절감을 맛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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