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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의 행복론(하워드 커틀러

서로 가까워지는 것에 대해

달라이 라마는 외롭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하면 상대방이 나에 대한 존경심을 잃거나,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볼까봐 두려워 하는 마음이 있을 수 있는데, 내게는 그런 마음이 비교적 적은 것도 외롭지 않은 이유증 하나일 것 입니다. 난 그런 불안함과 두려움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마음을 열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내가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싫어하거나 판단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편한 마음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기본적으로 당신은 먼저 자비심이 가치가 잇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것이 핵심적인 열쇠입니다. 일단 자비심이 유치하고 감상적인 마음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자비심이 정말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당신은 곧바로 그런 마음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것입니다. 일단 당신이 자비심을 가지려는 마음을 강하게 먹으면, 다른 사람에 대한 당신의 태도는 저절로 변합니다. 자비로운 마음을 갖고 다른 사람에게 접근하면 자연히 두려움이 줄어들고, 그 사람에게 마음을 열수 있습니다. 열린 마음은 적어도 다른 사람과 의미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하지만 자비로운 마음이 없다면, 다시 말해 배타적이고 화가 나고 냉담한 느낌을 갖고 있다면, 가장 친한 친구가 다가와도 당신은 불편한 생각만 들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상대방이 먼저 자신에게 긍정적으로 대해주길 기대합니다. 상대방이 긍정적으로 나올수 있는 분위기를 자신이 먼저 만들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사회의 수많은 사람들이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외로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심리연구가들은 외로움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연구가들은 외로운 사람들이 대개 자신을 표현하는데 문제를 갖고 있으며,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고 타인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이들은 대화중에 상대방의 신호를 받아들여 반응하는 사교적 기술이 모자랐다. 이를테면 언제 고개를 끄덕이고, 적절한 반응을 보이고 ,입을 다물어야 하는지를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달라이 라마가 말하는 방법은 사고적인 기술이나 외면적인 행동을 바꾸는 일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곧바로 사람의 마음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좋아했다.

 

달라이 라마는 자비심에 대해 이야기했다.

모든 존재안에는 자기 완성을 위한 씨앗이 들어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마음에 있는 그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자라기 위해선 자비심이 필요합니다....’

 

불교에서 공덕은 사람의 마음에 새겨진 긍정적인 흔적으로 설명된다. 공덕은 긍정적인 행동의 결과가 정신으로 연결된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나의 공덕의 밭이 된다는 달라이 라마의 설명은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들렸다. 그는 말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당신은 그 모든 것들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해 있음을 발견할 것입니다. 행복한 삶을 위한 또 하나의 필수적인 요소가 좋은 친구와 동료를 갖는 것이라고 말할 때, 그것이 다른 생명을 가진 존재, 모든 인간과의 관계를 의미한다는 것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가지면서 서로 다투고 미워하는 어려운 일을 겪을수 있지만,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선 다른 존재들에 대해 다정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져야만 합니다.’

 

내 삶의 모든 것이 다른 사람들의 노력의 결과다. 내가 애착을 갖는 자립적인 존재라는 것은 순전히 환상이었다. 이런 깨달음에 이르면서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되고 의존하고 있다는 심오한 느낌이 내 가슴 가득히 밀려왔다. 우리는 자신의 외로움을 치유해줄 한 사람을 발견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우리가 여전히 독립적인이라는 환상을 버리지 않는다.

 

영국의 심리분석가 존 보올비는 자신의 책에다 다음과 같이 썼다. ‘ 다른 존재에 대한 애정을 중심으로 인간의 삶은 돌아간다. 애정으로부터 인간은 에너지와 삶의 기쁨을 얻으며 또한 다른 사람에게 친밀하게 다가가는 것을 통해 그 사람에게 힘과 가쁨을 준다. ’ 자신을 인정해 주고 공감과 애정을 느낄수 있는 가까운 친구나 동료가 있는 사람들이 심장마비에 걸리거나 대수술을 받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확률이 높으며, 암이나 호흡기 질환 같은 병에도 덜 걸린다는 것이다. 또한 네브라스카 의과대학이 수백 명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면역력은 더 높고 콜레스테롤 수치는 더 낮았다. 동물학자의 시각으로 친밀감에 대해 ‘친밀한 행동’이라는 책을 쓴 데스몬드 모리스는 친밀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 친밀하다는 것은 가깝다는 의미다... 내가 말하는 친밀한 행동은 두 사람이 신체접촉을 할 때 일어난다’ 그는 단순히 등을 두드리는 것에서부터 가장 에로틱한 포옹까지 신체접촉을 인간이 서로 편안하게 해주는 수단으로 보았다.

 

여러 문화속에서 친밀감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과 함께 친밀감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 또한 시대에 따라 극적으로 변했다. 영국 식민지 시절의 미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지금보다 신체적으로 훨씬 가깝고, 친밀한 관계를 갖고 있었다. 당시 남편과 아내사이의 일상적인 의사소통 수준은 오늘날보다는 상당히 형식적이었다. 불과 100년만에 사랑과 결혼은 대단히 낭만적인 것이 되었고, 사랑하는 연인은 서로에게 친밀한 표현을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중세사람들은 자신의 온갖 느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중세사람들은 미친 듯이 웃고, 격정적으로 울고, 폭력적으로 분노를 터뜨리면서 자기감정을 표현했으며, 그런 일이 오늘 일이 오늘날의 우리보다 훨씬 많았다. 분명한 것은 친밀감에 대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생각들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런 생각들은 사대에 따라 변하고, 때로는 사회 경제 문화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인간은 믿을 수 없을만큼 다양하고 사람들이 친밀감을 경험하는 방식도 무수히 많다. 이런 깨달음은 우리에게 큰 기회를 준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친밀감을 느낄수 있는 무한한 자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친밀감은 우리 주변 모든 곳에 있는 것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서 무엇인가 빠진듯한 느낌에 시달리고, 친밀한 관계를 갖지 못해심한 고통을 겪는다. 삶에 낭만을 가져다 주고, 외로움을 몰아내줄 적당한 말을 찾고 있는 그 순간에 그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미 친구나 가족 또는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을까? 우리가 삶에서 추구하는 것이 행복이라면, 친밀감은 행복한 삶을 위한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되도록 많은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갖는 것이 좋다고 여기면서 사는 것이 분명히 합리적인 삶의 방식이다. 달라이 라마가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친밀감은 많은 사람들, 다시 말해 가족, 친구 심지어 낯선 사람에게까지도 기꺼이 마음을 열고 모두 같은 인간 존재라는 생각속에서 그들과 진실하고, 깊은 관계를 맺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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