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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장하준 지음,

생산량

경제학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생산량 측정법은 국내총생산, 즉 GDP이다. 일정기간 동안 한 나라안에서 생산된 모든 것의 금전적 가치를 합한 것이다. 국내총생산을 계산할 때, 우리는 생산량의 부가를 더한다. 부가가치란 각 생산자의 최종생산량에서 중간에 쓰인 투입량을 뺀 가치를 말한다. 빵과 케익을 판는 제과점의 1년 매출액이 3000만원이더라도 밀가루, 버터, 달걀, 설탕같은 각종 원자재와 원료, 전기등의 중간 투입물을 사는데 2000만원이 들었다면, 제과점은 1000만원의 가치만 부가적으로 생산한 것이다. 중간투입물 가치를 빼지 않고 각 생산자의 최종 생산량만을 더하면, 어떤 부분은 두세번 계산되어 실제 생산량이 부풀어진다. 총이란 뜻은 전체그림에서 빼는 것이 가능한데 아직 빼지 않은 것이 있다는 의미이다. 참치통조림에는 실중량과 총중량이 있다. 실중량은 기름이나 물을 뺀 참치살 무게를 말한다. 이처럼 생산량의 경우에는 생산하는 과정에서 자본재를 소비하면서 하락한 가치를 빼야 한다. 주로 기계나 자본재에 해당하는데, 자본재 즉 기계는 빵만드는 말가루처럼 소비되지 않고, 생산물에 직접 들어가지 않지만, 계속 사용함에 따라 마모되어 경제적 가치가 떨어진다. 이를 가리켜 감가상각이라 한다. 국내총생산에서 자본재의 감가상각을 뺀 것을 국내순생산 즉 NDP라고 부른다.

 

국내란 한 나라의 국경안을 의미한다. 한 나라안에 있는 생산자가 모두 그 나라 국민이거나, 그 나라에 등록된 기업이 아닐 수도 있다. 한 나라의 국경안에서 나오는 생산량이 아니라, 한 나라의 국민과 그 나라에 등록된 기업이 생산한 생산량 전체는 국민총생산GNP이라 한다. 미국이나 노르웨이 같은 나라는 국민 총생산과 국내총생산이 거의 비슷하다. 외국기업이 많이 들어와 있는 반면, 자국기업은 외국에 많이 진출하지 않은 캐나다 브라질, 인도의 경우는 국민총생산보다 국내총생산이 10%이상 높다. 한나라의 경제가 얼마나 생산적인지를 알고 싶으면, 국내총생산이나 국민총생산을 1인당 수치로 봐야 한다. 개발도상국에서는 많은 농부가 자기가 생산한 농수산물 대부분을 자체 소비하는 영세한 자급농이다. 이 경우 이들이 생산했지만, 시장에 내다 팔지 않은 양을 추산하여 이에 해당하는 사장가치를 전체 생산량에 귀속시켜야 한다.

 

자기소유의 집에 사는 사람들의 주거비도 마찬가지다. 더 큰 문제는 시장밖에서 생산되면서 총생산량의 계산에 아예 들어가지 않는 분야가 가사노동이다. 자기 소유의 집에 사는 것까지 포함해, 온갖 종류의 시장외 경제활동은 왜 추산하고 있지 않은가? 가사노동의 대부분을 여성이 감당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에 이러한 관행으로 인해 여성노동자는 엄청나게 과소평가 되고 있다. 많은 연구가 가사노동의 가치를 국내총생산의 30%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실의 우리 경제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감을 잡아야 한다. 우리가 중국의 국내총생산을 이야기할 때 그것은 수백억 달러일까, 수천조 달러일까? 남아프리카 실업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말할 때 그것은 15%일까 30%일까? 2010년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GDP기준 상위 5개국은 미국 (세계 GDP의 22.7%), 중국 (9.4%), 일본 (8.7%), 독일(5.2%), 프랑스(4.0%)이다. 이 다섯나라가 세계총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은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들의 생산량에 비하면 적은, 정말로 아주 적은 양을 생산하는데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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