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학파
모든 것을 충분히 아는 사람은 없으므로 아무한테도 간섭하면 안된다. 신고전주의 경제학자들이 모두 자유시장 경제학자는 아니다. 그리고 자유시장 경제학자들이 모두 신고전주의 경제학자인 것도 아니다. 오스트리아 경제학파 경제학자들은 대부분의 신고전학파 경제학자들보다 자유시장을 훨씬 더 열렬히 지지한다. 오스트리아학파는 카를 멩거에 의해 19세기말에 시작되었다. 오늘날 오스트리아학파는 신고전주의 학파의 자유시장 분파와 같은 자유방임적 진영에 속하며, 그들과 비슷하지만 좀 더 극단적인 정책을 추진하곤 한다.
오스트리아 학파는 개인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신고전주의 경제학과는 달리 개인을 합리적 원자로 보지 않는다. 오스트리아학파는 인간의 합리성은 극도로 제한되어 있는 것으로 본다. 또 그들은 세상이 고도로 복잡하고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오직 경쟁이 허용된 시장에서 일어나는 자생적 질서를 통해서만 예측 불가능하고, 복잡한 세상의 변화에 반응해 수많은 경제주체가 만드는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계획이 서로 조화를 이룰수 있다. 오스트리아학파는 신고전주의에서 주장하듯 인간이 완벽하게 합리적이고 모든 것을 다 알아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다지 합리적이지 못하고, 본질적으로 알래야 알 수 없는 것이 세상에 너무 많기 때문에 자유시장이 가장 좋은 경제체제라 주장한다.
의도적으로 질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시장의 자생적 질서에 맡기는 것이 더 낫다는 오스트리아학파의 주장은 100% 옳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의도적으로 구축된 질서로 가득차 있다. 유한책임회사, 중앙은행, 지적재산권법 등 19세기말까지 존재하지 않다가 뒤늦게 도입된 제도들이 그 예이다. 서로 다른 자본주의 경제마다 다른 다양한 제도와 그에 따라 달라지는 경제실적 또한 많은 부분이 자생적 이라기보다 의도적으로 구측된 질서의 결과이다. 더욱이 시장 그자체도 구축된 질서이다. 시장은 특정행위를 금지하고, 어떤 것들은 억제하고, 또 어떤 것들은 장려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든 규칙과 규제 등에 기초한다. 시장을 자생적으로 생긴 질서라고 부름으로써, 오스트리아학파는 자본주의경제의 본질을 심각하게 왜곡 해석했다.
(신)슘페터 학파
자본주의는 경제발달의 막강한 동력이지만, 기업이 대형화하고 관료주의화 하면서 쇠락하게 되어 있다. 조지프 슘페트는 경제학 역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인물은 아니다. 그러나 그의 이름을 딴 슘페터 학파 또는 신슘페터 학파가가 생길만큼 사상은 독창적이었다. 오스트리아 학파와 마찬가지로 슘페터도 마르크스학파의 그림자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슘페터는 기술발달이 자본주의의 원동력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 마르크스 이론을 더 발전시켜 새로운 생산기술, 제품, 시장을 창조하는 기업가의 혁신을 통해 자본주의가 발달한다고 주장했다. 신고전주의 경제학에서는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이용하되 효율성을 높여 가격을 낮추는 방법으로 생산자들이 경쟁한다고 설명한다. 반면 슘페터는 ‘가격을 통한 경쟁과 혁신을 통한 경쟁간의 효과차이는 문을 몸으로 밀쳐 여는 것과 폭격하는 것만큼이나 크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무리 확고히 자리잡은 기업이라도 장기적으로 창조적 파괴돌풍에서 안전한 곳은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기업경영이 관료화되면 자본주의는 역동성을 잃을 수 밖에 없는데, 궁극적으로 자본주의의 역동성은 기업가라고 부르는 카리스마 넘치는 영웅들의 비젼과 추진력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슘페터에 따르면 이런 과정에서 자본주의는 마르크스가 예언한 것처럼 급사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시들어 사회주의로 탈바꿈한다는 것이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기술발전의 많은 부분은 생산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실용적인 노력이 낳은 점진적 혁신을 통해 나온다. 즉 생산라인의 노동자들까지 혁신에 참여한다는 의미이다. 혁신을 할 때 기업은 정부, 대학같은 다양한 비상업적 주체가 제공하는 연구기금과 연구결과에 의지한다. 사회전체가 혁신에 참여하는 것이다. 혁신과정에서 다양한 주체의 상호작용을 분석하는 국가혁신시스템이라는 접근법을 통해 슘페터이론의 한계를 극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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