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일들이 우리의 평정심을 망가뜨려 하루종일 기분이 오르락 내리락 한다. 일은 뜻대로 되지 않고 순간 순간 평화를 누리고 싶어도 다급한 상황이 닥치면, 또다시 감정에 기복이 생긴다. 실직, 테러리즘, 금융위기, 가족으로부터의 스트레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 이런 상황에서 두려워 하고, 분노하고, 무기력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공포증이나 우울증에 걸리는 것도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물론 우리는 종종 좀 더 평온하게 살았으면 한다. 마음의 평화가 깨지는 것은 우리가 부지불식중에 하는 몇몇 생각 때문이다. 스트레스 역시 우리의 생각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생각의 도움을 받으면 다시금 마음의 평화에 이를수 있다.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이미 2000년 전에 이런 사실을 깨닫고 ‘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일 자체가 아니라 일에 대한 생각이다’ 라고 하였다.
에픽테토스는 스토아 철학을 정립하였는데, 스토아적 사고방식은 오늘날까지 흔들리지 않는 평온을 유지하기위한 핵심 자세로 여겨진다. 미국의 심리학자들은 스토아 학파의 인식으로 되돌아가 새로운 방향의 심리치료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이것이 바로 인지행동치료다. 다르게 살 수 있을까? 우리가 습득한 사고, 감정, 행동의 패턴은 지속적인 반복을 통해 이미 우리와 강하게 유착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선택권이 있다. 만일 선택을 원치 않는다면 기존의 굳어진 사고, 감정, 행동패턴을 거의 기계적으로 따를 수도 있다. 그러면 늘상 일어나던 일이 일어나게 된다. 반면에, 지금까지 따라왔던 자동조종 장치를 끄고, 굳어진 습관을 버리고자 노력하면 새로운 습관이 자리잡기까지 우리의 생각, 감정, 행동을 수동 조종할 수도 있다. 이런 선택의 실행 과정에는 시간이 걸린다. 처음에는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평정심이 있는 사람은 주위사람들에게 도전과제로 다가온다. 다르게 살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책임을 따지고 나서면 일의 진척은 힘들어진다. 노란색과 파란색을 섞으면 연두색이 된다. 이것은 단순한 사실이다. 이와 관련하여 잘못한 사람이 있는지, 그 사람이 누구인지 하는 질문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노란색과 파란색에서 연두색이 나온다는 사실만이 중요할뿐 책임을 따진다고 인과관계를 부인할 수 있겠는가? 사람에게는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성향이 있는듯 하다. 서양의 대표적 종교인 기독교 역시 구원이라는 기쁜 소식을 핵심으로 한다고는 하지만, 전통적으로 고통을 중시한다. 마음의 평화를 가꿔나가겠다는 계획은 어쩐지 추상적이고 어려워 보이지만,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마음의 평온함를 목표로 삼으면 삶은 새로운 의미를 얻게 되고, 일상은 그자체로 평온함을 유지하기 위한 연습과정이 된다. 일상의 사건들은 이제 우리를 넘어뜨리고 훈련시키는 트레이너가 되고, 이 트레이너앞에서 우리가 할 일은 바로 마음이 평화를 잃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아직 자신이 어떤 상황에 초연할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는 그럴수 없는지를 알지 못한다.
삶에서 무엇이 소중한가? 자신의 감정을 조율하지 못한다면, 그 모든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누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거움을 누리지 못한다면? 평정심을 멀리 하면서 우리는 기쁘하고 즐거워 하는 능력을 자꾸만 잃어가고 있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까봐 두려워하고, 얻었다해도 다시 잃어버릴까봐 두려워 한다. 마음의 평화를 확고히 해야만 모든 일의 부침을 고요히 바라보며 두려움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가꿔나가고, 가능한 것을 하고자 힘쓸 수 있다. 인생을 사는 동안 우리의 목적은 배움과 성숙으로 나아가는 것 이어야 한다. 깨닫지 못하면, 인생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사건이 의미가 없고, 계속해서 화가 나고, 실망스럽고, 초조하고 불안해진다. 인간실존의 기본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이것이 바로 괴로움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은 평생과제다. 그것은 며칠, 몇 달, 몇 년만에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퇴보도 태연하게 받아들여라. 평상심을 연습하는 과정에서 계속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할 것이고, 그러면 한순간 다시금 초심자로 돌아갈 수도 있다. 마음이 평정을 잃어버리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평정을 얼마나 자주 잃어버리는가, 그리고 평정을 되찾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가이다. 유쾌하고 스트레스 없는 상황에 있을 때 자신이 굉장히 편온한 사람인줄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갑작스런 위기가 닥치면 그런 평정심은 순식간에 무너져 버린다. 진정한 평정심은 어려운 순간에야 비로소 드러난다. 어떤 상황에서든 가능하면 늘 평온하게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분야에서든 대가들은 연습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대부분이 사람들은 단시일에 이룰수 있는 것만 좋아하고, 수년이 걸려서 이룰수 있는 것은 꺼리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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