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인 퍼트남은 사회적 자본 연구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퍼트남은 이탈리아 각 지역의 지도자와 주민들을 인터뷰한 후 사회적 태도와 평등주의적인 풍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시민적 덕목이 빌딜한 지역의 정치지도자 일수록, 정치적 평등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시민적 덕목이 발달한 지역의 주민들은 위계적 권위에 대한 혐오감을 가지고 있다. 평등은 시민공동체의 본질적 특징이다.” 그는 전체 사회의 불평등이 완화 되면같은 집단을 넘어서 사로 다른 집단들 사이의 사회적 자본도 광범위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고자 했다. “공동체와 평등은 서로를 강화했다. ...20세기 전반에 걸쳐 사회적 자본과 경제적 불평등은 나란히 변화했다. 부와 소득재분배의 관점에서 보자면, 1950-60년대 미국은 지난 세기 가운데 어느 시기보다 가장 평등주의적 이었다. ... 이 시기동안 사회적 적대감과 시민참여 정도는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이와 동시에 평등과 사회적 자본도 성장했다. 반대로 20세기 후반의 30년 동안 불평등이 증가하고, 사회적 자본이 줄어드는 시기였다. 20세가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거의 30년 동안 미국의 빈부격차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동시에 사람들 사이에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으로 연대하는 경향도 줄어들었다.
소득불평등이 사회적 관계의 질을 악화시킨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강력범죄와 살인에 대한 연구에서 얻을 수 있다. 살인율과 불평등 사이에서 가장 관계가 있다고 추정한다. 이에 대한 학술적 논평은 다음과 같다. “ 살인율에 관한 국가간 연구에서 가장 일관된 결과는 소득불평등과 살인율이 정의 관계에 있다. 높은 수준의 살인율은 소득분배에서 나타나는 높은 수준의 불평등과 언제나 동시에 관찰된다. 경제적 불평등은 다른 변수들을 통제한 이후에도 살인율과 정비례하며 유의미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케네디와 가와치는 ‘멸시와 흑인사망률’이라는 제목의 연구 논문에서 미국 50개주 가운데 소득불평등 정도가 높은 주 일수록 인존적 편견이 삼한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연구들도 빈부 격차가 심한 사회에서는 사람들의 정치적 참여도 낮고, 남성을 기준으로 본 여성의 지위도 상당히 낮다는 사실을 부여주고 있다. 인종차별, 젠더 차별, 계급차별 가운데 아떤 차별로 분류 되든 간에 차별은 자신보다 낮은 지위와 약한 집단위에 군림하면서 이들을 착취하고자 하는 태도와 관련 있기 때문에이다. 불평등 사회에서 공동체 생활에 참여하려는의지가 낮아지는 현상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또한 이는 불평등 때문에 그들과 우리의 차별이 증가하게 되면 정부에 대한 불신도 커지게 된다.
신뢰, 공동체생활 참여, 살인, 적대감은 겉보기에는 따로 떨어져 있는 변수처럼 보이지만, 서로 완전히 동떨어져 있지 않다. 이들은 모든 사회적 관계의 질이라는 근원적인 변수를 측정하는 다양한 척도들이기 때문이다. 이 척도들이 모두 불평등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소득 격차의 크기에 따라 사회적 관계의 질이 총체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해 준다. 살인을 단순히 예측할 수 없는 돌출행동으로 취급해서는 안된다. 살인은 사회적 관계의 연속선상에 놓인 한 극단일 뿐이다. 그 사회의 특성에 따라 사회적 관계의 전반적인 질은 부드럽고 친밀한 방향으로 쏠리거나 반대로 반사회적이고 폭력정니 방향으로 쏠리릴 수도 있다. 건강에 관한 연구들은 한 사회에서 나타나는 다양한사회적 관계들이 한 방향으로 쏠려있을 때, 이를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올바른지 잘 보여준다. 32개 사회를 대상으로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요소를 조사한 제프리 로즈는 알코올 중독을 앓고 있고 뚱뚱하며, 고혈압이 있거나 노년에 인지장애를 겪는 사람들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조사했다. 알코올 중독자가 많은 사회에서는 어김없이 중독자 대부분이 32개 사회의 전체 평균 음주량보다 술을 더 많이 마셨다.
따라서 그 반대의 경로로 즉 각 사회의 평균 음주량을 통해서도 그 사회에 알코올 중독자가 얼마나 많은지를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어떤 사회에서 고혈압 환자의 비율이 높으면 그 사회의 모든 사람이 다른 사회구성원들보다 혈압이 높았다. 이렇듯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소들을 조사하면서 로즈는 건강이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발견했다. 건강이 안좋은 사람들의 행동은 그 사회의 나머지 구성원들을 포함해서 사회전체의 특성을 단적으로 반영하고 있었다. 불평등한 사회에서는 강력범죄도 자주 일어나며 신뢰도도 낮고 공동체 생활에 참여하는 정도도 낮다. 따라서 우리는 각 현상을 별개로 보기보다는 한 사회의 사회적 관계의 특성을 보여주는 연속체로 보아야 한다. 불평등은 가장 친화적인 극단에서 가장 갈등적인 극단까지 사회적 관계의 분포 전체를 변화시킨다. 소득 불평등수준에 따라 사회적 관계의 질과 심리사회적 행복감이 어떻게 변하게 되는지 설명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인간이 어떻게 사회적 환경과 소통하고 있으며 사회적 환경의 어떤 측면이 인간에게 스트레스를 주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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