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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한잔 들고가게!

참으로 감사한 지금 이 순간들...

 

신록의 봄의 부드러운 햇살, 바람을 마주하며 지난 날을 되돌아 본다. 지금까지

60년을 살아오면서 참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직장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몇번을 옮겼고, 이른 나이에 명퇴도 당해보고, 벤처회사 대표도 해보았고,

사업을 시작했다가 1년만에 문을 닫기도 하고, 제품판매를 위해 여기저기

다니면서 또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을 알게 되었고, 나를 아는 사람도 많을 것이고, 잊혀진

사람들도 많다. 지금도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

그 사람들, 내가 만난 사람들,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나는 많은 빚을 졌고, 또 해를 끼치기도 하고, 상처도 주었을 것이다.

 

이제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얼굴에 주름이 늘어가고, 근육도 빠져 나가고

피부는 말라가고 있다. 그렇게 내가 알든 사람도,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도

언젠가는 나를 알아보지 못할 것이고, 나 역시도 그럴 것이다.

 

그렇게 가을이 되면 지는 나뭇잎처럼 나는 사라질 것이다. 바람처럼 구름처럼

흔적없이 지나갈 것이다. 나는 그렇게 사라지기 바라며, 또 노력할 것이다.

잘 죽는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흔적도 없이 잘 사라지는 것이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정을 받았고, 풀잎의 향기, 바람의 소리, 아침의 상쾌함,

끝없이 이어지는 산능선들, 봄의 신록, 햇살의 따사로움, 여름의 열정, 가을의

풍성함, 겨울의 적막함을 추억하며, 그로부터 받은 감동에 감사한다. 그렇게

내가 살아왔던 나의 공간, 시간의 흔적은 세월의 바람에  사라질 것이다.

 

나는 나름대로 나에게 주어진 참으로 많은 것을 누렸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아직 남아 있는 내 삶을 위해, 세상에 대한 이해를 갖기 위해 공부를 할 수 있는

여유, 습관, 환경 속에 있음에 감사한다. 참으로 기분 좋은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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