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케로와 함께 로마 최대의 철학자로 평가받는 세네카는 그야말로 소름끼치는 공포속에 살며, 그 시대와 함께 아니, 그 시대를 철학한 것이다. 그의 정치적 경험들은 그에게 좌절이 어떤 것인지 가르쳐 주었고,그의 지적 능력은 좌절에 대한 일련의 대응을 가르쳤다. 세네카는 초기 스토아 철학의 선을 계승하면서 후기 스토아 철학파를 상징하는 인물이 되는데, 스토아 철학은 마음, 행복, 화, 명예, 노년, 죽음, 인생에 이르기까지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찾으려 했다. 세네카는 인간이 세속에 물들면서도 인간다운 까닭은 올바른 이성과 유일의 선善인 덕德을 목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역설했다. 그는 평정심을 강조했다.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도 스토아 철학의 영향을 받았다. 그는 삶에 대한 철학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 나는 내 삶을 철학의 덕택으로 돌린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철학에 대한 나의 최소한의 의무이다. 철학이야말로 인간에게 좋은 가르침을 주는 유일한 최고의 것이다.”
세네카는 무려 2천 년전에 화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한 최초의 저술인 ‘화에 대하여’ 라는 책을 썼다. 이 책은 화를 잘내는 동생 노바투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서간문이다. 철학자이자 뛰어난 심리학자로서 인간의 감정에 대한 통찰, 특히 화에 대한 그의 이러한 통찰은 현대의 ‘화 다스리기’분야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그는 화를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비이성적 감정의 폭발로 보는 것을 거부하고, 그것을 철학의 문제로 바라보면서 철학 논쟁을 통해 그 해결책을 찾으려 했다. 고대 로마인들은 현대인들보다 오히려 더 화를 잘 냈던 것으로 보인다. 돈이 많고 호화롭게 살면 삶이 편안하고 아무 걱정이 없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와 정반대이다. 그들은 오히려 기대치가 높아 화를 더 잘 내게 되고 이는 오늘날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세네카는 이렇게말한다. ‘인간은 서로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태어나고, 화는 서로를 파괴하기 위해 태어난다. .....인간은 타인의 이익을 위해 기꺼이 자신마저 희생시키고, 화는 상대방에게 앙갚음을 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자신마저도 위험에 빠뜨린다.’ 세네카는 '화를 다른 어떤 격정들보다 특별히 비천하고 악의적이자 일시적인 광기'라고 정의한다. 화는 그 기반이 튼튼하지 못하다. 바람처럼 공허하다. 우리가 화를 내는 최대의 원인은 '나는 잘못한게 없어'라는 생각, 즉 '나는 죄가 없어' 혹은 '나는 아무짓도 안했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 뿐이다. 그래서 결국 우리로 하여금 화를 내게끔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무지와 오만함이다. 남들이 가진 것에 눈을 돌리는 사람은 자신의 것에 만족하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자기 뒤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있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자기보다 앞서 있다고, 혹은 자기보다 많이 가졌다고 해서 신들에게도 화를 낸다. 화는 종종 우리를 찾아오지만, 사실은 우리가 제발로 그것을 찾아가는 때가 더 많다.
그의 철학은 삶이 우리에게 어떤 것을 던져 주더라도 우리가 평정심을 유지하고 중심을 잃어버리지 않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 좌절과 화는 세상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실망에 대한 비합리적인 반응이다. 오직 합리적인 전략은 혹시 일이 잘못되어 가더라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살다보면 얼마든지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으며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 그로 인한 타격을 줄이는 길은 고요한 명상을 통해 미리 충분히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철학적으로 사고하고,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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