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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심리학 (배르벨 바르데츠키

여성적 나르시시즘(1)

여성적 나르시시즘이란 무엇인가? 나르시시즘, 자기애적이라는 말은 넓은 의미에서 자존감에 이상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자존감 넘치는 사람들이 도대체 왜 몇 년째 폭식과 구토를 반복하는 고통을 겪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 모든 것이 자신에 대한 깊은 회의와 열등감, 고독, 혼란스러운 감정 등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환자들은 무척 당당하고 동시에 연약하기 짝이 없다.  이들은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해줄 누군가를 끊임없이 그리워하다가도 정작 누군가가 다가오면 도망쳐버린다. 가진 것은 많지만 공허감에 시달리는 여성들,  사랑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시달리면서 사랑을 찾아 헤매는 여성들, 정작 사랑을 찾으면 두려워 도망치는 여성들, 자신과 세상에 신뢰가 없는 여성들, 세상으로 부터 허탈감과 위협만 느끼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실제로 전혀 배가 고프지 않는데 허기를 느끼는 경우,  아무리 많이 먹어도 허기가 달래지지 않는것은 물리적으로 배가 고픈 것이 아니라 영혼이 허기를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혼의 허기란 절망, 지루함, 슬픔, 고독 등을 의미한다.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상태 또한 영혼의 허기 상태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여성들은 조금만 더 날씬해져도 훨씬 더 사랑받을 것이라 믿는다.

 

나르시시즘의 본질은 자존감이나 자기애에 있어 장애가 발생하는 것이다. 자기애에 빠진 여성들은 자기자신을 올바르게 평가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는 뜻이다우월감을 지니려면 남들로부터 칭찬을 들어야 한다. 거기에는 중독성이 있다.  칭찬하는 사람들은 그 사람 자체를 좋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외모, 능력, 지성, 재능 등을 부러워할 뿐이다. 그러나 당사자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그 특성들만이 자신의 전부라고 믿는다. 칭찬받던 능력이나 조건이 사라지면 자존감은 한꺼번에 무너지고 우울증이 고개든다.  실제로는 나이가 꽤 들었지만 실제 나이보다 젊어보이는 여성은 어려보인다는 칭찬을 수집함으로써, 약한 자아를 보완한다.  외적 요인이나 능력에 따라 자존감이 흔들리는 사람이라면, 늙는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열등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열등감이 자녀의 독립이나 이혼 등 비교적 중대한 사건 뿐아니라, 아주 사소한 문제로도 유발될 수 있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존재한다.

 

자기애 성향을 지닌 사람들은 오래된 상처와 자기애적 구멍을 메우는 수단으로  사회적 성공과 들의 인정을 갈구한다.  이러한 행위는 임시방편은 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만족감은 주지 못한다. 성공과 인정을 향한 노력의 목적이 자기애적 인격장애의 판별기준이 된다.  성공과 인정을 통해 심리적으로 결핍된 부분을 채우고자 하지만, 이를 통해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한다. 건강한자기애는 자기 자신을 현실적인 기준에서 올바르게 평가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자기애가 건강한 방향으로 설정된 사람들은 자신의 장점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동시에 자신의 한계도 존중한다. 그러나 부정적 나르시시즘을 지닌 사람은 자존감이 불안하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약간의 상처만 받아도 금새 무너진다.  자존감이 자기 내면에서 조절되는게 아니라 남들의 의견과 객관적 성공 등 외부세계에 의해 조종되기 때문이다. 

 

나르시시즘에 빠진 사람들의 분노는 좀체 줄어들지 않고 분노하게 만든 원인을 더 증폭시킨다상대방을 적이요 박애자로 여기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나르시시즘의 환자들이 상대방이 자신의 욕구나 기대에 어긋나는 반응을 보이면, 즉시 모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자신의 기대에 어긋나는 행동을 경우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마음속으로 그 사람과의 관계를 단절시켜 버린다. 이들은 중요한 사실 하나를 간과한다.  상대방이 늘 자기들 바람대로 움직일 수만은 없는 독립적인 인격체라는 사실이 그것이다,  이들은 나 아닌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려면 때로는 포기해야 하고.  때로는 그 사람의 개성과 약점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때로는 화와 분노가 관계증진의 촉매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복수나 상처를 주는 행위는 당사자를 고독으로 몰고간다.  이렇게 남들과의 관계를 자꾸만 단절하고,  고독으로 괴로워하는 악순환이 운명처럼 반복된다. 자기애적 분노는 별안간 폭발한다. 기대에 못미친 상대방에 대해 자기애성향의 사람들은 매우 거친 반응을 보인다. 자기애적 분노는 버림받은 것에 대한 표현인 동시에 자기방어 수단이기도 하다. 실망감과 분노가 폭발하는 것은 그만큼 상대방을 더 많이 원하고, 갈망한다는 마음의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