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나는 세상 어디에도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 같은, 알몸으로
이 세상에 홀로 나와 있는 나를 보았다. 세상 모든 것은 불명확하고, 나는
아무것도 제대로 아는 것도 없고,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몰라 두려웠다. 그때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책을 읽었다. 15년이 흘렀다. 나는 아직도
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다.
그러나 한가지 나름대로의 깨달음은 이 어둠속에서 벗어나는 길은 '공부'뿐
이라는 사실이다. 그러한 께달음으로 평상심을 얻고, 위로를 얻고, 즐거움을
느낀다. 내가 공부하는 목적은 공자가 이야기 하는 '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이다. 지금 아는 것도 나중에는 모르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지식은 변한다. 내가 아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지금 나는
안다고 생각하지만ㅠ나중에는 모르는 것이 된다.
무엇을 안다는 것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많다. 그냥 스치듯 들어본 것만으로도
안다고 할 수 있고, 체험적으로 깨달아서 알 수도 있고, 개념이라도 어렴풋이
아는 것을 안다고 할 수도 있다. 어떤 사물에 대해 그 본질을 공부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다른 것들과 연결된 것들을 함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어느 한쪽
단면만을 아는 것과는 천지차이다.
어떤 대상에 대해 한 단면만 알게 되면, 조각조각 알게되어 전체를 볼 수 없어,
세상은 더욱 복잡하고 혼란스럽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불안함을 만든다. 세상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해 나름대로의 이해가 있어야, 비로소 세상을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다.
세상 전반에 대한 이해를 갖게 되면, 불안함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인 요구에 의한 삶, 현실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 속에 휘말리게
되면, 단편적인 것 밖에 볼 수 없다. 세상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쌓여 세상에
대한 나름대로의 이해를 갖게 되면, 생각이 깊어지고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이다.
내 주변의 사람들, 예전에 내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한둘씩 떠나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공부 밖에 없다.
由 誨女知之乎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유 회녀지지호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
자로야 너에게 안다는 것을 깨우쳐주마.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모르면 모른다고 함이 바로 안다는 것이다.
( 논어論語 위정爲政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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