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 발견되면 가장 걱정되고 궁금한 것은 '앞으로 내가 몇 년 더 살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암이 재발하거나 전이가 되었다면, 더욱 더 그럴 것이다. 최근에 암으로 시한부 선고가 유행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의사가 말하는 환자의 시한부 선고는 맏을 것이 못된다. 나는 환자에게 '전이가 되어도 암에 대한 자각증상이 없으면 당장 죽지는 않습니다. 바로 죽는 경우는 항암제 치료나 수술을 받을 때 뿐입니다'라고 설명한다. 시한부 선고와 같은 의사의 여명 진단이 맏을 것이 못되는 첫 번째 이유는, 암의 성장속도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두번째 암 병소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성장하려면,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암은 직경이 10센티미터 정도가 되면 사람을 죽게 할 수 있다. 암세포가 2배되는 데는 평균 2개월 이상이다. 세 번째 암이 커지면서 성장속도가 둔화되는 경우가 많다.
여명진단을 어느 정도 정확히 내릴 수 있는 것은 뇌, 폐, 간 등의 중요 장기가 손상되어 기능이 떨어졌을 때이다. 그러나 중요한 장기에 전이가 발견되어도 자각 증상이나 기능이 저하되지 않으면, 생각보다 오래 살 수 있다. 즉 시한부 몇 개월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체력이 암을 당해내지 못해서 운신을 못하거나 더 이상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이다. 병원에 두발로 멀쩡하게 걸어서 왔는 데도 몇 개월 안 남았다고, 시한부 선고를 내리는 의사에게 자신의 목숨을 맡겨서는 안된다. 사람들이 암이라고 하면 '치료하지 않으면 점점 진행되다가 죽음에 이른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암에 대한 사회적 통념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누가 어떻게 확인이라도 하는 것일까? 손 쓸 도리가 없는 전이 암이나 말기 암이라면 몰라도, 조기 암이나 진행 암의 경우는 무조건 치료부터 했다. 암을 방치하고 상태를 지켜보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자르면 암이 날뛴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체내에 메스가 들어가면 정상세포의 경계가 무너진 곳에 숨어 있던 암세포가 끼어들어 쉽게 증식한다. 지금 있는 암을 아무리 크게 잘라도, 그것이 진짜 암이라면 암은 사라지지 않는다. 발견되기 훨씬 전에 이미 여기저기로 전이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항암제는 맹독과 같다. 흔히 항암제가 효과가 있다는 것은 암덩어리를 일시적으로 줄인다는 의미일뿐이다. 그 암덩어리는 반드시 다시 커진다. 1990년 미국의회에 제출된 기술평가국 보고서에 따르면 '항암제, 방사선 등은 병소를 일시적으로 축소시키지만, 이 축소는 의미가 없고 생명 연장 효과가 인정되지 않을 뿐 아니라, 환자의 생활의 질을 악화시킨다'고 한다. 암은 대부분 위암이나 폐암, 유방암처럼 덩어리로 이루어진 고형암으로, 이런 암에는 항암제가 무의미하다. 즉 항암제는 고통스러운 부작용으로 수명을 단축시키는 효과밖에 없다는 말이다. 위암, 식도암, 간암, 자궁암 같은 암은 방치하면, 통증같은 증상으로 고통스러워 하지 않아도 된다. 설령 통증이 있더라도 모르핀으로 조절할 수 있다. 고통속에 몸부림치면서 죽어가는 것은 불필요한 치료 때문인데도 의사들은 새로운 환자나 가족에게 치료는 무서운 것임을 결코 알려주지 않는다.
서양의 경우는 가정의라는 시스템이 있어서 몸에 이상이 있으면 내과, 소아과, 외과는 물론 분만까지 할 수 있도록 훈련받은 가정의에게 먼저 진찰받은 후, 필요하면 전문의를 찾도록 한다. 네덜란드는 가정의와 전문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으며, 약도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 기본방침이다. 약을 처방받지 않으면 불안해 하는 환자가 많은 것도 문제이다. 항생물질이나 항균제를 대량 사용할수록 세균의 내성화가 문제되기 때문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중에 항생물질이나 항균약이 잘 듣지 않는 것을 내성균 또는 세균이 내성화했다고 말한다. 세균이 내t성화 하면 그때까지 효과가 있던 약도 더 이상 듣지 않기 때문에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증상도 악화되고, 생명까지 위험해진다. 슈퍼박테리아는 한 가지 약이 아니라, 여러가지 약에 대해 내성을 갖고 있는 세균이다. 내성균에 쉽게 감염 되는 것은 수술후 환자나 고령자처럼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항생물질을 오랫동안 투여하고 있는 경우이다. 요즘에는 사람뿐만 아니라, 가축이나 애완동물에게도 항생물질이 과다하게 사용된다. 내성균으로 죽지 않기 위해서라도 약에 의존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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