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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한잔 들고가게!

세상이 나를 깔보면?

 

한산과 습득은 당나라 때에 살았다고 전해지는 전설적인 인물들입니다. 이 두 사람은 풍간 선사라고

하는 도인과 함께 국청사에 살고 있었는데, 세상 사람들은 이들을 국청사에 숨어 사는 세 사람의

성자라는 뜻으로 국청삼은(國凊三隱)이라고 불렀답니다

 

한산이 습득에게 물었다.

"세상 사람들이 나를 비방하고, 업신여기고, 욕하고, 비웃고, 깔보고, 천대하고, 미워하고,

속이니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참고, 양보하고, 방치하고, 회피하고, 잘 견디고, 그를 공경하고, 그와 따지지 아니하면, 몇 해

후에는 그들이 그대를 다시 보게 되리.

 

 "그런 것을 비켜낼 비결은 없는가?"

"내가 언제 미륵보살의 게송을 본 일이 있으니 들어보게나."

 

늙은 몸이 누더기 옷 입고, 거친 밥으로 배를 불리며

해진 옷 기워 몸을 가리니, 모든 일에 인연을 따를 뿐

 

어느 사람 나를 꾸짖으면, 나는 ‘좋습니다’ 하고

나를 때리면, 나는 쓰러져 눕고

 

얼굴에 침을 뱉아도 마를 때까지 그냥 두라.

내편에선 애쓸 것 없고, 저편에선 번뇌가 없으리.

 

이러한 바라밀이야말로 신묘한 보물이니

이것을 알기만 하면 도가 차지 못한다 걱정할 것 없어.

 

사람은 약하나 마음은 약하지 않고, 사람은 가난해도 도는 가난치 않아

한결같은 마음으로 행을 닦으면, 언제나 도에 있으리.

 

세상 사람들 영화를 즐기나 나는 보지도 않고

명예와 재물 모두 비었거늘 탐하는 마음 만족을 모르네.

황금이 산처럼 쌓였더라도 무상한 목숨 살 수 없나니

 

자공(子貢)은 말을 잘했고, 주공(周公)은 지혜가 빠르고

제갈공명(諸葛孔明)은 계책이 많고, 번쾌(樊쾌)는 임금을 구했으며

한신(韓信)은 공이 크지만, 검을 받고 죽지 않았나.

 

고금(古今)에 수없는 사람들 지금 얼마나 살아있는가?

저 사람은 영웅인 체, 이 사람은 호남자(好男子)라 하지만

 

귀밑에 흰털이 나게 되면, 해마다 얼굴이 쭈그러지고

해와 달은 북 나들 듯, 세월은 쏜살과 같네.

 

그러다가 병이 들게 되면, 머리를 숙이고 한탄할 뿐

젊었을 적에, 왜 수행하지 않았던가?

 

병 난 뒤에 지난 일 뉘우쳐도 염라대왕은 용서하지 않나니

세 치 되는 목숨 끊어지면, 오는 것은 송장 뿐

 

옳다 그르다 시비도 없고, 집안 일을 걱정도 않고

나니 남이니 분별이 없고, 좋은 사람 노릇도 아니해.

 

꾸짖어도 말이 없고, 물어도 벙어리인 양

때려도 성내지 않고, 밀면 통째로 굴 뿐.

 

남이 웃어도 탓하지 않고, 체면을 차리지도 않으며

아들 딸이 통곡하여도 다시는 보지도 않고

 

명예와 재물 그렇게 탐하더니, 북망산천으로 이웃 삼았네

온 세상 사람들 모두 얼이 빠졌으니

 

그대만이라도 정신 차려서, 보리의 도를 닦아 행하라

씩씩한 대장부 되어, 한 칼로 두 조각 내라.

 

불구덩이에서 뛰어나와 장쾌한 사람 되어 보게

참된 이치를 깨닫게 되면, 해와 달로 이웃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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