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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와 그 적들 (이나미 지음)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찾는 사람들

위험성이 알려져 있는데도 약물남용에 빠지는 이유는 멋있게 보여서, 주변 친구들이 하니까, 호기심으로 사는게 지겨워서 등 다양하다. 대마초나 담배, 감기약 정도는 해롭지 않다고 시작했다가 점점 강한 자극을 찾는 것이 문제다. 일단 신체적 의존이 생기면, 아무리 의지가 강해도 의학적 도움 없이는 그만둘 수 없다. 남들의 평가에 인생이 엇갈리는 연예인들은 능력보다 주위사람들에 의해 자기인생이 결정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통제점이 자기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기력하다. 공연이나 연기 도중 엄청나게 집중해서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연예인들로서는 약이라도 먹고 최대한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을 수도 있다. 조명이 꺼지는 순간의 허무감과 피로가 때론 약물이나 술, 섹스 같은 것으로 도망가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기도 한다. 마약을 장복하면 인체의 다른 장기가 파괴되어 치매, 파킨슨씨병, 심장질환 등 후유증을 앓고 건강을 다시 찾기 힘든 경우도 많다.

 

한국인에게 더 문제되는 중독은 약물보다 도박, 게임, 인터넷 중독이다. 취미생활도 어느 정도는 투자해야 알찬 시간을 보낼수 있는데 그럴 여유가 없다고 한다. 한탕주의, 경쟁, 물질 지상주의에 빠져 취미생활마저 여기에 오염된 도박으로 별절된 것이다. 인터넷중독은 특히 정서적으로 고립 되어 있고, 감정의 교류와 소통이 부족한 사회와 마지막 대화의 장으로 여겨 내려놓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나쁜 중독을 권하는 사회가 치유되려면, 보다 좋은 자극을 적절하게 창출해 내야 한다. 한국에도 1970-1980년대는 매춘에 종사하면서 동생들을 공부시킨 성스러운 매춘부도 있었지만, 21세기 매춘은 욕망의 배출과 물질숭배가 결합된 괴물이다. 비만, 환경 호르몬 등으로 인한 성조숙증, 선정적인 매스콤, 아이들의 학업 스트레스, 도덕 관념 없이 욕망에만 충실한 시대적 특징의 아이들이성에 탐닉 이유로 꼽는다.  그러나 태어나면서 시작되는 아이들의 정서적 갈등과 불안이 그들로 하여금 좀 더 빨리 성을 탐닉하도록 만드는 사회적 맥락도 함께 보아야 한다.

 

자기 일이나 사회생활도 바쁘거니와 산후조리원부터 대학입시까지 정보를 찾는다며, 전화와 모니터를 붙잡고 있다. 외부로부터 사랑의 손길이 없으면, 아이들은 자기 자신을 학대하거나 성의 자극에 탐닉한다. 타인과의 건강한 교류가 부족하니 자기 색정적, 자기 파괴적 행동에 빠지는 것이다. 아이를 안고, 업고 키우는 후진국에 비해 일찍부터 아이를 유모차와 요람에 가두어놓는 선진국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불안하다는 보고도 많다. 껴안아 주고 눈 맞추며, 이야기 하는 부모와 아이들의 상호작용은 그 어떤 비싼 유모차와 스마트폰과 킨들북도 대신해 줄수 없다. 페이스 북과 카카오톡은 사람 사이의 거리를 더 멀게 하면서도  마치 그렇지 않은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어 인간의 정신건강에 필요한 신체접촉을 방해하고, 그 반동으로 성 중독이 되기도 한다좋은 교육은 비싼 교육이라는 생각을 가진 부모밑에서 사랑보다 물질에 둘러싸여 자라, 감성이 메마른 아이들의 성적 탐닉은 부족한 사랑을 채우기 위한 절박한 몸짓이다.  억압과 금기가 거의 사라진 지금 어른들 뿐 아니라, 아이들도 문란한 성으로 복잡하고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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