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의 다양한 종류

군주는 권력의 확고한 토대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국가의 주된 토대는 좋은 법과 좋은 군대입니다. 좋은 군대가 없으면 좋은 법을 가지기란 불가능하고, 좋은 군대가 있는 곳에는 항상 좋은 법이 있습니다. 군주가 자신의 국가를 방어하는 데에 사용하는 힘은 그 자신의 군대이거나, 아니면 용병이거나, 외국의 원군, 또는 이 세가지가 혼합된 혼성군입니다. 용병과 원군은 무익하고 위험합니다. 자신의 영토를 보전하기 위해 용병에 의존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자신의 영토를 결코 안정되고, 또   안전하게 통치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당신은 평화시에는 그들에게 전시에는 당신의 적에게 시달릴 것입니다. 이 모든 이유는 그들이 당신에게 아무런 애착도 느끼지 않으며, 너무나 하찮은 보수 이외에는 당신을 위해서 전쟁에 나가 생명을 걸고 싸울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용병대장들은 매우 유능한 인물이기는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들이 유능한 인물이라도 당신은 그를 신뢰해서 안됩니다. 그 이유는 그는 자신만의 권력을 열망하기 때문에 당신을 공격할수도 있습니다. 용병의 시작은 교회와 몇몇 공화국들이 이탈리아를 지배하게됨으로써, 성직자들과 군무경험이 없는 시민 지배자들은 외부인을 고용하여 전투를 치르기 시작했습니다. 용병대장들은 자신의 명성을 위해 보병을 등한시 하고, 일정한 수입을 유지하고, 명성을 위해 기병을 거느렸습니다. 원군이란 당신이 외부의 강력한 통치자에게 도움을 요청했을때, 당신을 도와주기 위해 파견된 군대입니다. 원군에게 의지하는 자에게는 거의 유해한 결과를 가져다 줍니다. 원군 자체는 효과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그들이 패배하면 당신은 몰락할 것이고, 그들이 승리하면 당신은 그들의 처분에 맡겨지기 때문입니다. 현명한 이런 군대를 이용하는 것을 피하고, 자신의 군대를 양성합니다. 타인의 무기와 갑옷은 당신의 힘을 떨어뜨리거나 몸을 압박하거나, 아니면 움직임을 제약할 뿐입니다.

 

인간이란 신중함이 부족하기 때문에 매력있게 보이는 정책을, 그 속의 독성을 깨닫지 못한 채 시행합니다. 초기단계에 독성을 간파하지 못한 군주는 현명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어떤 군주국이든 자신의 군대를 가지지 못하면 안전할 수 없습니다. 군주국은 위기시에 자신을 방어할 역량이 없기 때문에 전적으로 운명에 의존할 뿐입니다. 군주는 전쟁, 전술 및 훈련을 제외하고는 어떤 일도 목표로 삼거나  관심을 가져서는 안되며, 몰두해서도 안됩니다. 군주가 군무보다 안락한 삶에 몰두하면, 권력을 잃으리라는 것은 명백합니다. 군주가 권력을 잃게 되는 주된 이유는 군무를 게을리한 탓이며, 권력을 얻게 되는 주된 이유는 군무에 능통한 덕분입니다. 무력이 있는 자가 무력이 없는 자에게 기꺼이 복종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습니다. 무력이 없는 군주가 무력이 있는 부하들에게 안전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서로 협력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군무에 정통하지 않은 군주는 자신의 병사들로부터 존경받지 못할 것이며, 신뢰할 수도 없습니다. 군주가 군무에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훈련과 연구가 필요합니다.

 

신체를 단련하고 고난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한편, 동시에 자연지형을 익혀야 합니다. 지적인 훈련을 위해서는 역사서를 읽어야 합다. 특히 위인들의 행적을 추적하는 것이 중요합다. 군주는 항상 이와 같이 행동하며 평화시에도 나태하지 않고,  그러한 활동을 통해서 부지런히 자신의 입지를 강화함으로써, 역경에 처할 때를 대비해야 합니다. 군주는 사물의 실제적인 진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인간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는 너무나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것을 행하지 않고, 마땅히 행해야 할 것을 행해야 한다고 고집하는 군주는 권력을 유지하기보다 잃기 십상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나 선하게 행동할 것을 고집하는 사람이 선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면, 그의 몰락은 불가피 합니다. 따라서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군주는 상황의 필요에 따라서 선하지 않을 수도 있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군주가 좋은 성품을 모두 갖추고 있다면 칭송받을 만한 일이지만, 모든 사람이 이를 기꺼이 인정할 것이지만, 모든 것을 갖추는 것이 가능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인간의 상황이란, 그러한 성품들을 전적으로 발휘하는 미덕의 삶을 영위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신중한 사람이라면 자신의 권력기반을 파괴할 정도의 악덕으로 인하여 악명을 떨치는 것을 피하고, 또 정치적 으로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악덕일지라도 가급적 피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미덕으로 보이는 일을 하는 것이 자신의 파멸을 초래하는 반면, 악덕으로 보이는 다른 일을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자신의 안전을 보호하고, 번영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악덕으로 인해 악명을 떨치는 것도 개의치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