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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니콜로 마키아벨리, 강정인.

관대함과 인색함

관대하다고 여겨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당신이 정말로 관대하다는 평판을 얻을 정도로 관대하게 행동한다면, 당신에게 해가 됩니다. 관대하다는 평판을 얻기위해 사치스럽고, 과시적으로 자원을 소모하게 됩니다. 관대함은 소수의 사람에게 이익을 주지만,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게 됩니다. 군주라면 애당초 인색하다는 평판에 신경쓰지 말아야 합니다. 인민들이 잘사는 것이 우선입니다군주는 시민들의 재산을 빼앗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을 방어할 수 있기 위해서는, 가난하여 경멸 받지 않기 위해서는, 그리고 탐욕적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인색하다는 평판을 듣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야 합니다. 전리품, 약탈품 배상금 등으로 군대를 지탱하는 군주는 타인의 재물을 처분하여 씁니다. 이를 경우 그 씀씀이가 넉넉해야 합니다. 당신에게 해가 되는 경우는 단지 당신의 것을 함부로 주는 경우입니다. 당신은 빈곤해져 경멸을 받거나, 아니면 빈곤을 피하려는 당신의 노력으로 인하여 탐욕적이 되고, 미움을 받게 됩니다. 군주란 모름지기 경멸당하고 미움 받는 일을 경계해야 하는데, 관대함은 이 두 길로 귀결됩니다. 따라서 비난은 받되 미움은 받지않는 것이, 인색하다는 평판을 듣는 것보다 더 현명한 방책입니다.

 

잔인함과 인자함, 그리고 사랑을 느끼는 것과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과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 중 어느 편이 나은가? 군주들이 잔인하지 않고, 인자하다고 생각되기를 더 원해야 합니다그렇지만 부적절한 방법으로 베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너무 자비롭기 때문에 무질서를 방치해서 그 결과 많은 사람이 죽거나 약탈당하게 하는 군주보다, 소수의 몇몇을 시범적으로 처벌함으로써 기강을 바로 잡는 군주가 실제로는 훨씬 더 자비로운 셈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군주는 적절하게 신중하고 자애롭게 행동하며, 의심이 많아 주위 사람들이 어려워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사랑도 느끼게 하고 동시에 두려움도 느끼게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보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란 은혜를 모르고 변덕스러우며 위선적인 데다 기만에 능하며, 위험을 피하려 하고 이익에 눈이 어둡습니다. 당신이 은혜를 베푸는 동안 사람들은 모두 당신에게 온갖 충성을 바칩니다. 그럴 필요가 없을 때, 사람들은 당신을 위해 피를 흘리고, 자신의 생명, 모든 것을 바칠 것처럼 행동합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필요로 할때는 등을 돌립니다. 따라서 전적으로 그들의 약속을 믿고 다른 대책을 소홀히 한 군주는 몰락을 자초합니다.

 

위대하고 고상한 정신을 통하지 않고 물리적 대가를 주고 얻은 우정은 소유될 수 없으며, 정작 필요할 때 사용될 수 없습니다. 인간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자보다 사랑을 베푸는자를 해칠 때에 덜 주저합니다. 사랑이란 일종의 감사의 관계에 의하여 유지하는데, 인간은 약하기 때문에 자신의 이익을 취할 기회가 생기면, 언제나 그 감사의 상호관계를 팽개쳐버리기 때문입니다. 현명한 군주는 자신을 두려운 존재로 만들되, 비록 사랑을 받지는 못하더라도 미움을 받는 일은 피하도록 해야 합니다. 타인의 재산에 손에 대어서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어버이 죽음은 쉽게 잊어도 재산의 상실은 좀처럼 잊지 못합니다. 약탈을 일삼으면 살아가는 군주는, 항상 타인의 재산을 빼앗을 핑계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군주는 자신의 군대를 통솔하고 많은 병력을 지휘할 때, 잔인하다는 평판쯤은 개의치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군대란 그 지도자가 거칠다고 생각되지 않으면, 군대의 단결을 유지하거나 군사작전에 적합하게 만반의 태세를 갖추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과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의 문제로 되돌아가서, 저는 인간이란 자신의 선택여하에 따라서 사랑을 하지만, 군주의 행위 여하에 따라서 군주에게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현명한 군주라면 타인의 선택보다는 자신의 선택에 더 의존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군주는 자신의 능력 범위안에 있는 것에 의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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