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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니콜로 마키아벨리, 강정인.

시민형 군주국

일개 시민이 동료시민들의 도움에 의해 군주가 되는 것을 시민형군주국이라 합니다. 시민형군주의 지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역량만이나 행운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며, 행운을 잘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지위에 오르는 데는 인민의 호의에 의한 방법과 귀족의 호의에 의한 방법이 있습니다. 인민은 귀족에게 지배 당하거나 억압 당하는 것을 원치않고, 귀족은 인민을 억압하고자 합니다. 인민이나 귀족중 어느 일파가 행동할 기회를 장악하는 것을 군주정이라 합니다. 귀족은 인민의 압력을 감당할 수 없을 때 자신들중 한명을 지원하여 지배자로 만든 후, 그의 보호 하에 자신들의 욕망을 충족시키려 합니다. 다른 한편 인민은 귀족에게 대항할 수 없을 때, 자신들중 한 사람을 지원하고 추대하여 지배자로 옹립한후 그의 권위를 통해서 자신을 보호하려 합니다.

 

귀족의 도움으로 군주가 된 사람은 인민의 도움으로 군주가 된 사람보다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힘이 듭니다. 왜냐하면 스스로를 그와 대등하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이 그 주위에 있어서, 그가 원하는 대로 명령을 내리거나, 그를 다룰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인민의 지지를 받아 군주가 된 사람은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데 주위에 반대할 인물이 없거나, 있어도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군주는 타인을 해치지 않고 명예롭게 행동함으로써 귀족을 만족시킬수 없지만, 그렇게 행동함으로써 인민은 만족시킬 수 있는데, 왜냐하면 인민의 목표는 귀족의 목표보다 명예롭기 때문입니다. 귀족은 단지 억압하고자 하는데 반해, 인민은 억압당하는데서 벗어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귀족들은 선견지명이 있고 교활하기 때문에,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항상 앞서 행동하며, 승산있는 자의 비위를 맞추려고 합니다. 그리고 군주는 늘 같은 인민들과 살아야 하지만 늘 같은 귀족들은 없더라도 살 수 있습니다. 귀족들은 당신의 운명에 자신들의 운명을 결부시켜 처신하거나, 아니면 그와 반대로 행동합니다귀족들이 교활하게 야심을 품고 당신에게 충성을 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들이 당신의 이익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더 중시한다는 징표입니다. 그들은 군주가 역경에 처하면 언제라도 군주를 파멸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인민들이란 단지 억압당하지 않는 것만을 원하기 때문에, 이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당신이 그들을 보호함으로써 쉽게 성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군주가 인민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으로 저는 군주가 자신에게 호의적인 인민들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군주의 지위는 자신의 관리로서 봉사하는 시민들의 선의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면, 악화되고 매우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시민은 평소에 관리에게 복종하는데에 익숙해져 있어서, 역경의 시기에는 군주에게 복종할 태세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불확실한 시기에 군주는 자신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항상 부족할 것입니다. 평화의 시기에는 모든 사람이 몰려들며, 누구나 충성을 약속하고 실제로 죽을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군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맹세합니다. 그러나 막상 역경에 처해서 정부가 시민들의 봉사를 필요로 할때, 그런 시민을 찾기는 어렵습니다현명한 군주라면 어떠한 상황에 처하든지 시민들이 정부와 자기를 믿고 따르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며, 그렇게 해야만 시민들은 그에게 항상 충성할 것입니다.

 

군주국의 성격을 구명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즉 군주기 필요시에 자신을 방어할 만큼 충분히 강력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항상 타인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하는가 입니다. 어떤 군주가 자신의 국가를 공격하는 세력에 맞서 야전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군대를 가지고 있거나, 충분한 자금을 가지고 있다면 스스로 자기국가를 방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직접 적과 맞설수 없어서 성벽안으로 피할수 밖에 없다면,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그때는 통치자는 성밖의 영토에는 신경쓰지 말고, 그의 도시에 요새를 튼튼히 쌓고 식량을 충분히 비축해야 한다고 권하는 말고는 별다른 조언을 할 수 없습니다. 인간이란 매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전투를 시작하는 것을 언제나 꺼리기 때문입니다. 질서가 잡힌 견고한 도시를 가지고 있으면서, 인민들에게 미움받지 않는 군주는 어떤 공격에도 안전합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신이 받은 은혜는 물론, 베푼 은혜에 의해서도 유대가 강회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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