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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지는 없다. (샘 해리스 지음,

의도

우리는 뇌가 매순간 처리하는 정보의 아주 작은 부분만을 인식할 뿐이다. 비록 우리는 경험속에서 변화를 줄곧 인지하지만 생각, 분위기, 지각, 행동 등의 속에서 우리는 그 변화를 만드는 신경생리학적 과정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지낸다. 다른 사람들은 당신의 얼굴을 슬쩍 보거나, 목소리를 듣기만 해도 당신의 정신상태나 행동의 동기를 당신 자신보다 훨씬 더 잘 아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홍차보다는 커피를 마시고 싶었고,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었다. 나는 의식적으로 홍차가 아니고 커피를 골랐던가? 그렇지 않다. 그 선택은 내 뇌에서 일어난 사건들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그마저도 내가 조사를 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내가 마음을 바꾸어 커피를 좋아하는 내 안의 내가 미처 눈치 채기 전에 홍차를 선택할 수 있었을까? 그렇다. 그러나 이런 충동 또한 무의식적인 요인의 산물이었을 것이다.

 

생리학자 벤저민 리벳은 '인간이 자신이 움직이기로 결심했다고 느끼기 300밀리 세컨드 전부터 뇌의 운동피질에서 활동이 나타난다'는 것을 뇌파검사를 이용해 보여주었다. 이런 발견은 우리가 우리 행동의 의식적 주인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즉 우리는 자신이 다음에 뭘 할지 알기전, 찰나의 순간에 내키는 대로 행동할 완전한 자유를 갖고 있는 것처럼 우리가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바로 그 시간에 우리의 뇌는 우리가 뭘할지를 이미 결정해 놓았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 우리는 이 결정을 의식하게 되어 우리가 결정을 내리는 과정속에 있다고 믿어버린다. 나는 어떤 생각이나 의도가 떠오를 때까지는 다음에 무엇을 생각하고 의도할지 결정할 수가 없다. '나의 다음 심리상태는 어떻게 될까?' 나는 모른다.

 

심리적 사건이 물리적 사건의 산물이라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뇌는 물리적 체계로서 온전히 자연의 법칙을 따른다. 따라서 뇌의 기능적 상태와 물질적 구조에 생긴 변화가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완전히 지배한다고 믿는 것이 온당하다. 자발적 행동은 그것을 행하려는 감지된 의도를 수반하는데 반해 비자발적 행동은 그렇지 않다. 의도 그 자체가 어디서 나오는지, 또 매순간 그 의도의 성격을 무엇이 결정하는지는 주관적 관점에서 볼 때 완전히 불가사의 하다. 우리가 자유의지가 존재한다고 느끼게 되는 것은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기인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의도 자체가 발생하기전까지 우리는 무엇을 의도하는지 알수가 없다. 이것을 이해하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듯 우리가 사고와 행동의 주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가 실제로 자유의지를 가지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따져보자. 그러려면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결정하는 모든 요인들을 인식해야 하고, 그 요인들에 대해 완전히 통제권을 행사해야 할 것이다. 무엇이 그런 영향력에 영향력을 행사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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