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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지는 없다. (샘 해리스 지음,

내 행동에 대한 통제력

자유의지 개념이 존속하는 이유는 '우리가 우리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자유롭게 만들어낸다'고 우리들 대부분이 생각한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하지만 무의식적인 신경중추의 활동이 우리의 사고와 행위를 결정하며, 그 활동들 자체도 우리가 주관적으로 의식하지 못하는 앞선 원인들에 의해 결정된다.  개별적 주체성의 감각은 우리가 우리자신의 사고와 행동의 의식적 원천이라는 감지된 감각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결혼상대나 읽을 책을 결정할 때 우리는 우리가 통제권을 가지지 않은 사건들에 의해 강요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우리가 당연히 가지고 있다는 자유는 개인과 무관한 배경의 원인을 비껴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강간범이나 살인범이 스스로의 자유의지로 범죄를 저지른다고 말하는 것은 무슨 뜻일까?  이 진술이 뭔가 뜻을 가지려면, 그자들이 달리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그자들 스스로는 아무런 통제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임의적인 영향력 때문이 아니라, 의식적 행위자로서 다른 방식으로 자유롭게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 자신의 뇌를 포함한 우주세계가 그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바로 그 순간 강간이나 살인을 저지르지 않을 자유가 있었다고 말하는 것은, 그자들이 그 충동을 억제할 수 있었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만일 범죄자들이 내린 의식적인 결정에 선행하는 원인이 유년기의 불행한 경험이 관여했다고 한다면, 그자들의 죄는 사라지기 시작한다. 어떤 이가 살인을 저지르고자 한다면, 그리고 바로 이런 욕망 때문에 살인을 저지른다면, 그 행동은 그가 가진 의지의 자유를 입증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의 내면에는 많은 욕망들이 경쟁하며 어떤 욕망들은 당사자 조차 병적인 것들로 받아들인다.

 

이를테면 맡은 일을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아이들과 놀아주고 싶어서 그만 퇴근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건강을 위해 금연하고 싶지만 긴장을 풀기 위해 담배를 한 대 더 피우고 싶은 마음도 있다. 저축을 하려고 애쓰면서도 새로운 차를 사고 싶기도 하다. 이처럼 상반된 욕망들 중 하나가 그 라이벌을 누르기 힘든 상황이 벌어지는데 이때 과연 자유가 존재할까? 그 어떤 내적 갈등도 없이 스스로 원하는 것을 원하는 것에 대체 자유가 어디 있단 말인가?  나는 자신의 욕구를 결정하거나, 무엇이 효과적일지 미리 결정할 수 없다. 나의 정신생활은 단지 우주에 의해 내게 주어진 것일 뿐이다. 나는 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을 할 자유가 있는가? 당연히 아니다. 나는 나의 욕망에 영향을 줄 길이 전혀 없다. 대체 어떤 영향력 행사수단을 써야 한단 말인가? 다른 욕망들은 어떻게 하고 ? 만일 내가 원했다면, 달리 행동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것이 맞는 이야기인가?우리의 뇌가 무의식적이건, 의식적이건, 행하거나 결정하는 것은 모두가 우리가 행하고 결정한 것이다. 우리가 자기자신의 사고와 행동의 주인이라는 것은 환상이 아니다. 우리는 인과관계가 야기한 결과의 목격자로만 그치지 않는다. 우리는 물리적으로 구체화된 개인으로서 설령 의식이 궁극적인 통제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곰곰이 따지고 선택하고 행동한다. 따라서 자기,자신의 행동의 주인이며, 자기 자신이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진실이다. 

 

당신은 지금 이 순간 적혈구와 소화효소를 만들어 내고 있는가?  당연히 신체는 이런 일들을 하고 있지만, 만에 하나 신체가 다르게 움직이기로 결정한다면, 당신은 그런 움직임의 원인이 아니라 희생자가 되고 말 것이다. 내부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바로 당신 자신이기 때문에 당신 자신이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하는 것은, 주체성이라는 감정과 도적적 책임감과 전혀 관계가 없다이 두가지 감정이야말로 자유의지라는 관념을 끈질긴 철학의 문제로 만들어온 것인 데도 말이다. 인체에는 인간의 세포보다 바이러스가 더 많다. 실제로 인체에 있는 세포의 90%가 대장균 같은 세균이다. 이런 유기체들 중 많은 것들이 필수기능을 수행한다. 그렇다면 광의적으로 볼 때 이것들 역시 당신인 것이다. 당신은 이것들과 자기 자신을 동일시 할 수 있는가?  이것들이 잘못 움직일 때 당신은 도덕적으로 책임감을 느끼는가?

 

사람들이 자기 사고와 행동의 주인이라고 느끼거나, 그렇게 간주하지만 이는 환상에 불과하다만약 사람들이 의식적인 선택을 내리기 몇초 전에 두뇌 스캐너를 통해 그 선택을 미리 감지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이내 충격에 휩싸일 것이다. 이로 인해 그들 자신이 자기의 내면 생활을 통제하는 의식적 주체라는 위상이 위헙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는 스스로 원인이 되는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 사건들에 대해 책임감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사람들은 스스로 선택하지 않았고, 자신의 행동에 전혀 통제권을 갖지 않았을때 조차 그 행동을 의식적으로 의도했다고 믿게 될 수도 있다. 주체성에 원인을 부여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일 수 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의도하는 모든 것이, 뇌에서 일어난 사건들에 의해 초래되는데, 정작 그 사건들은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것이고,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이라면, 의식적 주체로서 우리가 어떻게 자유로울 있겠는가?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자기의 사고와 행동의 주인이라고 느끼는데, 이것이야 말로  ‘자유의지’라는 문제를 논쟁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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