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그리고 아름다운 삶

삶이 복잡해지는 이유는 우리가 돈에 대해 그것에 걸맞는 중요성을 부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돈이 삶의 여러 측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해야 한다. 돈이라 함은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 삶의 한 부분을 구성한다. 혈액이 우리 몸에서 잘돌면, 그것은 우리가 건강하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돈이 우리 삶에서 잘 돌아갈 때 우리는 경제적으로 건강해진다. 돈을 어떻게 쓰는지는 우리에게 주어진 에너지를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이다. 

 

적게 소유하는 것에 만족하는 삶은 돈이라는 에너지를 보존하는 최상의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자기의 분수를 넘는 지출을 피하고 돈을 저축하는 것은 실리적인 선택이며, 이러한 선택은 안정감을 준다. 꼭 필요한 돈만 쓰는 것이 안정된 삶을 이루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돈의 노예가 되지 말고 주인이 되자. 금전적으로 남에게 의존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빚의 악순환에 빠지지 말자. 버는 것보다 절대 많이 쓰지 말고, 매달 조금씩이라도 저축하자. 이 모두가 쉬운 것처럼 보여도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가진 돈은 얼마이고 써도 되는 돈은 얼마인지, 언제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자. 그러면 더 많이 절약하고 재정상태를 잘 관리하고, 삶을 심플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수중에 돈이 얼마나 들어오고 나가는지 관심을 두자. 대부분의 돈 문제는 통제하기 힘든 욕구보다는 아무 생각없이 돈을 쓰는 습관에서 비롯된다. 신용카드는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해야 한다. 신용카드를 사용하기 시작하는 순간 지출은 늘어난다. 금융업 역시 일종의 장사이기 때문에, 그 혜택을 이용하려면 비용을 치러야 하는 법이다.

 

그저 휴식을 취하거나 바라보고 있는 편이 쓸데없는 물건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보다 낫다. 우리가 먹고, 입고, 즐기는 각종 유행에 휩쓸려 판단력을 잃은 채 노예로 살아가고 있다. 돈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돈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돈은 아무 생각없이 쓰면 안된다. 돈은 무엇보다도 인생의 톱니바퀴들이 잘돌아가기 위한 윤활제로 사용되어야 한다. 물건을 제자리에 놓고, 방을 정돈하는 것은 곧, 세상을 깨끗이 하는 것을 뜻한다. 깨끗한 공간은 마음에 위안을 준다. 하루하루의 생활을 꾸려가기 위해 몸을 충분히 움직인다면, 신체적이나 정신적인 무기력증에도 걸리지 않는다. 집안일은 삶에 꼭 필요한 요소이다. 쓸고, 딱고, 세탁하고, 요리하는 일은 사람들이 건강을 지키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책임지는 일이다.  여자든 남자든 사람은 자기가 더립힌 것은 스스로 깨끗이 치울줄 알아야 한다. 청소하는 시간을 즐거운 시간으로 만들자. 

 

자고 일어나면 침대시트를 정리하고, 세안 후에는 세면대를 깨끗히 하고, 시리얼 상자뚜껑 같은 것은 꼭 닫아두고, 물건을 쓰고 나면 제자리에 놓자. 이런 행동은 개인적인 작은 보람을 선물한다. 주변에 질서를 부여하면 마음에도 질서가 잘자리 잡는다. 주변을 정리하고 단순하게 만들 때마다, 우리는 자신의 인생에서 무언가를 통제하고 있다는 안정감을 느끼는 수가 있다. 손에 닿는 것은 직접 아름답게 관리하자. 힘든노동이 요구되는 경우라도 직접하자.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을 갖고 싶다면, 행동이 따라야 한다. 일상 생활의 가장 사소한 행동일 지라도 우리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품위있는 일이 될 수 있다. 살림요령의 예로 신선한 채소는 물에 적신 다음 키친 페이퍼로 덮어두고, 주방에는 깨끗한 핸드타올과 행주를 준비해 둔다. 행주는 소독용 세제를 희석한 물에 매일 저녁 담가놓는다. 정전기로 인한 먼지를 줄이려면, 린스를 한방울 떨어뜨린 물로 빤 걸레로 닦아준다. 기름때가 심한 주방 환풍기는 설거지 세제를 푼 물에 담가 두었다가 씻는다. 옷에 붙은 먼지는 테이프 클리너로 제거한다. 서류 파일에는 내용물을 알아볼 수 있게 라벨을 붙여둔다. 벽장문 안쪽에 메모를 붙여놓고, 어떤 물건이 들어있는지 써놓는다.

 

우아하게 살면 삶이 훨씬 풍요롭다. 우아하게 산다는 것은 아침을 먹기 전에 부스스한 머리부터 빗고, 밥상에 앉는 것을 말한다. 밥을 먹는 동안 감미로운 음악을 틀어놓는 것을 말한다. 예쁜 고급식기를 찬장에만 넣어두는 게 아니라, 매일 쓰는 것을 말한다. 대불황이 닥친 1930년대 미국에서는 돈보다 우아한 삶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거의 모든 집이 가난했기 때문에 각 가정을 구별해 주는 것은 더 이상 돈이 아니라, 말하는 방식과 교육, 정신적인 가치, 좋은 물건에 대한 안목이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가진 제일 좋은 것을 일상생활에 사용했고, 식탁에 꽃을 두고 밥을 먹었다. 아름다운 삶을 위해서는 세부적인 부분들이 아주 중요하다. 세부적인 것이 완벽할 때 우리는 안정감을 느끼고, 더 중요한 것에 관심을 가지고 살수 있다. 일상의 작은 부분들에 질서와 깨끗함이자리할 때 삶은 풍요로워진다. 일상 생활의 사소하고, 세세한 부분들을 보다 잘 음미하고, 이로써 세상이 보잘것 없다고 말하는 불완전하고 불충분한 것에서 숨겨진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다. 결핍의 미학을 아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재료는 초월의 진수를 보여준다. 빛을 통과시키는 창호지, 말라서 금이 간 진흙, 녹이 슨 금속, 옹이가 많은 나무, 포근한 느낌이 나는 짚, 이끼로 뒤덮인 바위 등이 그것이다. 또한 나무의 마디, 도자기를 구울 때 생겨나는 무늬, 바위의 침식처럼 우연에 따른 불규칙성을 통해 자연스러운 운치를 보여준다.

 

아름다움이란 집착이 없는 상태, 모든 것에 대해 자유로운 상태를 뜻한다. 물건을 적게 소유하면 마음을 정화 시키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다. 몸짓, 물건, 옷 메무새, 행동방식이 정신과 하나가 되어야 하며, 그 속에 예술이 담겨야 한다. 소박함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깊이 되돌아 보게 하는 삶의 자세이다. 심플하게 살기 위한 기술의 첫번째는 차분하기이다. 지난 1년간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물건은 모두 치우자. 물건을 잘못 산 실수에 매달려 있지 말자. 그 실수는 물건을 치워서 바로 잡으면 된다. 실용성 없는 물건은 모두 버리자. 심플한 삶이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치우는게 아니라, 우리 행복에 도움이 안되는 것을 치우는 것임을 기억하자. 그 다음 정리하기 이다. 물건마다 자리를 정해놓자. 정리할 게 별로 없는 삶을 꾸려가자. 물건때문에 해야 하는 활동의 수를 줄이자. 항상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내가 이것을 왜 가지고 있지? 그리고 원하지 않는 물건을 집에 들이지 말자. 없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던 물건 없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확인해 보자.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것은 없다. 꼭 필요한 욕구와 필요 이상의 욕심을 구분하자. 집에 활력을 불어넣는 변화라면 망설이지 말자. 새로운 물건을 구입할 때는 크기와 부피, 무게가 작은 것을 고르자.

 

아무리 작고 평범한 집이라도 정갈하게 유지한다면, 누구나 시를 쓰고, 꽃 과 화초를 키우고, 우아하고, 세련된 상차림을 낼 수 있다. 감미로운 음악을 듣고, 부드러운 소재의 감촉을 느끼고, 장미꽃의 향기를 음미할 수 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이러한 행동은 우리에게 에너지와 기쁨을 준다.  우리 몸에 공기와 물과 음식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 영혼에는 아름다움이 필요하다. 진정으로 품위있는 생활은 아름답고, 질좋은 물건을 별로 의식하지 않고 당연한 듯이 곁에 두고 사는 것이다. 겉으로는 고급스럽게 보여도 사실은 가짜에 지나지 않는 생활도 있다. 어울리지 않는 물건을 사들이고, 안락함은 생각하지도 않은채 무조건 첨단기술제품만 갖추고, 소화가 안되더라도 비싼 재료로 요리하고, 인파에 시달려 두통약을 집어삼키게 되더라도,  유명 관광지로 휴가를 떠나는 식의 생활이 바로 그것이다. 아름다움은 삶을 살아갈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든다. 아름다움은 평화와 고요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