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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미래 ( 린다 그래튼 지음, 조성

평범한 제너럴리스트와 유연한 전문가( serial master)1

성공적인 일의 미래를 누리냐 마느냐는 가치창조능력의 바탕이 되는 지적자본 축적이 일부 좌우한다. 지적자본을 축적하려면 많은 것을 조금씩 아는 평범한 제너랄리스트에서 여러 영역을 깊이 있게 아는 유연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미래에는 가치있는 능력이 화폐역할을 하게 되므로, 우리는 미래에 중요해질 능력이 무엇인지 파악해, 그 능력을 습득하는 최고의 방법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미래를 형성하게 될 다섯가지 힘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미래에 귀중해 질 능력과 투자할 만한 가치있는 능력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능력을 깊이 개발하고, 더불어 개인적인 발전과 새로운 네트워크를 통해 그런 능력을 조금씩 바꾸거나 변형해 다른 분야의 전문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나는 첫 번째 전환과 관련해 두가지 분야의 능력은 앞으로 20년뒤 부상하게 될 경력, 능력인 유연한 전문능력과 자신과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이 글로벌 인재자원의 일원이 되고, 그 안에서 머무르기 위해 꼭 필요한 투자가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자기 마케팅을 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80년 동안 전통있는 직업이 아닌 한, 전문가의 실력은 평범한 일반기술로 대체되었다. 이른바 비전문가인 일반 관리자가 등장하고, 소수의 전문기술자들이 많은 수의 일반 근로자와 함께 일했다.  한 회사 또는 한 업종에 머물며 대부분의 경력을 쌓은 그들은 이른바 전형적인 기업인이 되었다.  일반 관리자는 회사를 두루 이해 했고 어디서든 회사의 상황을 대변했다. 1920년대 이후로 대기업들은 전통적인 일반 관리자들을 중시하는 태도를 고수했다. 기업들은 유망한 젊은 인재가 최고의 자리까지 빨리 오르도록 해주는 관행을 만들었고, 중책을 맡을 사내후보군으로 구성된 벤치역량을 구축했다. 이들 후보군이 기른 능력과 네트워크는 자신이 일하는 회사에만 한정되어 너무 일반적이라 회사밖에서는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회사가 평생을 보장해 주었다. 오늘날 제너럴리스트들은 전통적인 평생직장 개념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난관에 봉착했다

 

공장이 등장하면서 장인과 비숙련노동자들은 고향을 떠나 도시에 세워진 공장에서 일했다. 이런 식으로 작업방식이 전환된 것은 바퀴와 톱니에 비유할 수 있다. 바퀴는 공장을 운영하는 회사이고 톱니는 생산에 참여하는 근로자다. 작업의 기계화는 제한적이고, 얕은 기술을 습득한 작업공도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작업을 작은 단위로 쪼갰다. 노동자들은 자동 인형이었고, 기업의 수직구조에 필요한 것은 노동시간이었다. 혁신도 창의성도 필요 없었다. 자동차 공장에서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가 일하던 시대, 아침에 공장으로 출근해 동료와 함께 작업라인에서 일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19세기에는 장인이 혼자했다. 그 시대 그들의 일은 단순한 작업이었다. 분업이 등장한 뒤에야 자동차 생산같은 훨씬 복잡한 일을 할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특정분야에 대한 깊은 지식을 쌓는 동시에 네트워크를 형성해 깊은 지식을 쌓은 사람들과 교류해야 한다. 19세기 전문가들 이를테면 변호사나 엔지니어 건축가들은 전문능력을 기르고, 다른 이들로 부터 직업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전문가 단체가 등장해 해당 직종의 진입장벽 규제, 자격조건 관리, 수수료 체계 규정 등 이른바 전문가 규범을 유지하게 된 것도 19세기였다.

 

일반적인 능력은 인터넷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고, 보편적인 기술, 지식을 아우르는 경영능력은 그 범위가 한 회사로 한정돼 있어 쉽게 변하기 어렵다. 미래를 준비하려면 심층적인 지식과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래에 어떤 능력과 지식이 높은 평가를 받을지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하며, 한 분야 이상에서 깊이 있는 능력과 지식을 길러야 한다. 다시 말해 유연한 전문능력이 필요하다. 유연한 전문능력이 탄생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 간혹 어떤 능력이 다른 능력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가치창출이 보다 쉽게 눈에 띄거나, 기술이 진귀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때, 다른 사람이나 기계가 모방하기 어려울 때도 마찬가지다. 먼저 어떤 능력이나 기술이 높은 평가를 받으려면,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눈에 띄야 한다. 이런 이유로 능력과 기술에 대한 가치평가는 달라진다. 기술과 능력, 역량이 어느 순간 높게 부상하더라도 시간이 흘러 낮아지거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 자체가 달라지면 쇠락하게된다. 실제로 드물거나 드물다고 여겨지는 능력과 기술은 높은 가치를 지니게 된다. 똑같은 기술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 많고인재도 자원도 넓다면, 그런 능력은 프레미엄이 붙지 않는다. 공급 추이는 인구통계 요소와 관련이 있다. 어떤 산업부문에서는 앞으로 20년뒤 은퇴하는 숙련기술자가 새로 합류하는 기술자보다 많다. 항공우주산업에서도 이런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보잉사는 숙련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조업체 보잉은 2015년이 되면 숙련자의 40%가 퇴직자가 된다. 이는 높은 지식과 기술을 갖춘 6만명의 작업자가 공장을 떠난다는 말이다.

 

2025년에는 어떤 기술과 능력이 공급부족을 빚을지 예측하는 것이야말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기술이나 능력이 그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기계든 사람이든 모방이 어려워야 한다. 누구나 쉽게 모방하고 숙련기술을 쌓을 수 있다면, 일은 최저임금의 모방자에게로 옮겨간다. 물론 사람의 기술이나 능력만 모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계의 모방은 19세기중반에 시작 되었다. 방직기계가 들어오면서 숙련방직공 수천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결국 다른 사람들과 기계가 모방하기 어려운 기술, 재능을 찾아내고 키우는 것이 리의 과제다. 미래에는 생명과학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은 높은 보상을 받을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변호사의 평균 수입은 노동의 가치를 웃돌지는 않을 것이다. 가장 높이 인정받을 경력은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풀뿌리 권익대변 운동, 사회적 기업 그리고 소기업가로서의 경력이다.

 

셸의 2050년 시나리오중 블루프린트 시나리오에서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지역, 국가, 세계적인 차원에서 활동하는 풀뿌리 운동가들의 역할이다. 수많은 사회운동이 세계적으로 연계되고, 증폭돼 국제적 논의를 이끌어내는  것을 넘어 문제를 해결하게 될 때 변화가 발생한다. 앞선 실험과 혁신적 해법 제시 그리고 입증된 관행을 남보다 빨리 채택하는 사람들도 바로 풀뿌리 운동가다.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전세계 사람들의 힘을 모으는 일이 여기에 해당한다. 후진국 지역사람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일, 도시주위 시골마을이 쇠락하는 모습을 단편영화로 제작하는 일 등이다. 개발도상국 아이들의 교육에서부터 전염병 박멸, 영세기업 지원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 어느 분야에서는 이런 풀뿌리 운동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