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생이 왜 짧은가? (세네카, 천병희

(10)
사는 법을 배우는 일 분주한 자는 웅변이든 예술이든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어요. 산만한 정신은 아무것도 깊숙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모든 것을 마치 억지로 집어넣은 양 도로 토해내기 때문이지요. 분주한 자들이야 말로 사는 것에 가장 관심이 적지요. 사는 것처럼 배우기 어려운 일도 없지요. 사는 것을 배우는 데에는 평생이 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죽는 것을 배우는 데도 평생이 걸린다는 것이오. 자신의 인생을 사람들에게 많이 빼앗긴 자에게는 주어진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겠지요. 큰 성공에 무겁게 짓눌린 자들 대부분은 정말 못살겠다고 가끔 외치는 것을 들을 수 있을 것이오. 그야 못 살 수밖에 없지요. 자신을 위해 그대를 부르는 자들은 그대에게서 그대를 앗아가는 데 어찌살 수 있겠어요? 저 피의자들은 얼마나 많은 날들을 그대에게..
준비하다 떠나는 인생 많은 사람이 자연은 인색하다고 불평하오. 타고난 수명이 짧은 데다 우리에게 주어진 기간마저 너무나 빨리, 너무나 신속하게 지나가므로 극소수를 제외한 사람들은 인생을 준비하다가 떠나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우리가 수명이 짧은 것이 아니라,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지요. 인생이 방탕과 무관심 속에서 흘러가버리면, 좋지 못한 일에 인생을 다 소모하고 나면, 그때는 마침내죽음이라는 마지막 강요에 못이겨 인생이 가는 줄도 모르게 지나가버렸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는 것이오. 어떤 사람은 끝없는 탐욕에 사로잡혀 있고, 어떤 사람들은 쓸데없는 일에 줄곧 매달리지요. 어떤 사람은 항상 남의 판단에 매달리게 마련인 명예욕에 지쳐있고, 어떤 사람은 사업에 대한 맹목적인 욕망에 쫓겨 이익을 쫓아 쏘다니지요. 어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