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주의와 의식-2

두뇌는 언제든지 각종 신호를 받고 발생시킨다. 즉 연주자들이 임의로 악기를 조율하는 것처럼, 신호들은 지속되지만 제각각이다. 그러나 지휘자가 연단에 서서 지휘를 시작하면 연주자들은 갑자기 집중한다. 지휘자가 시작을 알리면 그들은 멋진 조화를 이루며 음악을 연주한다. 연주자들이 서로 어울려 의식을 만들어 낸 것이다. 연극에서 여러 인물들에게 강한 조명을 비추는 조명기사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심의 초점을 쉽게 바꿀수 있다.  간단히 말해 무언가로 시선을 돌려 그것을 의식할 수 있다.  범위 밖에 있는 물체들은 뚜렷한 특징을 잃고, 우리의 의식에서 멀어진다. 매순간 계속 주의를 기울이고 주위 환경을 의식할지 여부는 작업기억에 달려있다. 작업기억은 주의를 유지한다. 작업기억은 전전두엽의 집행기능의 중요한 일부다. 작업기억을 다루는 시스템은 전두엽에 위치해 있는데 운동과 처리에 관련된 영역 바로 앞이다. 그것은 자료, 동기, 착상을 잠시 머릿속에 담아둔다. 그리고 장기기억 시스템에 의지해 해마와 피질의 다른 부분들에서 정보를 부호화해 사용한다.  작업기업은 한번에 몇 초 동안 소량의 정보만을 갖는다. 예컨대 전화번호부의 번호를 전화걸 때까지 기억하는 능력이다. 하지만 장기기억의 정보는 더 오래 기억된다. 우리는 작업기억을 이용해 눈앞에 발생한 사건들을 개념화 한 뒤 장기기억을 이용해 현재를 살아가고, 미래에 대한 계획을 짠다.

 

마취상태는 무의식상태가 아니라, 조정된 두뇌상태라고 해야 한다. 우리는 매일 두가지 두뇌 상태를 경험한다. 깨어있는 상태와 수면상태가 그것이다. 때때로 술에 취했다가 맨정신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주의. 기억. 의식은 서로 협력해서 다른 상태를 만든다. 깨어있거나, 잠들어 있을 때나 피질에는 잡음이 지속된다. 심지어 당장 특정임무를 요구 받지 않아도 뉴런들은 계속 상호작용한다. 두뇌 지휘자에 어울리는 후보자는 시상 안에 깊숙히 자리한 수질판내핵이다. 수질판내핵은 두뇌의 여러 영역에서 긴 축색돌기를 받고, 그 영역으로 축색돌기를 뻗기도 하면서 정보를 받고 그에 답한다.  수질판내핵과 두뇌의 다른 영역을 오가는 정보들은 40Hz로 진동하는 전기활동의 규칙적인 고리를 만들면서 스스로 조절한다. 잠을 자면서 꿈을 꾸지 않으면 수질판 내핵은 휴지 상태가 된다. 하지만 꿈을 꾸는 REM상태를 시작하자 40Hz 진동이 다시 시작됐다, 꿈을 꾸는 동안 피질은 내부에서 순수하게 자신을 활성화시킨다.

 

무수한 입력정보들은 악기를 조율하는 관현악단 연주자들의 소리다. 그것은 지휘자가 박자를 맞추기 전까지의 잡음에 불과하다. 지휘자가 두뇌의 신경네트워크를 동시에 작동시킬 때 우리에게 의식이 존재한다. 주의를 집중조명에 비유하고 의식을 관현악단에 비유하면, 우리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정도는 다르지만, 우리는 집중조명의 외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알아차리고 그에 대해 생각한다. 주변영역은 집중조명 아래 있는 것과 현재의 목표 및 관심 사이의 관계를 평가하는 곳이다. 무의식적인 능력이 주변영역에서 발생하는 일을 인식하게 해주는 듯하다. 중증 간질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 뇌량을 제거하기도 하는데, 뇌량은 반구 사이의 흐름을 나르는 신경더미다. 좌반구는 신체의 오른쪽을 관장하고, 우반구는 신체의 왼쪽을 관장한다. 뇌량을 제거하면 들어오는 감각 정보는 둘 사이의 다리를 잃게 된다. 따라서 신체의 어느 쪽도 다른 쪽을 경험하는걸 알지 못한다.

 

의식이란 주의를 기울여 기억을 작동시키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뭔가를 의식하려면 먼저 주목한 뒤, 계속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마음은 의식 시스템이 장기기억과 연결될 때 나타난다. 작업기억의 자료들을 과거 사건의 장기기억 및 미래상황과 비교할 때 생각이 시작되고, 마음이 존재하게 된다. 우리는 항상 사물을 지각하지만, 지각한 것들을 경험의 내재적 범주들과 연관지을 때 비로소 의식적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극을 장기기억에 저장 해둔 세상과 비교해서 판단한다. 이처럼 범주를 구분하거나 판단하는 행위가 지각을 의식하게 만든다. 신생아도 나름대로 자신만의 세계관을 창조한다. 그리고 평생에 걸쳐 끊임없이 그 세계관을 보강하고 때때로 바꾼다. 의식의 진화를 이끄는 가치의 발달은 두 사람이 같은 환경을 어떤 식으로 다르게 보는지 설명해준다. 즉, 한 시민은 식당에서 범죄 조직의 두목이 총 맞아 죽는 것을 보고 끔찍했지만, 저격수는 조직의 생존에 필요한 행위를 했을 뿐이다.

 

인간은 색깔과 움직임을 감지하는 기본능력을 지니고 태어났지만, 물체에 대한 지각은 적극 창조 되어야 한다. 가치, 명칭, 의미에 맞게 물체를 확인하는 능력은 타고난 것이 아니다. 창조된 많은 지도들은 소뇌, 기저핵, 해마에 의해 기록된다. 이 세 영역은 두뇌 모든 곳의 지도를 추적해 출력을 명령한다. 각각의 감각요소로 부터 전체적인 개념을 도출하는 능력은, 입체파 예술가가 조각난 이미지에 의존해 작품을 구성하는 것과 비슷하다. 더욱 의식적이 된다는 것은 사회적 동물로서의 능력이 늘어난다는 의미이다. 그것은 결정과 의식과 교류에 더욱 전념하게 도와준다. 따라서 우리의 위치가 어디인지, 다른 사람의 위치는 어디인지, 서로 무엇을 하는지와 같은 타인의 관련성을 더욱 잘 의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