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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1.4Kg의 사용법 (존 레이티 지음,김소희옮김

3장 주의와 의식-1

우리의 두뇌는 항상 들어오는 지각의 흐름에 신경을 쓰고 있는 대기상태라고 한다. 그러다 서건이 발생하면 두뇌는 사건에 주의를 기울이고 주목한다. 주의와 의식은 상호연결되어 있다. 주의와 의식은 세상에 대한 상호 이해를 만드는 기반이다. 지난 한세기 동안 두뇌를 단순한 반사기관으로 보았다. 이러한 관점에서의 두뇌는 정보의 입력과 출력기계로만 생각했다.  그 이후 학자들이 뉴런이 조용히 앉아서 자극이 들어와 일깨워 주기만을 기다리는 건 아니라고 했다. 항상 활동하고 자극에 반응할지 여부와 반응방식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뉴런들이 항상 의사소통 하고 주변에서 활동하며, 인간의 신체적 시스템은 항상 준비된 상태다. 일부 뉴런들은 자극에 반응하고, 다른 뉴런들은 하던 업무를 계속하도록 지시한다. 이러한 활동 자체가 의식이다. 만약 두뇌가 단순히 반사적이라면 미래의 행동을 계획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의 두뇌는 강력한 예측기계다. 세상에 대한 정교한 정신적 지도를 만들어 시공간적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신뢰성이 높다. 

 

시간이 흐르고 신체가 움직임에 따라 의식을 가진 두뇌는, 혹은 마음은 새로운 정보를 첨가하고 갱신하고, 지도를 재수정하면서 세상을 경험한다. 동물들은 움직이고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기 위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에 근육을 조화시켜야 한다. 두뇌는 과거경험과 기억을 통해 지도를 그린다. 자극에 대한 반응, 뉴런들 사이에서 진행되는 대화, 세상에 대한 예측 가능한 지도가 함께 작동해서 의식을 만든다. 하지만 뭔가를 의식하기 전에 우선 그것에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 주의는 들어오는 자극에 집중하는 것 이상이다. 다양한 지각들을 거르고 균형을 잡고, 정서적 중요성을 부여하는 일까지 수많은 과정에 관여한다.

 

당신이 칵테일파티에 갔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은 그 환경의 수많은 특징들을 동시에 받아들인다. 친구 이야기를 들으면서 술을 한모금 마시거나. 동료가 새로운 상대와 춤추는 모습을 바라본다. 당신의 두뇌는 환경의 사소한 조각들을 걸러내는 여과장치를 통해 많은 자극을 처리한다. 이제 당신에게는 크고 중요한 조각만 남는다. 친구가 재미있는 일화를 들려줄 때, 당신은 친구 얼굴과 말에 집중한다. 반면에 방 안의 다른 수많은 목소리나 시각적 이미지들은 그다지 들어오지 않는다. 이러한 자극을 받아들이는 강도는 당신의 흥미, 주의, 걱정에 의해 결정된다. 만약 당신이 싸움이 일어날 것을 감지했다고 가정해보자. 도전, 도주 반응을 통제하는 변연계는 상황이 해결될 때까지 주의 시스템으로 하여금 그 대상을 지켜보게 만든다. 만약 싸울 것 같은 상황에서 사람들이 서로 웃는다면 주의 시스템은 그 상황을 무시하고, 다른 측면에 집중한다. 두뇌는 언제 무언가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을 멈추어야 할지 결정한다. 만약 자극이 충분치 않다면 두뇌는 신체에서 오는 지각뿐만 아니라, 기억과 생각 등 내부에서 오는 자극을 받아들인다. 한마디로 '주의'는 복잡한 시스템이다.

 

뇌간의 상황감시의 저차원 단계에서 경계심을 유지하는데, 이것이 바로 일반적인 각성이다. 다음 단계에서 두뇌의 운동중추는 몸을 재적응하게 만든다. 따라서 우리는 음식을 감지했거나 새로운 적이 나타났을 때 즉각 감각을 재조정 할 수 있다. 그 뒤에 변연계가 새로운 탐지와 보상을 담당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피질의 전두엽은 행동과 반응을 요구하고, 장/단기적 목표와 주의를 통합한다. 각성은 경계심을 높이는 능력이다. 생존에 관한 두 번째 요소는 신체의 감각기관이 정체불명의 새로운 물체쪽으로 향하는 순응운동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정보를 짧은 시간내 처리할 수 있다. 가령 귀를 파거나, 머리를 돌리거나, 다가오는 맹견에 주의를 기울이거나, 맛있는 소스 냄새를 맡기 위해 몸을 기울이기 전에 우리의 두뇌는 미리 생각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각성하고 지시를 받으면 중뇌, 변연계 통로가 관장하는 새로운 것의 탐지와 보상 시스템이 발동된다. 새로운 것의 탐지와 보상추구는 관심을 어디에 집중할지 지시하는 주요한 원동력이다. 보상시스템은 쾌락감각을 만들어내고 자극에 정서적 가치를 배정한다. 기억하기 위해 표시해두는 것이다. 만약 나중에 같은 자극이 나타나면 본능적인 정서의 기억은 기쁨에서 역겨움에 이르는 반응을 제공한다.

 

측좌핵은 보상시스템의 핵심이다. 전뇌에 위치한 이 작은 세포군은 편도체와 변연계의 다른 부분과 연결되어 있다. 이곳은 쾌락중추로 알려져 있는데, 두뇌에서 도파민이 가장 많이 저장되어 있는 이곳은, 세로토닌과 엔도르핀 같은 쾌락적 신경전달물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 화학물질들은 만족감을 느끼게 하거나 동기를 부여하는 핵심요인이다. 니코틴, 알코올 같은 중독성 물질은 측좌핵을 혼란시킨다.  중독자가 약물 복용을 제어하지 못하고 강박충동 장애자가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는 것은 욕구제어 불능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새로운 것의 탐지와 보상시스템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자극의 크기와 무관하게 매번 새로운 술이나 상황을 새롭고 흥분된 것으로 느낀다. 이 때문에 강박충동 장애자는 그냥 받아들여도 될 새로운 사건을 즉각 수정하고, 검사해야 하는 위험으로 간주한다.

 

주의의 네 번째 시스템인 집행조직은 우리의 행동을 요구하고 주의를 단기 또는 장기 목표와 결합한다. 이러한 집행기능의 최고 지시자는 전두엽인데 부적절한 자극을 차단해 주의를 계속 유지하는 핵심역할을 한다. 전두엽이 집행기능의 최고 경영자라면 전측 대상회는 비서실장이다. 전측대상회는 어떤 감각정보가 전두엽으로 들어갈지,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지를 결정한다.  또 정보 가운데 심사숙고 할 것과 버려야 할 순위를 매기고, 그에 맞추어 전두엽의 자원을 할당한다. 주의 시스템을 지원하는 흥분, 정서, 동기부여의 복잡한 시스템은 전측 대상회를 통해 조율된다. 전측 대상회가 받는 정서신호들은 편도체에서 들어온다, 변연계의 핵심인 편도체는 신호에 정서적 중요도를 배정함으로써 주의에 영향을 미친다. 사건을 예측함으로써 편도체가 붙인 정서 꼬리표는 계속해서 판단하고 세상에 반응하게 해준다. 이는 주로 기억을 참고로 일어난다. 편도체 자극이 위험한 것으로 판단되면 주의 시스템에 각성을 일으키라는 충동을 더한다.

 

도파민은 편도체에 풍부하다.  편도체와 가깝게 연결된 선조체는 둘다 즐거운 보상이나, 고통스런 처벌에 대한 반응으로 도파민을 분비한다. 하지만 그 경험을 고통으로 등록할지 아니면 즐거움으로 등록할지는 고통이나 즐거움의 강도에 의해 결정된다.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사건을 긍정적, 부정적 정서와 연관시키는 법을 배운다. 주의 시스템은 두뇌의 모든 부분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을 이용한다.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도 중요하지만, 도파민에 가장 많이 의존한다. 도파민은 뉴런 사이의 장기적인 화학적 정보전달을 강화하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가능케한다. 지식의 오래된 요소인 기억들의 연결을 형성해 새로운 개념을 형성하는 능력을 만든다. 즉 새로운 물체가 이전 환경에서 만났던 것과는 다른 것임을 알아차리게 한다. 

 

도파민은 쾌락의 보상감각과 장기기억 사이를 연결한다. 또한 이러한 학습 신경전달물질은 동기부여적인 보상과 운동시스템을 연결한다. 작업기억은 일상생활에서 매순간 주의를 계속 유지하게 해주는데, 작업기억의 문제는 도파민의 부족과 깊은 관계가 있다. 도파민은 주의와 보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게다가 니코틴, 코카인, 초코렛, 대마초, 탄수화물, 알코올 등의 물질은 결핍영역에서 도파민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물질을 흡수하는 것은 도파민의 차이를 보상하려는 행동이다. 위험한 행동에 몰두하거나 도전적인 상황에 처해도 도파민은 크게 증가한다. 가령 암벽등반이나 낯선 숲속에서 빠른 속도로 산악용 오토바이를 타는 위험에 노출 되면, 주의 시스템은 계속 도파민을 분비하여 오랫동안 경계태세를 갖춘다. 두뇌의 보상시스템의 신경전달물질은 원칙적으로 도파민이지만 세로토닌과 엔도르핀도 있다. 보상결핍증후군은 주의력 결핍과잉 행동장애(ADHD), 알콜의존증, 흡연, 투렛증후군도 있다. 주의력 결핍은 한두 영역 잘못이 아니라, 전체 시스템이 잘못 제어된 탓이다. 보상결핍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약물중독이나 중독성 모험을 포함해 도파민을 부추기는 활동의 유혹에 더 취약하다. 약물과 아찔함을 추구하는 활동은 해마와 측좌핵에서 도파민의 과도한 분비를 유발해 중독적인 쾌락효과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