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 트레킹. 금학산 근처에 고석정이 있고 한탄강이 흐른다. 겨울이면 얼어붙은 한탄강을 걷는 트레킹이 인기가 많다. 많은 캠핑족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나는 낙동강 줄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겨울이 되면 낙동강 줄기를 썰매를 타고 누비고 다녔다. 겨울내내 손발은 동상이 걸려 얼어터지기 직전이었다. 그 이후 그런 것을 경험한 적이 없다. 두꺼운 얼음장 사이로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물 위에 부서지는 햇살이 눈부시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에 귀기울이며, 한참 동안 발걸음을 멈춘다. 한탄강을 따라 걷는 그 순간의 기분을 뭐라 표현할 수 없다.
고석정은 애국가의 한 장면에 등장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한때 영화를 보기 전에 모두 일어나서 애국가를 들어야 하던시절이 있었다. 애국가속의 대한민국은 화려한 금수강산이었다. 애국가와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상징이고, 대한민국은 정말 아름다운 우리나라다.
군사 독재시절 애국가와 태극기는 그들의 통치수단이었고, 그들의 전유물이었던 시절이었다. 그런 대한민국을 떠나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는 한동안 착각했다. 이 아름다운 금수강산이, 태극기가, 애국가가 우리들의 것이 아닌 저들의 것인줄. 한탄강 절벽의 주상절리가 정말 절경이다.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황지우
영화映畵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群)을 이루며
갈대숲을 이륙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열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우리도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
깔쭉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세상 떼어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 하세로
각각 자리에 앉는다
주저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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