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역사를 공부하는가?

나는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왜 성경에 유대인의 역사'를포함시켰고, 그 역사를 그리 중요시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구약에 대해 자세히는 알지 못하지만 성경을 읽으면서 나는 이렇게 이해한다.

 

유태인들은 수천년 동안 어느 민족보다 힘든 시련을 겪었다. 그들은 자신의 역사를 할 수 있는 한, 좋은 역사든

나쁜 역사든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세밀하게 분석하였다.  왜 그런 시련을 겪었는지, 어떻게 대처하고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를 기록했다.  삶이 힘든 상황에서도 항상 그 역사의 기록인 성경을 가지고 다니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기억했다. 그런 사실을 잊고 교만하고 방탕할 때나, 고난을 겪을 때 선지자들이 나타

나서 그 역사를 기억하게 했다.

 

역사는 정말 중요하다.  그 나라 국민이라면,  적어도 자기 나라 역사에 대해서는 세밀한 부분까지 구체적으로

궁금해 해야 하고, 알아야 하고, 분석하고 반성하여 우리 민족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기억해야 한다. 지난

역사를 분석하고 비판하는 것은 시시비비를 가려 누구를 비난하고, 잘못을 벌하기 위함이 아니며 더 이상 그런

사련을 겪지 않기 위함이다.

 

90년대 초, 직장생활을 할 때 루마니아로 출장을 간 적이 있다. 저녁에 정부 우정국 관리들과 만찬모임이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이어졌다. 그들은 자신의 역사를 우리에게 알려주려 애썼고, 그들의 음악과 신화 등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 했다.  우리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그냥 듣기만 했다.  우리 역사에 대해서도 무엇인가 이야기

해주고 싶었지만, 언어문제 때문이 아니라 우리 역사에 대해 이야기 할게 없었다.  오로지  기억나는 것은 태,

정,태,세,문,단,세... 였다.

 

우리 민족이, 이 나라 역사가 잘났건 못났건, 자랑스럽건 수치스럽건, 우리 역사의 모든 것을 찾아 기록하여야

하고, 이 나라 국민이라면 분석하여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우리 역사는 비어있는 시공간이 너무

많다. 지금 사라지고 없는 우리 역사의 시공간들을, 사라진 역사를 탐구하고 추정하여 찾아야 한다. 이는 그로

인해 분열되어 편을 가르고, 특정 집단을 보호하고, 누구를 비난하기 위함이 아닌 하나가 되기 위함이며,

우리가 지금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기 위함이다.  

 

우리 민족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엇을 잘 했고 무엇을 잘못 했는지, 왜 그렇게 살아왔는지,  지금 우리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고 가르쳐야 하는지,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를

항상 토의토론하여 성찰하고,  우리 역사를 기억하는 삶이 일상이 되어야 한다.  우리 역사에서 얻는 가르침을

우리나라가 가야 할 좌표로 삼아 나아가야 한다. 

 

유대인들은 그들의 고난의 역사를 어느 순간에도 결코 잊지 않으려 애썼고,  그 조상들의 경험들을, 가르침을,

로고스를 종교로 승화시켜 그들이 지향해야 하는 방향으로 삼고,  언제 어디서나 누구를 만나든  시간만 나면,

어떤 상황에 대해 토론하고 논쟁한다.  누구를 미워하고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닌 잊지 않기 위함이며,  배우기

위해서 토론한다.  유태인들이 모여사는 곳에는 어디든 그들의 역사, 그때 그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때 그렇게 대처한 것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등을 토의토론하는 ‘예시바’라는 그들의 도서관이 세워진다고

한다. 이것이 유태인들을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민족으로 만들었다.

 

우리는 우리 역사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우리는 왜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고, 왜 우리는 남북한이 아직도

갈라져 있는가?  왜 그렇게 비참한 6.25 동족상쟁이 겪어야 했는가?  일본은 왜 그렇게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가? 우리는 이러한 것을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가? 우리는 우리역사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 대한민국 헌법 제1조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

과연 나는 이 나라 주권을 가진 국민으로서의 자격이 있는가?  나는 과연 이 나라를 지켜낼 국민으로서의

자격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