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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고 유쾌한 과학 이야기( 브뤼

힘과 일, 운동량

역학에서 말하는 힘은 여러 물체들 사이의 상호작용이다. 어떤 물체가 다른 물체에 힘을 행사하면 작용을 미치게 되며, 이때 작용은 다른 물체를 변형하거나, 끌어당기거나, 밀어내는 등의 결과로 나타난다. 전통적으로 힘은 크기와 방향을 동시에 가지는 물리량 벡터로 표현된다. 뉴턴은 ‘프린키피아’에서 벡터의 기본 계산법을 제시했는데 여기서 벡터는 작용점, 축의 방향, 진행 방향, 크기라는 네가지 특성으로 정의 된다. 역학의 이론적 모형을 이용하면,  현실적으로 매우 복잡한 상호작용도 비교적 간단한 수학적 도구로 기술 할 수 있다. 그런데 변형되지 않는 딱딱한 물체의 역학과 말랑말랑한 물체의 역학사이에는 물론 큰 차이가 존재한다. 유체(액체와 기체)의 역학도 따로 존재하는 데 유체는 종류에 따라 각기 자체적인 성질과 규칙을 가지며 전체적으로는 뉴턴의 법칙을 따른다.  간혹 물체는 힘을 받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제약이 물체가 움직이는 것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회전문은 앞으로 가지만,  그 중심축이 문 전체가 앞으로 가는 것을 막고 있기 때문에  문에 힘이 가해지는 순간 문에서 움직일 수 있는 부분만 앞으로 가게 된다.  앞으로 가는 운동이 회전운동으로 변환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변환,  즉 물체가 평행으로 이동하는 병진운동이 회전운동으로 바뀌는 변환에는 짝힘과 모멘트라는 개념이 관계되어 있다. 짝힘은 그 명칭에서 드러나듯이 한 쌍의 힘으로, 한 물체에 작용 하는 크기는 같고 방향은 반대인 두 힘을 가리킨다어느 한점에 대한 힘의 모멘트 (힘의 모멘트는 언제나 한 점을 기준으로 발생한다.) 는  그 힘이 어떤 물체를 그 점을 중심으로 회전시킬수 있는 능력을 나타낸다. 문의 회전축을 기준으로 작용되는 모멘트는 힘이 그 축에서 멀리 떨어져 작용 할수록 더욱 커진다.

 

역학에서 일이란 어떤 힘이 물체를 움직이는 동안 가해진 에너지를 말한다. 힘이 물체의 이동과 같은 방향으로 작용하면 양의 일이라고 하고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면 음의 일이라고 한다. 그리고 힘이 물체의 이동과 같은 방향으로도 반대방향으로도 작용하지 않는 경우에 일은 0이 된다.  나무공에 금속공을 던져 상대보다 가까이 던지는 것으로 점수를 겨루는 경기인 페탕크 놀이가 있다. 여러분이 그 공을 던지고 그 공이 다른 공에 부딪쳤을 때, 던져진 첫번째 공은 움직임을 멈추는 반면 원래 서 있던 두 번째 공은 첫 번째 공의 움직임을 이어받은 것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

 

첫 번째 공이 두 번째 공에 무언가를 전달해준 것처럼 말이다.  그 무언가는 첫 번째 공의 속도와 질량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 무언가가 바로 운동량이다. 운동량은 물체의 질량과 그 속도의 곱에 정확히 대응된다. 대부분의 경우 운동량은 물체가 충돌할 때 발생하는 충격량의 개념과 혼돈된다. 역학에서 충돌은 두 물체 사이의 직접적인 충돌을 말하며 몇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탄성충돌, 부분탄성 충돌이라고도 불리는 비탄성충돌,  전혀 탄성적이지 않은 충돌을 고상하게 일컫는 완전 비탄성충돌이 그것이다. 탄성충돌은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탄성충돌은 두 물체가 충돌했을 때 모든 운동량이 조금의 손실도 없이 물체들 사이에서 전달되고, 충돌에 따른 에너지 손실도 전혀 없는 경우를 말한다. 어떤 충돌이 완전탄성충돌이 되려면 충돌하는 물체들을 하나의 고립계로 불 수 있어야 한다. 고립계 에서는 운동량이 그대로 보존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충돌이 일어날 때에는 충돌 자체에 의해 열이 발생하고, 이 열은 물체들이 충돌전에 가지고 있던 운동에너지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두 물체가 움직이면서 서로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정면 탄성충돌을 일으킬 경우, 두 물체는 충돌전의 속도를 서로 교환한다. 충돌 후에는 다른 물체가 충돌 전에 가지고 있던 속도로 움직인다는 뜻인데,  이는 두 물체가 같은 질량을 가지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가령 자동차 두 대가 서로 부딪히면 충돌에너지의 일부는 열로 소산되고 일부는 소리로 소산되며, 또 일부는 자체를 변형시키기는 데에 쓰인다.  그리고 나머지 에너지가 운동 에너지로 변환되어, 자동차들을 각각의 질량과 속도, 충돌 각도 및 세기에 따라 많게든 적게든 이동시킨다. 두 물체는 충돌후에 서로 달라붙은 상태로 남게 되는데 그래서 연성충돌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린다. 고립계 에서는 완전비탄성 충돌시에 운동량이 모두 그대로 보존되지만, 소산(흩어져 사라짐)될 수 있는 에너지는 모두 소산된다. ( 열, 소리, 변형) 자동차 두 대 사이에 정면 충돌이 일어나면 충돌후에 차들이 서로 붙어 있을 때가 많은 데 이런 경우가 완전 비탄성 충돌에 해당한다.  태양계가 평편한 형태를 가지게 된 이유가 각 운동량 보존 법칙 때문이다. 각운동량角運動量은 물리학적으로나 수학적으로나 아주 유용한 도구이다. 어떤 물체가 직선으로 이동하면 운동량이 발생한다.  그런데 물체가 힘의 모멘트를 발생시키면, 짝힘을 받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한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면, 이번에는 각운동량이 발생한다각운동량은 회전하는 물체의 운동량을 뜻한다. 어느 한 점의 각운동량은 다른 한 점을 기준으로 표현된다.

 

태양계의 형성은 성운, 혹은 더 정확히는 분자운에서부터 시작되었다이 분자운에는 기체, 얼음, 먼지 등의 입자들이 엄청나게 많이 모여있다.  이 입자들은 하나하나 산만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도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운동을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돌아가는 운동, 즉 회전운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회전운동은 각운동량을 발생시켰다. 입자들이 중력에 의해 결집하기 시작하자 분자운의 중심부는 밀도가 점점 증가하다가 어느 날 태양을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각 운동량 보존법칙에 따라 중심부의 회전속도가 빨라지나, 나머지 부분들도 점점 더 빨리 돌아가게 되었고, 그 결과 분자운은 점점 더 옆으로 늘어나고 평평해지면서 커다란 원반 같은 모양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