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명리( 강헌)

명리학命理學이란? (2)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연구 대상은 바로 자신이다. ( 레프 톨스토이)

명리학 뿐만 아니라, 인간에 관한 모든 학문은 인간을 알고자 하는 절박함과 욕망에서 시작되었다인간 삶을 잘 표현한 불교 용어가 하나 있다. 생로병사生老病死다. 인간이 삶을 가장 축약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생로병사,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이 인간이 삶이다.  이 과정 중에 즐겁고 의미있는 사건이 하나라도 생기면,  그때 사람들은 행복하다고 말한다.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어가는 과정이 우리 삶의 냉정한 밑바탕이다.  어쩌면 명리학의 첫 출발점에서 조차 우리 삶은 불행하고, 재미없고, 별거없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전재한 후, 이를 받아들이면서 출발해야 한다.

 

명리학에는 태어난 해年, 내어난 달月, 태어난 날 日, 태어난 시간時으로 구성된 두 글자씩 네 개의 주柱, 즉 사주四柱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태어난 달을 중요하게 여긴다. 왜냐하면 태어난 달은 계절의 구분이 명확하고, 우주의 변화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달의 변화에 따라 계절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 순으로 순환하고, 기후는 따뜻했다가 더워지고 서늘해지고 추워지는 규칙적인 변화를 반복한다. 북송시대의 도교 수련가 서자평( 본명: 서가이)이 새로운 명리학을 주장하면서 명리학은 지금과 같은 큰 틀을 갖추게 되었다. 서자평은 태어난 날을 중요시하는 일간日干(사주에서 태어난 날인 생일에 해당하는 천간 天干 즉 갑, 을, 병, 정 같은 십간十干중의 하나를 가리키는 말)  중심의 명리학을 주장했던 이다. 태어난 해와 달 중심의 당사주에 비해서 일간 중심의 명리학은 인간사에 대한 판단의 적확성이 높았다.

 

명리학을 공부하게 될 경우 우선 명리학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해서 명리학적 용어와 이해가 탄탄해지는 문리文理가 트이는 것,  이게 첫 번째 단계이다. 두번째는 명리학적 지식이 인간의 삶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실제 인간을 통해 확인하는 통변 (명리학에서 원국原局을 해석해서 의뢰인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 일)이라는 단계에 들어선다. 세번째는 자신과 자연을 일체화시키려면 우주의 리듬에맞춰 자기의 영성靈性을 키워야 한다. 관상학에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는 기준이 있다.  당나라 관리등용 기준이었다. 관리를 뽑을 때의 첫 번째 기준은 신身 즉 비주얼이다. 당나라 시대부터 중국인들은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건 첫인상, 외관, 신뢰감이라고 생각했다. 그 다음이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이 판단력이다. 판判에는 이판理判과 사판事判이 있다.  이판은 눈에 보이지 않는 형이상학적인 어떤 현상을 인간적인 직관에 의해 판단하는 것이다.  사판은 현실적인 눈에 보이는 것들을 다 고려해서 형이하학적인 경험론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현실적인 판단(사판)과 이론적인 판단(이판)을 다했으니 ‘난 무조건 한다’가 이판사판이다.

 

명리학을 공부하는 사람들 중에 인문,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이 많다사회의 구조와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밝지 못한 사람들이 명리학의 알파벳이라 할수 있는 천간天干 열 개(갑, 을, 병, 정...)와 지지地支 열두개(자, 축, 인, 묘...)를 순차적으로 배합하여 만들어 낸 예순 가지의 경우의 수인 육십갑자六十甲子의 글자만 가지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가 무척 많다. 이는 현실적인 상황을 살피는 사판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명리학 이론만 보고 판단하는 이판을 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오랜 역사를 거쳐 만들어진 명리학은 절대 불변의 학문이 아니다.  시대가 바뀌면 모든 패러다임도 이동한다.  명리학 역시 예외일 수 없다.  다시 말해 시대의 환경에 맞는 사판의 체계가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판은 흔히 우리가 말하는 인문, 사회과학이다. 이 사판을 쉼 없이 단련시킨 후에야 비로소 이판을 제대로 결합시킬수 있고, 그래야만 진정한 명리학이 완성된다.

 

 

'명리( 강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물의 기초  (0) 2018.04.11
명리학命理學이란? (3)  (0) 2018.04.09
명리학命理學이란? (1)  (0) 2018.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