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브래스카주는 오늘날 아프리카의 세렝게티와 같은 드넓은 뜨거운 평원이었다. 여기에 다양한 동물의 공동 묘지가 있다. 모두가 지질학에서 마이오세라고 알려진 시기였던 대략 1200만년 전에 일어났던 알수 없는 재앙에 의해서 죽은 것이었다. 네브래스카 평원의 동물들을 죽음에 몰아넣었던 것은 화산 폭발 장소로부터 1600킬로미터나 떨어진 네브래스카 동부에 3미터가 넘는 화산재가 쌓일 정도로 상상을 넘어서는 엄청난 규모로 일어난 화산폭발이었다. 그 후 미국 서부에는 지하에 엄청난 규모의 마그마 덩어리가 있는 거대한 화산 위험지역이 있어서 60년마다 재앙에 가까운 규모의 화산폭발이 일어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런 폭발이 마지막으로 일어났던 것이 바로 60만년 전이었다. 지금도 화산 위험지역은 그곳에 그대로 남아있다. 오늘날 우리는 그곳을 옐로스톤 국립공원이라고 부르고 있다.
과학자가 아닌 사람들은 언제나 리히터 규모를 잘못 이해해 왔다. 규모는 기계가 아니라 개념이다. 규모는 지표면에서 측정한 지진의 정도를 임의의 잣대로 표현한 것으로 지수 함수적으로 증가한다. 그래서 규모7.3인 지진은 6.3인 지진보다 50배나 더 크고, 5.3인 지진보다 2500나 더 강력하다. 규모는 단순히 힘의 크기를 나타내는 것으로 그 피해의 정도와는 상관이 없다. 땅속 60킬로미터에 있는 맨틀에서 발생한 규모 7의 지진은 지표면에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지표에서 6킬로미터 아래에서 발생하는 훨씬 더 규모가 약한 지진은 넓은 지역을 폐허로 만들 수 있다. 또한 하층토의 성질, 지진의 지속시간, 여진의 횟수와 정도, 그 지역의 물리적인 환경 등도 영향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지진의 세기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규모가 크다고 해서 반드시 지진의 피해가 커지는 것은 아니다.
지진의 가장 흔한 형태는 캘리포니아의 샌앤드레이어스 단층처럼 두 개의 판이 서로 만나는 곳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두 개의 판이 서로 충돌하면 한쪽 판이 밀려날때까지 압력이 높아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지진이 일어나는 간격이 길어지면 그렇게 쌓인 압력이 높아져서 지진의 강도가 훨씬 커지게 된다. 그런 면에서 도쿄의 경우가 특히 걱정스럽다. 그 중에서도 도쿄는 세개의 지질학적인 판들이 만나는 근처에 있다. 잘 예측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하고, 드물면서도 어느 곳에서나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두려운 것이 바로 판 내부에서 일어나는 지진이다. 판경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는 지진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런 지진은 더 깊은 곳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넓은 지역에 영향을 주게 된다. 그리고 그런 지진은 더 깊은 곳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넓은 지역에 영향을 주게된다. 미국에서 일어났던 그런 지진 중에서 가장 심했던 것은 1811년과 1812년에 미주리주의 뉴마드리드에서 일어난 세 차례 일어난 것이었다. 소련 과학자들은 핀란드 국경근처에 있는 러시아 콜라반도에 있는 한 지점을 선택해서 15킬로미터의 구멍을 뚫는 일을 시작했다. 19년후 작업을 포기할 때까지 12,262미터까지 시추했다. 지각의 부피는 지구의 0.3%에 불과하고 콜라에 뚫은 시추공은 지각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4700미터까지 퇴적암이 있고 그 다음 2300미터까지는 화강암이 있었으며, 그밑에 현무암이 있을거라고 믿었다. 현무암층은 찾을 수 없었다.
더욱이 땅 속은 예상보다 훨씬 뜨거웠다. 지하1만미터의 온도는 예상치 두 배에 가까운 섭씨 180도나되었다. 그러나 가장 놀라웠던 사실은 깊은 곳의 암석들이 물로 포화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지는 킴벌라이트 광관을 통해서 맨틀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었다. 킴벌라이트 분출물에는 엄청난 양의 탄소가 들어있지만 대부분은 기화되어 흑연으로 바뀌어 버린다. 그런 분출물은 아주 가끔씩 적당한 속도로 분출되어서 적당한 속도로 식으면 다이아몬드가 된다. 1970년경 땅 속에서의 움직임이 어느 정도인가를 알게 된 것은 지구물리학자에게 충격이었다. 쇼나 보겔이 ‘벌거벗은 지구에서’말했듯이 그것은 마치 수십년에 걸쳐서 지구 대기가 대류권과 상층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과학자들이 갑자기 바람의 존재를 인식한 것과 같았다. 지구의 중심을 향해서 가는 중간의 어느 곳에서부터는 연약권이 끝나고, 완전한 맨틀이 시작된다는 것뿐이었다. 맨틀은 지구부피의 82%나 되고 질량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맨틀의 아래쪽에는 고체로 된 내핵과 액체로 된 외핵이 있다. 물론 우리가 핵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간접적으로 밝혀진 것이지만, 어느 정도이 합리적인 가정을 할수는 있다. 지구중심의 압력은 지표면 보다 300만배 이상 높기 때문에 모든 암석은 단단한 고체로 존재한다. 지구의 핵이 얼마나 뜨거운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대략 태양표면의 온도와 비슷한 섭씨 4000도-7000도 정도일 것으로 짐작된다. 외핵은 유체이고, 지자기가 발생하는 곳이라는 점에 모두 동의한다. 지구 내부의 유체에서 일어나는 대류가 마치 전선에 흐르는 전류와 같은 역할을 한다. 지자기가 정확하게 어떤 이유로 생기는 지는 확실하게 알수 없지만, 지구의 핵이 회전하고 그것이 액체라는 사실과 깊은 관련이 있는 곳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서 달이나 화성처럼 액체로 된 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천체에서는 자기장이 나타나지 않는다.
자기장에 의한 보호막이 없으면 우주에 가득한 우주선이 우리 몸속으로 쏟아져 들어와서 DNA를 못쓰게 만들어버릴 것이다. 자기장이 존재하면 지구 표면으로 향하던 우주선들은 밴앨런 대帶라는 영역으로 들어가게 된다. 우주선이 대기권 상층부의 입자들과 충돌하면 오로라로 알려진 황홀한 빛을 발산하기도 한다. (밴앨런 대: 전하를 띤 입자들로 이루어진, 지구를 둘러싼 도넛 형태의 지역.태양에서 날아온 전자와 양성자가 지구의 자기장에 잡혀 형성되었다 ) 1980년 워싱턴의 세인트 헬렌스 화산 폭발로 산 정상이 390미터가 낮아졌고, 600제곱킬로미터의 숲이 사라졌다. 인구 5만명의 야키마는 화산폭발지역으로부터 13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 화산폭발이 일어나고 90분후부터 그곳에도 화산재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화산재 때문에 낮이나 밤으로 변해버렸고, 자동차 발전기, 전기스위치 장치 등 모든 기계에 이상이 생겼으며, 보행자는 숨을 쉴 수가 없었고, 공기 정화장치가 막혀버리면서 결국 모든 것이 멈춰서게 되었다. 공항은 폐쇄되고, 도시로 통하는 고속도로도 막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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