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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에번스 목사의 우주

초신성은 우리 태양보다 훨씬 더 큰 거대한 별이 수축 되었다가 극적으로 폭발하면서 1000억 개의 태양이 가진 에너지를 한순간에 방출하여 한동안 은하의 모든 별을 합친 것보다 더 밝게 빛나는 상태를 말한다. 로버트 에번스에 따르면 초신성은 1조 개의 수소폭탄이 한꺼번에 터지는 것과 같다.  500광년 이내의 거리에서 초신성이 폭발하면 우리는 모두 사라져 버릴 것이다.  한 달 정도의 기간동안만 관측되는 초신성이 다른 별들과 구별되는 것은 하늘의 비어있던 곳에서 갑자기 나타난다는 것 뿐이다.  에번스 목사는 밤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는 수많은 별들 중에서 그렇게 비정상적이고, 아주 가끔씩 반짝이는 작은 점을 찾아내려고 애쓰고 있다. 초신성이라는 말은 놀라울 정도로 독특했던 천체물리학자 프리츠 츠비키가 1930년대 만들어냈다. 만약 별들이 원자핵 정도의 밀도로 수축된다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밀집된 상태가 될 것이다. 원자들이 문자 그대로 압착이 된다면, 전자들까지도 원자핵에 밀려들어가서 중성자가 만들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성자 별이 만들어진다. 무거운 포탄 100만 개가 조약돌로 압축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중성자별의 중심은 밀도가 대단히 커서 한 숟가락 정도면 대략 900억 킬로그램이 된다.  츠비키는 별이 그렇게 수축되고 나면 엄청난 에너지가 남게 되어서 우주에서 가장 큰 폭발이 일어나게 된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렇게 생기는 폭발을 초신성이라 불렀다.  츠비키는 중성자별이 충분히 수축되면 그 밀도가 너무 커져서 빛마저도 그 중력을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블랙홀이다.  

 

우리가 머리를 들면 볼 수 있는 하늘은 우주에서 놀라울 정도로 작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지구에서 맨눈 으로 볼 수 있는 별은 모두 합쳐서 6000개 정도이고, 그중에서도 한 곳에 서서 볼 수 있는 것은 200개정도에 불과하다.  한 곳에서 쌍안경을 이용하면 5만개 정도의 별을 볼 수 있고,  소형 2인치 망원경을 사용하면 30 만개 정도를 볼 수 있다.   에번스가 쓰는 것과 같은 16인치 망원경을 사용하면 별의 수가 아니라 은하의 수를 세게 된다. 수천억개의 별로 이루어진 대부분의 은하에서도 초신성 폭발은 200-300년만에 한 번 정도 일어난다.  그러므로 초신성을 찾으려는 노력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전망대에 올라서서 망원경으로 맨해튼을 둘러보면서 스물한살 생일 케이크에 불을 붙이는 사람을 찾아내는 것과 같다. 

 

장엄하게 죽어가는 별에서 발생된 빛이 6000만년 동안 잠시도 멈추지 않고,  고요속의 우주공간을 달려와서 2001년 8월 어느 날 밤하늘에 반짝이는 작은 별빛의 형태로 지구에 도달했다. 우리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별은 4.3광년 떨어진 알파 켄타우루스이다. 만약 그 별이 폭발하면 4.3년 후에 하늘에서 거대한 통이 쓰러지는 것과도 같은 멋진 장관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 폭발의 영향이 우리에게 도달하게 되면, 살이 모두 타버릴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4년 4개월 동안 그런 재앙이 다가오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우리에게 위험한 것은 우주선을 비롯한 여러 가지 복사선이다. 그 복사선은 지외선을 비룻한 우주의 공격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해주는 높은 곳의 자기층을 완전히 파괴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층이 없어지고 난 후에 햇볕에 쪼이면 곧바로 타버린 피자처럼 될 것이다.  초신성은 다른 핵심적인 의미에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그런 폭발이 없었더라면 우리가 이곳에 존재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존재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탄소나 철과 같은 원소들이 만들어지기 위해 서는 가장 뜨거운 별의 중심보다도 더 뜨거운 정말 뜨거운 상태가 필요하다. 초신성이 바로 그 해답이다.

 

우주론 학자이며 논쟁가였던 프레드 호일은 우주가 끊임없이 팽창하고,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물질이 생겨난다는 정류상태 이론을 더 좋아했다.  호일은 만약 별들이 속으로 터져 버린다면 핵물리학에서 밝혀진 과정들 때문에, 무거운 원소들의 합성이 시작되기에 충분한  수 억도의 온도에 도달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의 열이 방출될 수 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호일은 1975년 공동연구에서 초신성 폭발에서 어떻게 무거운 원소들이 생성될 수 있는가를 밝혀냈다. 

 

약 46억년 전에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지름이 약 240억 킬로미터 정도인 거대한 기체와 먼지 덩어리의 소용돌이가 뭉쳐지기 시작했다.  태양계에 존재하는 질량의 99.9%는 함께 뭉쳐져서 태양이 되었다. 그리고 남아서 돌아다니던 물질들 중에서 아주 가까이 있던 두 개의 아주 작은 알갱이들이 정전기 힘에 의해서 합쳐졌다. 그것이 우리 행성이 잉태되는 순간이었다. 미완성의 태양계 전체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서로 충돌한 먼지 입자들은 점점 큰 덩어리들로 뭉쳐졌다. 결국 덩어리들은 미행성체라고 불릴 정도로 커졌다. 그런 미행성체들이 끊임없이 서로 부딪히고 충돌하는 과정에서 멋대로 부서지거나 합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승자와 패자가 생겼다. 승자들은 점점 더 커져서 자신들이 움직이는 궤도를 지배 하기 시작했다. 그런 일은 놀라울 정도로 빨리 진행되었다.  작은 먼지 알갱이에서 지름이 수백킬로미터 정도인 작은 행성이 만들어지기까지는 몇 만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을 뿐이다.

 

대략 2억년이 채 안되는 기간에 지구가 만들어졌다.  아직까지 녹아있는 상태의 지구는 주변에 떠다니는 파편들과 끊임없이 충돌하고 있었다. 대략 그런 상태였던 약45억년 전에 화성정도의 크기를 가진 천체가 지구에 충돌하면서 퉁겨져나간 파편에서 달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지구가 지금 크기의 3분의 1정도가 되었을 때부터 이미 대부분 이산화탄소, 질소, 메탄, 황으로 된 대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생명과 관련이 있다고 상상하기 어려운 물질들이지만 실제로 생명은 그런 유독한 혼합물에서 생겨났다.  이산화탄소는 강력한 온실 기체이다.  그 당시에는 태양이 지금처럼 뜨겁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런 온실효과가 아니었더라면 당시 지구는 영원히 얼어붙어버렸을 것이고 생명은 발 붙일 수 없었을 것이다그렇게 해서 결국 생명이 시작되었다.  다음 5억년 동안 어린 지구에는 혜성과 운석과 다른 천체의 파편 들이 끊임없이 쏟아졌고, 그 덕분에 바다를 채울 물과 생명이 탄생하는데 필요했던 성분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지독하게 혹독한 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생명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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