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²이라는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방정식은 그 논문이 아니라, 몇 달 후에 발표된 짤막한 보충자료에 들어 있었다. 학교에서 배운 것처럼 이식에서 E는 에너지를 나타네고 m은 질량, c²는 빛의 속도를 제곱한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이 식은 질량과 에너지가 동등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질량과 에너지는 존재의 두 가지 형식으로 에너지는 물질을 해방시켜주고 물질은 준비된 상태로 기다리는 에너지라는 뜻이다. 빛의 속도를 제곱한 것은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이 식에 따르면, 물질에 갇혀 있는 에너지의 양은 그야말로 엄청나다. 특별히 건장하지 않더라고 평균 체격을 가진 성인이라면, 몸 속에 적어도 7 x 10¹⁸ joule 정도의 에너지를 갖고 있는 셈이다. 그것은 대형 수소 폭탄 30개 정도가 터질 때 에너지와 비슷하다. 물론 그런 에너지를 방출시키는 방법이 필요하겠지만 비유를 하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런 정도의 에너지를 갖고 있다. 다만 우리는 그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지금까지 만든 것 중 에서 가장 큰 에너지를 가진 우라늄 폭탄의 경우에도, 그 속에 포함된 총 에너지의 1% 이하를 방출시킬 수 있을 뿐이다.
아인슈타인 이론은 얼음 조각처럼 녹아버리지도 않는 우라늄 덩어리가 어떻게 엄청난 에너지를 일정한 속도로 방출할 수 있는가를 설명해 주었다. ( E=mc² ) 별들이 수십억년 동안 불타면서도 연료가 바닥나지 않는 이유도 설명해주었다. 특수상대성 이론은 빛의 속도가 일정하고,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밝혀주었다. 어떤 것도 빛의 속도를 넘어설 수 없다. 그의 이론 덕분에 빛은 우주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적이 개념이 되었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특수상대성 이론에 무엇인가가 빠진 것이 있고, 그것이 바로 중력이라는 사실을 분명 하게 알고 있었다. 특수상대성 이론이 특별했던 이유는 속도가 줄어들지 않는 상태로 움직이는 물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마침내 1917년 초에 ‘일반 상대성 이론에 대한 우주론적 고려’라는 논문을 발표 했다. 상대성이론을 간단히 설명하면, 공간과 시간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관찰자와 관찰되는 대상 모두에게 상대적인 것이며, 속도가 빨라질수록 그 차이가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절대로 빛의 속도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가 없고, 우리가 더 빨리 가려고 노력할수록 외부의 관찰자가 보기에는 더욱 더 왜곡된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상대성 효과도 있다. 소리의 경우가 그렇다. 공원에서 누군가가 크게 틀어놓은 음악소리가 먼곳에서는 작게 들린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음악소리 자체가 작아졌기 때문이 아니라 관찰자의 상대적 위치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일반 상대성이론의 개념들중에서 우리의 직관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시간이 공간의 일부라는 주장이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시간은 영원하고 절대적으로 불변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정하게 짤깍거리는 시간은 무엇으로도 방해할 수가 없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의 주장에 따르면 시간은 변화할 수 있는 것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은 모양도 가지고 있다. 스티븐 호킹의 표현을 빌리면, 시간은 3차원의 공간과 풀어헤칠 수 없도록 서로 얽힌 시공간이라는 기묘한 차원을 만들어낸다. 쇠구슬이 놓여있는 평면은 쇠구슬 무게 때문에 조금 늘어나서 눌린다. 그런 현상이 바로 태양과 같은 무거운 물체 (쇠구슬)가 시공간 (물질)에 미치는 효과와 비슷하다. 무거운 물체가 시공간을 늘어나고, 휘어지고 구부러지게 만든다. 만약 훨씬 더 작은 구슬이 같은 평면위로 굴러간다면, 그 구슬은 뉴턴의 법칙에 따라서 직선으로 움직이려고 하겠지만, 무거운 물체가 가까이에서는 아래로 늘어진 평면의 기울기 때문에 아래쪽으로 휘어지면 무거운 물체쪽으로 이끌리게 된다. 그것이 바로 시공간의 휘어짐에 의해서 생기는 중력이다.
애리조나 로웰 천문대에서 일하던 베스토 슬라이퍼라는 우주적인 이름을 가진 인디애나 출신의 천문학자가 먼 곳의 별에서 오는 빛을 분광기로 분석하고 있었다. 그는 별들이 우리로부터 멀어지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슬라이퍼가 관찰하고 있던 별들은 분명히 도플러 이동현상을 나타내고 있었다. 도플러 효과는 자동차 경기장에서 자동차가 지나갈 때 소리가 달라지는 것과 같은 현상으로, 빛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멀어져가는 은하에서 나타나는 도플러 효과를 적색이동이라고 부른다. 우리에게 멀어져 가는 빛은 스펙트럼의 붉은 쪽으로 이동하고 다가오는 빛은 푸른 쪽으로 이동한다. 우리에게 알려진 은하는 우리의 은하 하나뿐이었다. 별들은 모두 은하의 일부이거나 멀리 떨어진 주변의 기체 덩어리라고 여겼다. 허블은 그런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로부터 10년동안 허블은 우주가 얼마나 오래 되었고, 얼마나 큰가에 대한 두가지 가장 큰 근본적인 문제에 도전했다. 은하들이 서로 얼마나 멀리 떨어져있고, 그것들이 우리로부터 얼마나 빨리 떨어져가고 있는가를 알아야만 했다.적색이동은 은하가 멀어져가는 속도를 가르쳐주기는 했지만, 은하가 얼마나 멀리 있는가는 알려주지 못했다. 허블에게는 헨리에타 스완 리비트라는 천재적인 여성이 그 방법을 알아낸 것이 큰 행운이었다. 그녀는 세페이드 변광성이라고 알려진 형태의 별이 마치 별들의 심장박동처럼 일정한 리듬으로 진동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세페이드 변광성은 많지는 않지만, 그중의 하나는 널리 알려져 있다. 북극성이 바로 세페이드 변광성이다.
에드윈 허블은 리비트가 고안한 우주 길이의 자와 베스토 슬라이퍼의 적색이동을 함께 사용하여 거리를 측정했다. 그는 1923년에 안드로메다 자리의 희미한 점이 가스 구름이 아니라 별들의 덩어리고, 그 자체가 지름이 10만광년이나 되고, 적어도 90만광년이나 떨어져 있는 은하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우주는 우리의 은하만이 아니라 수많은 독립적인 은하로 구성된 섬 우주라는 사실을 밝혔다. 그런 은하들 중에는 우리 은하 보다 훨씬 더 크고 먼 곳에 있는 것들도 있다. 그는 윌슨 산 천문대에 새로 설치된 100인치 후커 망원경과 자신의 재능을 이용해서 하늘에 있는 모든 은하가 우리에게서 멀어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더욱이 은하가 멀어져가는 속도와 거리는 명백하게 서로 비례했다. 즉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멀리 멀어져갔다. 우주는 모든 방향으로 빠르고 균일하게 팽창하고 있었다. 그런 사실로부터 우주가 한곳의 점에서 시작 되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때까지 누구나 상상했던 것처럼 우리의 우주는 안전하고, 고정되어 있고, 영원히 텅 빈 공간이 아니라, 태초가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종말이 있을 가능성도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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