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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서문

원자들 모두가 당신이 존재하는 동안에는 무엇보다 소중한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당신을 살아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그 목표이다.  실제로 원자들이 당신을 위해서 헌신하는 기간은 아주 잠깐에 불과하다. 정말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의 일생은 평균 65만시간(약 72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알수 없는 이유로 적당한 순간이 지나가거나, 아니면 그에 가까운 순간에 당신의 원자들은 당신의 존재를 마감하고 조용히 떨어져 나와서 다른 곳으로 달아나 버릴 것이다.  그것으로 원자와 당신과의 관계도 끝나버린다.

 

다른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화학적으로 볼 때 생명체는 놀라울 정도로 평범하다. 탄소, 수소, 산소, 질소, 약간의 칼슘, 소량의 황, 그리고 평범한 원소들이 조금씩만 있으면 된다. 동네 약국에서 찾지 못할 것은 하나도 없다.  당신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들의 경우에 유일하게 특별한 점은 그것들이 당신을 구성하고 있다는 사실뿐이다. 물론 그것이 바로 생명의 기적이다. 태초부터 지금까지 지구에 존재했던 수십억의 수십억에 이르는 생물종 중에서  99.99%는 더 이상 우리와 함께 있지 않다.  이미 알고 있듯이 지구에서의 삶은 지극히 짧은 순간에 불과하고 놀라울 정도로 하찮은 것이다. 우리가 생명을 탄생시키기도 잘 하지만 멸종시키는 일에도 능숙한 지구에 살고있다는 사실은 우리 존재의 이상한 특징이다. 지구상에 탄생했던 생물종들은 대략 400만년 정도 존재한다. 

 

당신이 오래전부터 적절한 진화의 길을 따라오게 된 것도 행운이었지만, 당신의 가정에서 태어날 수 있었던 것도 역시 기적이었다. 지구에 산이나 강이나 바다가 생기기도 훨씬 전이었던 38억년전부터 당신의 친구와 외가의 선조들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 짝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었고,  자손을 낳을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었던 운명과 환경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당신의 조상 중에서 어느 누구도 싸움이나 병으로 일찍 죽지도 않았고, 물에 빠지거나 굶거나 길을 잃고 헤매다가 죽어버리지도 않았으며, 방탕에 빠지거나 부상을 당하지도 않았고,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짝에게 아주 적은 양의 유전물질을 전해주어서 결국은 놀랍게도 아주 짧은 순간이기는 하지만, 당신을 존재하도록 해주는 유일한 유전 조합을 만드는 일까지도 외면하지 않았다.

 

어떻게 지구속에 뜨거운 태양이 존재하게 되었을까?  땅속에서 태양과 같은 것이 불타고 있다면,  왜 발밑의 땅이 뜨겁지 않을까? 내부의 다른 물질들은 왜 녹아버리지 않을까?  아니면 녹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속이 모두 타버리고 나면,  지구는 텅빈 공간으로 꺼져 들어가고 표면에는 큰 구멍이 생기게 될까?  도대체 그런 사실을 어떻게 알아낼까? 그런 사실을 어떻게 알아냈을까? 사실은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나는 그런 문제는 물론이고 사람들이 그런 사실을 어떻게 밝혀내는가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다는 조용하지만 예사롭지 않은 충동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우주는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고 우주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를 어떻게 이해할까? 원자의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어떻게 알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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