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차나 한잔 들고가게!

이순(耳順)

 

공자는 만년에 〈위정편(爲政篇)〉에서 “나는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志于學), 서른에 뜻이 확고하게 섰으며(而立), 나이인 마흔에 세상만물의 본질을

알아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세상을 제대로 볼 줄 알며(不惑), 나이 오십에는 세상

만물과 내가 연결되어 비로소 내가 자연과 하나됨을 깨쳐, 하늘의 명을 받아

무엇을 할지를 알고(知天命),

 

나이 육십이면 세상 어떤 소리도 거슬림이 없고(耳順), 나이 칠십에는 어디에

머물든, 어디서 무엇을 하든 법에 거슬림이 없고, 하늘을 우르르 부끄럼이 없다

(從心所欲 不踰矩)고 회상했다,”   이러한 인생은 공자이기에 가능하다.

 

우리는 한해를 보내면서 이러한 공자의 나이에 따른 가르침을 생각한다. 이제

내일이면, 나도 공자가 말하는 이순耳順 이다. 나이 육십이 되었다고 이순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순耳順이란 어떤 소리도 수용할 수 있으며, 그래서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경지라는 의미로 나름대로 이해한다.

 

나이 육십이 되면 육신은 여기저기 하나둘씩 노화되어 기능에 장애가 생기고,

정신 또한 경직되어 유연성이 없어지며, 사회에서 서서히 밀려나면서 세상의

이것저것에 짜증나고, 사소한 것에 쉽게 화를 내고, 쉽게 삐지고, 나를 부정하는,

나의 의견에 토를 다는 사람을 수용하기가 힘들어진다.

 

이것은 인간이기 때문에,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생물학적 문제이다.

아마 그래서 공자는 이를 경계하기 위해 나이 육십이 되면, 이순耳順이 되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는 것이리라.

 

吾十有五 而志于學 三十而立 四十而不惑 (오십유오 이지우학 삼십 이립 사십 이불혹)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오십 이지천명 육십에 이이순

 

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칠십 이종심소욕 불유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