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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관한 생각 (대니얼 카너먼,

이해의 착각

과거에 들은 잘못된 이야기가 우리의 세계관과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 ‘내러티브라는 개념’을 ‘블랙스완’에서 철학자이고 통계학자인 나심 탈리브는 소개했다.  내러티브 오류는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려고 부단히 노력할 때 불가피하게 생긴다. 최근 일어난 모든 중요한 사건은 인과관계를 갖춘 내러티브의 핵심이 될 후보가 된다. '인간은 조잡한 과거의 이야기를 만들어 놓고, 그것들이 사실이라고 믿는 식으로 계속 자신을 기만하고 있다'고 탈레브는 주장했다. 당신은 항상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그들의 일반적 성향과 개인별 특성을 드러내주는 것으로 해석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인간은 개인의 중요한 한가지 특성의 판단을 기준으로 개인의 모든 다른 특성까지 판단버리기 때문이다. 독자는 구글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이해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기업들의 성공비결을 둘러싼 중요한 원칙적 교훈을 배웠다는 느낌도 갖게 될 수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구글의 이야기에서 뭔가를 이해하고 배웠다는 당신의 느낌은 대부분 착각이라고 봐야 할 타당한 이유가 있다.

 

세상의 그 어떤 이야기라도 다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 수많은 사건을 전부 설명할 수 없다. 인간의 머리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사건을 다루지 못한다. 일어났던 주요 사건들중 대다수가 선택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기술의 역할은 과장하고, 행운은 과소평가한다. 구글의 창업자인 두 젊은이들에게는 거대한 기업을 세울 수 있는 방법을 배울 기회가 상대적으로 훨씬 적었다. 경쟁사의 탁월한 전략처럼 숨은 방해물을 피할 수 있는 기회도 적었다. 물론 구글 이야기에는 상당량의 기술이 등장하지만 운은 실제 사건을 말할 때 언급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했다. 그리고 운이 더 많이 개입되었을수록 우리가 배울 점은 줄어든다. 갖고 있는 제한적인 정보가 마치 자신이 아는 전부인양 생각하고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구할 수 있는 정보로 가장 개연성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만일 그것이 좋은 이야기라면 믿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아는게 거의 없을수록, 즉 퍼즐에 비유하면 맞출 수 있는 조각의 숫자가 적을수록 오히려 정합적 이야기를 만들기 쉽다. 우리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세상이 이해된다는 확신은 우리의 무지를 애써 외면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안전한 반석 위에 만들어진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이미 알려진 것이 사실이고, 사실로 보일수 있을 때만 ‘안다’라고 말한다. 무엇이 사실인지 확신할 때만이 알 수 있다.  위기를 미리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결정적으로 당시 자신이 그랬다는걸 보여줄 수 없었다. '알다'가 잘못된 사용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이 단어가 세상을 실제보다 더 많이 알 수 있다는 뜻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엄청나게 위험하며 치명적인 착각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이해한다고 믿는 것보다 훨씬 더 모른다. 과거를 설명하는 가짜 내러티브를 만들려는 머리는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는 기관이다. 예상치 못한 터지면, 우리는 즉시 그 놀라운 사건을 수용하기 위해 자신의 세계관을 조정한다.  당신은 지금 과거 승패기록이 똑같은 두 팀의 축구경기를 보고 있다. 경기는 끝났고 한 팀이 다른 팀을 이겼다. 당신의 수정된 세계관에서 이긴 팀은 진 팀보다 훨씬 더 강하다.  또한 과거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관점도 이 새로운 개념으로 수정할 수 있다. 놀라운 사건에서 비롯된 학습은 합리적이지만 위험한 결과를 초래한다. 새로운 세계관을 갖게된 사람은 생각이 바뀌기 전에 소유하던 믿음을 떠올릴 수 있는 능력을 그 즉시 상실 한다.

 

자기는 이미 진작부터 그런 결과를 예견하고 있었다고 믿는 현상을 '사후확신편향'이라고 한다. 그 결과 편향은 결정 당시에는 합리적이었던 믿음들을 따져보며 적절히 평가하는 일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사후 확신은 의사, 금융가, 3루코치, 최고경영자, 사회복지사, 외교관, 정치인 처럼 타인을 대신해서 의사결정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불리한 결과를 낳는다.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아무리 좋은 결정을 내렸더라도 비난 받고, 이후로는 분명 성공적이었던 결정 마저 신뢰받지 못한다. 결과가 끔찍할수록 사후확신 편향은 강해진다. 타인의 비판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자연스레 표준운영 절차를 따른다. 자신이 내린 결정이 훗날 비판과 성토, 검토의 대상이 되리라 예상하는 의사결정자들은 관행적 방법을 선호하고, 위험을 결코 감수하려 하지 않는다. 의료사고 소송이 빈번하게 일어나자 의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수술절차와 방법을 바꾸었다. 더 많은 테스트를 지시했고, 전문의들에게 더 많은 사례들을 알려주고 실효가 없더라도 일반적인 치료법을 적용했다.이런 행동은 환자들을 돕기보다 의사를 보호하는 일이며, 이해갈등만 더욱 증폭시킨다. 운이 좋은 리더들은 과도한 위험을 감내한다고 해서 대가를 치르거나 벌을 받지는 않는다. 반면에 그들을 의심했던 합리적인 사람들은 속좁고 소심하며 나약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처럼 몇가지 행운의 도박은 무모한 리더에게 예지력과 담대함이라는 후광의 왕관을 씌워주기도 한다.

 

시스템1의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는 기능은 이 세상을 실제보다 정돈되고, 단순하고, 예측가능하며 정합적으로 볼 수 있게 한다과거를 이해했다는 착각은 미래를 예측하고 통제할수 있으리라는 또 다른 착각으로 이어지고, 이 착각은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 준다리더와 경영관행은 기업에 영향을 미칠까? 당연히 그렇다. CEO는 분명 기업성과에 영향을 주지만 그 영향은 경제경영서들의 주장보다는 훨씬 적다. 질서 정연하고 예측가능한 세상에서 능력있는 CEO가 더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확률은 100%다.  그러나 CEO가 통제 불가능한 운같은 요소들에 의해 결정된다면 덜 뛰어난 CEO가 성공할 확률도 50%이다.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예측성을 과대평가 한다. 대부분의 경제경영서 저자들의 관점에서 보면,  기업의 경영성과에 그토록 영향을 주지 못하는 CEO들은 회사가 좋은 실적을 올리더라도 특별히 인상적이지 않을 것이다. 우연보다 약간 더 나은 기업 경영자들의 경영관행을 열정적으로 묘사한 책을 사기 위해 서점에 줄서지도 않을 것이다.

 

성공한 CEO는 유연하고 체계적이며 단호한 사람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일년 후 그 기업 상황이 아주 나빠지면, 동일한 CEO는 이제 완고하고 고집스러우며, 권위주의적인 사람으로 묘사될 것이다. 실제 후광효과는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일이 잘 풀릴 때는 똑같은 사람이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그가 체계적으로 한 것처럼 보인다. 더 성공하거나 덜 성공한 기업의 비교는 사실 더 운이 좋거나 덜 운이 좋은 기업의 비교나 마찬가지이다. 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리더쉽과 경영관행은 성공 연구의 신뢰성 있는 요소가 아니다아무리 한 기업의 CEO가 탁월한 비젼과 특별한 재능을 갖춘 사람이라는 사실을 미리 예상했더라도, 여전히 동전 던기기기 결과보다 정확하게 경영성과를 예측하지 못한다.  가장 존경받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를 보면 지난 20년동안 최악등급을 받은 기업들은 가장 존경받는 기업들보다 주가수익률이 훨씬 높았다. 이러한 결과들에 인과관계적인 설명을 덧붙이고 싶은가?  성공기업이 자만한 반면,  덜 성공한 기업은 더욱 열심히 노력했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것이 명백한 잘못 같지만 그저 사후 확신일 뿐이다. 우리는 미리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매우 깔끔하게 정리된 성공담에서 많은 걸 배우고  있다고 한다. 그는 내러티브 오류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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