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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관한 생각 (대니얼 카너먼,

가용성 폭포

우리 이웃지역에서 최근 일어난 몇 차례의 절도사건을 보고, 10대 절도가 심각한 문제라고 믿는게 옳을까? 내 지인 중 작년에 독감에 걸린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에 감기 예방접종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게 옳을까? 남편과 아내에게 가사일을 얼마나 하는지 물었다. 남편과 아내가 평가한 기여도의 합은 100%를 넘었다. 가용성 편향 때문이다. 배우자 모두 상대방보다는 자신이 노력과 기여를 훨씬 더 분명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며, 가용성의 차이는 판단된 빈도 차이로 이어진다. 부부싸움을 할 때 자신의 노력과 영향을 더 확대해서 추측하기도 했다. 경제학자 쿤로이더는 개인이나 정부 모두 실제로 경험한 최악의 재난을 기준삼아 보호적 행위를 설계한다는걸 발견했다. 파라오가 다스렸던 고대 이집트는 정기적으로 범람하는 강들의 최고 수위선을 기록했고, 그에 따라 항상 대비해 왔다.  홍수가 나도 이전에 도달했던 최고 수위를 넘지는 않으리라 전제했던 게 분명하다. 더 나쁜 재난을 그린 이미지들은 쉽게 마음속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언론보도는 새롭고 자극적인 것에 편향되어 있다.  언론은 대중의 관심사에 영향을 주지만 역으로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사건발생 빈도에 대한 우리 예상은 우리가 노출되는 메시지의 영향력과 감정적인 강도로 인해 왜곡 된다.  다양한 위험과 관련된 생각들이 쉽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일들과 이런 위험들을 봤을 때 나오는 감정적인 반응들이 연결되어 있다.  사람들은 감정에 의존해서 판단과 결정을 내린다는 감정 휴리스틱이라는 개념을 개발했다어떤 기술에 호의적인 사람들은 그것은 혜택은 많고 위험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반대로 어떤 기술을 싫어하면,  그것이 주는 불이익만 생각했고, 거의 어떤 이점들도 머릿속에 떠올리지 않는다.  감정이란 꼬리가 합리적인 개의 몸통을 흔드는 식이다.

 

전문가와 대중 사이의 위험 판단에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전문적인 지식 유무가 어느 정도 작용한다. 슬로빅은 전문가가 위험정책을 독단적으로 통제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그들이 갖고 있는 전문지식 기반인 위험은 객관적이라는 생각에 문제를 제기했다. 위험은 우리의 생각과 문화와 무관하게 평가받기를 기다리면서 그냥 저 밖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인생의 위험과 불확실성을 이해하고, 해결하는데 도움을 받기위해 위험이라는 개념을 개발했다. 따라서 위험이라는 정의는 권력계층의 훈련결과라는 결론을 내기도 했다모든 정책적 질문에는 인간본성 특히 사람이 내리는 선택들과 사람들이 자신과 사회를 위해 내리는 선택이 야기하는 결과에 대한 가정들이 포함된다. 선스타인과 동료 법학자 티머 쿠란은 편향들이 정책으로 흘러들어가는 메커니즘에 '가용성폭포'라는 명칭을 붙였다.  생각의 중요성 여부는 그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빈도로 판단되기 쉽다언론의 위험보도가 대중의 관심을 사서 그로 인해 대중이 흥분하고, 걱정에 사로 잡히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감정적 반응이 그 자체로 이야기 꺼리가 되면서 추가적인 언론보도의 소재가 되고, 그 결과 더 큰 걱정과 괸심이 생긴다.  언론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경쟁하다가 점점 더 과장된다. 위험이 과장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누구나 뭔가를 악랄하게 은폐하려는 사람으로 의심 받는다.  이제 이 문제가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도 중요해지며, 정치시스템 반응은 대중의 감정적 강도에 따라 달라진다. 언론을 통해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끔찍한 이미지들은 모든 사람을 경계심에 빠뜨린다.  합리성 여부와 상관없이 두려움은 고통스럽고 심신을 쇠약하게 만들며, 정책 결정자들은 대중을 실질적인 위험 뿐 아니라, 공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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