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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니콜로 마키아벨리, 강정인.

군주의 신하들

군주의 지적 능력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그 주변의 인물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그들이 유능하고 충성스럽다면, 군주는 항상 현명하다고 사료됩니다. 인간의 두뇌는 세부류가 있습니다. 사물의 이치를 스스로 터득하는 부류와 다른 사람이 그 이치를 설명했을때 깨우치는 부류와 전혀 그 이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류입니다. 첫째는 탁월하고, 둘째는 뛰어나고, 셋째 부류는 무용지물 입니다. 국가를 다스리는 사람은 절대로 자신과 자신의 일이 아니라 항상 군주에 대해서 생각해야하고, 군주의 일에만 관심을 집중해야 합니다. 한편 군주는 대신의 충성심을 확보하기 위해 그를 우대하고 부를 누리게 하며, 그를 가까이 두고, 명예와 관직을 수여하는 등 그를 잘 보살펴야할 것입니다. 요컨대 군주는 대신으로 하여금 그 자신이 오직 군주에게만 의존해야 합니다. '자신의 많은 것을 잃을까' 염려하여, 변화를 두려워 하도록 대우해야 합니다.

 

인간이란 너무 자기자신과 자신의 활동에 만족하고, 자기기만에 빠지기 쉽기때문에, 아첨이라는 질병으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기란 어렵습니다.  당신 자신을 아첨으로부터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은 진실을 듣더라도 결코 화를 내지않는다는 것을 널리 알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누구든지 당신에게 솔직하게 말할수 있다면  당신에 대한 존경은 순식간에 사라질 것입니다.  현명한 군주는 사려깊은 사람들을 선임하여 그들에게 솔직하게 말할수 있도록 허용하되, 그것도 군주가 요구할때 허용해야지 아무때나 허용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군주는 그들에게 모든 일에 대해서 묻고, 주의깊게 그들의 견해에 귀를 기울이고, 그 뒤에는 자신의 방식에 따라서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군주는 그가 선임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다른 누구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서는 안되고, 그의 목표를 확고하게 추구하며, 그가 내린 결정에 관해서 동요해서는 안됩니다. 이처럼 처신하지 않는 군주는 아첨꾼들 사이에서 몰락하거나, 아니면 그에게 주어지는 상반된 조언 때문에 결정을 자주 바꾸게 됩니다.

 

군주는 항상 조언을 들어야 하지만, 남이 원할 때가 아니라 자신이 원할 때 들어야 합니다. 오히려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누군가 조언을 하려고 하면 저지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는 정보와 의견을 구하고, 자신이 제기한 사안에 관한 솔직한 견해에 참을성 있게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반면에 누군가가 무슨 이유에서건 침묵을 지킨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는 노여움을 표시해야 합니다. 군주는 여러 사람으로부터 조언을 받게 되면 상충되는 조언을 듣게 될 뿐만 아니라, 조언을 조정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조언자들은 모두 자신의 이해관계를 항상 우선시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인간이란 어떤 필연에 의해서 선한 행동을 강요받지 않는 한, 군주에게 악행을 저지르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는 불가피 합니다.  따라서 좋은 조언이란 어느 누가 하든 상관없이 근본적으로 군주의 지혜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군주의 지혜가 적절한 조언에서 비롯될 수는 없다고 결론을 내겠습니다.

 

어떻게 해서 이탈리아의 군주들은 나라를 잃게 되었는가? 에 대해 이야기 해 보갰습니다. 인간이란 과거의 일보다는 현재의 일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두게 마련인데, 만약 그들이 현재 자신들의 일이 잘 풀려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들은 만족하게 되고 변화를 구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이 다스리던 국가들을 잃게된 군주는 운명을 탓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무능을 탓해야 합니다.  평화의 시대에 그들은 사태가 변할 것이라고 결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날씨가 좋을 때 폭풍을 예상하지 않는 것이 인간의 공통된 약점입니다. 그러다가 역경에 처하게 되면 방어할 생각은 하지 않고, 오직 도망갈 궁리만 합니다. 분노한 인민이 그들에게 권력을 되찾아주리라 기대합니다. 사람은 누군가가 자기를 일으켜 세워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넘어져서는 안됩니다. 당신의 능력밖에 있는 것에 의존하기 때문에, 취약하고 비겁한 것입니다. 당신의 주도하에 있고, 당신의 역량에 기초한 방어책만이 효과적이고 확실하며 영구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운명은 인간사에 얼마나 많은 힘을 행사 하는가, 그리고 인간은 어떻게 운명에 대처해야 하는가?' 대해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인간의 자유의지를 박탈하지 않기 위하여 저는 운명이란 우리 행동의 반만을 주재할 뿐이며, 나머지 반은 우리 통제에 맡겨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운명은 자신에게 대항하기 위해서 아무런 역량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 그 위력을 떨치며 자신을 제지하기 위한 아무런 제방이나 둑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곳에 덮칩니다. 어떤 군주가 성격이나 능력은 전혀 변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오늘 흥했다가 내일 망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저는 이런 변화가 전적으로 운명에 의존하는 그 군주가, 그 운명이 변할때 몰락하게 되는데서 기인한다고 믿습니다. 인간은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각각 다른 방법으로 접근합니다. 한사람은 신중하게, 다른 한 사람은 과감하게, 한사람은 난폭하게, 한사람은 교활하게, 한 사람은 참을성 있게, 또 한사람은 그 반대로 나아갑니다. 상황마다그 상황을 대처하는 것이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신중하고 참을성 있게 행동하여 시대와 상황이 그의 처신에 적합한 방향으로 변하면, 그는 성공할 것입니다. 그러나 시대 상황이 다시 변화 하였는데, 그 자신의 방식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실패것입니다. 변화에 맞추어 유연하게 행동하기란 참 어렵습니다. 우리는 타고난 기질이 그러한 변화를 용납하지 않거나, 아니면 자신의 일정한 행동이 항상 성공을 거두었기 떄문에, 방법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것입니다. 시대 상황에 알맞게 자신을 변화시킬수 있다면, 운명은 변화하지 않을 입니다. 운명은 가변적인데 인간의 유연성은 결여되어있고, 자기방식을 고집합니다. 인간의 처신방법이 운명과 조화를 이루면 성공해서 행복하게 되고, 그렇지 못하면 실패해서 불행하게 됩니다. 상황에 따라 필요한 행동이 다르겠지만, 저는 신중한 것보다 과감한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운명은 여성입니다.  만약 당신이 그 여성을 손아귀에 넣고 싶다면, 그녀를 거칠게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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