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학문의 길

건축학, 기계공학

건축학 (김석철 명지대 건축댜학 학장)

건축은 인간의 삶과 존재를 담는 그릇이므로 인간의 삶과 존재 그리고 인간사회를 연구하는 것이 건축의 시작이다. 건축은 공간으로 존재한다. 그림이 2차원으로 세상을 표현하고 조각이 3차원으로 아름다움의 세계를 만드는 일이라면, 건축은 공간으로 인간의 존재와 시간을 4차원의 세계로 빚어내는 작업이다. 건축가는 공간을 알아야 하고 인간을 이해해야 하고 시간을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대가족이든 핵가족이든 혼자든 매일 되돌아가는 곳이 제1의 공간이다. 서양 사람들은 벽돌로 지은 석조건축에서 살았고 동아시아 사람들은 나무로 지은 목조건축에서 살았다. 서양건축은 벽 중심 건축이고 동양건축은 지붕중심 건축이다. 기독교 집은 거실중심의 열린 집이고 이슬람 집은 남녀, 손님과 격리된 닫힌 집이고 유교 집은 가부장 중심의 서열화 된 집이다. 서양의 집은 벽에 난 문과 창이 집의 주요 요소인데 동아시아 집은 기둥과 지붕이 집의 주요요소이다. 벽이 주요 요소인 집은 독립을 우선시하고 지붕이 주가 된 집에서는 조화가 우선시 된다. 사람은 제1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하루의 절반이상이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 중 2/3가 자는 시간이다. 집으로 돌아와 하루를 정리하고 내일을 준비한다. 좋은 집은 잠을 잘 잘 수 있는 집이고 잘 쉴 수 있는 집이다.

 

대부분이 사람들이 제1공간에서 나와 가는 곳이 제2공간이다. 학교, 공장, 사무실은 많은 사람들이 활동하는 제2공간이다. 산업화 사회에서 서비스 산업이 발달하자 많은 사람들이 사무실에서 일하게 되었다. 오피스는 경제, 문화, 생활양식, 환경과 도시경관에 큰 영향을 주었다. 20세기 들어와 기술혁신이 오피스의 일을 변화시켰다. 21세기 인터넷과 이동통신이 오피스 인테리어의 새로움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오피스는 더 이상 업무공간이 아니다. 오피스는 사람과 서로 교감하는 창조적인 공간이 되어 가고 있다. 좋은 학교는 더 큰 것을 알게 하고 좋은 공장은 더 창조적인 효율적인 일을 하게 하고, 아름다운 오피스는 더 많은 성과를 올리게 한다. 1공간은 삶의 질을 좌우하고 제2공간은 삶의 경쟁력을 담당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1공간에도 삶의 경쟁력이 있어야 하고 제2공간에서도 삶의 질이 높아야 한다. 1공간과 제2공간에서 배우고 일한다. 그런 일상이 아닌 특별한 때 가는 공간이 제3공간이다. 대표적인 제3공간이 종교공간이다.

 

믿음의 공간이 이상적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삶의 영원을 기원하는 건축인데 비해, 문화예술 공간은 삶의 뜻을 더 크게 하고 삶의 질을 고양시키는 공간이다. 도시를 대표하는 건축 대부분이 제 3공간의 건축인 것은 제3공간으로 삶의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3공간은 어느 누구의 집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집이기 때문이다. 인류문화 유산 대부분은 제3공간건축인 것은 삶의 의미를 더하고 인류 이상을 실현하며, 지상에서 영원으로 기원하는 집인 까닭이다. 3공간에는 믿음의 집과 문화예술의 집말고도 많은 사람이 찾는 공원과 체육시설이 있다. 장터와 시장 또한 중요한 제3의 공간이다. 산업사회에서 장터는 매일 열리는 시장으로 바뀌었다. 21세기 건축은 농경사회 건축이나 산업사회 건축과는 다른 유목시대 건축이 되고 있다. 인류가 이루어온 어떤 건축과도 다른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세계가 엉킨 건축이 되어 가고 있다. 건축기술은 컴퓨터에 저장되고 복사되고 조합, 응용되며 건축가의 상상력도 컴퓨터에 의해 증폭되고 변조된다.

 

공과대학 건축과나 일반전공을 한 사람들이 대학원에서 Master of Architect 과정을, 전공자는 2년 비전공자는 3년 과정의 미국식 건축교육과 유럽과 같은 5년제 건축대학을 나오는 두 가지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 건축가도 의사나 법률가처럼 면허가 있어야 하고 국제인증도 필요하므로 국제화 된 인증과정이 필요하게 되었다. 공과대학 건축학과가 건축구조와 건축설계, 건축시공의 세 축을 가지게 된 것에 비해 건축대학은 건축설계를 중심으로 건축과 도시의 초기 구상부터 기본설계, 실시설계, 시공 및 관리를 일괄하는 모든 것을 배우게 된다. 또 광범위한 인문교육이 전제되어야 하므로 건축대학 커리큘럼은 상당수의 인문사회교육이 포함되어 있다.

 

지금까지 건축설계는 미술적 재능이 있는 사람이 담당해왔다면, 이제는 상상하고 조직화하고 종합하는 능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세상을 더 잘 이해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 지향하는 것,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다른 공학 분야는 전체의 일부분을 만들지만 건축은 전부 다 해야 한다. 건축은 단 한번 이루어지는 공학이기에 예술이고 작품이다. 건축가가 되기 위해서는 인간과 자연을 사랑하고 이해하며, 인간과 사회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내는 조직력과 상상력이 필요하다. 건축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인류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고 사회와 도시를 공부하는 것이다. 건축학을 공부하고 건축과 관련 일을 하지만 건축과 상관없는 상업디자인, 광고, 부동산분야 등 다채로운 창조적 산업에 진출하고 있다. 건축이라는 학문이 집, 건물을 기획하고 설계한 뒤 예산을 짜고 집행하고, 지은 후에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는 지까지 일괄해서 공부하므로 어느 분야에 진출하든 상상의 단계에서 구상과 설계를 거쳐 실제 구현하여 세상에 내놓는 모든 것을 다루는 건축공부가 큰 밑받침이 되는 것이다.

 

기계공학: 김 양한 카이스트 기계공학과교수

현대 기계공학은 여러 융합분야를 과감하게 도입하여 새로운 기계를 창조하기 시작했다. 새롭다는 것은 현재까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이든 인간을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움직이게 하는 모든 것을 기계라고 생각한다. 운송기계라고 한다. 선반, 밀링 등 정교한 가공을 하는 기계를 공작기계라 한다. 이밖에도 기계는 무수히 많다. 무엇인가 쓸모 있는 편리한 장치, 에너지를 변환시키거나 전달하는 장치가 기계다. 어떤 에너지를 변환시키는 기계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내연기관이다.

 

기계공학이 인류에게 큰 영향을 주게 된 계기는 바퀴의 발명이다. 에너지 변환을 가장 획기적으로 할 수 있는 장치출현으로 인간의 생활은 크게 변화되었다. 우리의 기계공학과 서양의 기계공학의 차이는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그 차이는 산업혁명을 이끈 증기기관의 출현에서 시작되었다. 증기기관의 출현은 인간생활을 새로운 차원으로 바꿔놓았다. 이 영향을 많은 공장에서 상상도 못했던 양과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산업혁명이후 지구촌의 생활을 변화 시킨 또 하나의 혁명은 정보기술에 의한 혁명이다. 정보기술은 하나의 세계로 연결시킨 경이로운 기술로 우리 생활을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켰다.

 

기계공학자는 잘 알려진 자연법칙을 사용할 뿐 아니라 발전하는 정보과학과 생명과학을 이용하여 새로운 기계를 창조하는 사람이다. 현대 기계공학자에게는 옛날보다 많은 지식이 필요하다. 전자공학이나 생명공학을 이용할 수 있을 정도의 관련지식이 필요하다. 현대적인 좋은 기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관련된 정보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고, 관련정보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와 필요할 때 함께 일할 수 있고 필요한 정보를 잘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에너지를 변화시키거나 변환하는 장치를 다시 한번 상기해보면 기계공학은 인류와 함께 그 역사를 써 나가야 할 동반자다.

 

기계공학은 새로운 기계를 만드는 방법을 공부한다. 기계는 에너지를 변환하고 전달하는 장치라고 했다. 우선 힘과 관련된 공부를 해야 한다. 힘과 운동, 힘과 물체변형, 유체흐름과 힘과의 관계, 열이 어떻게 전달 되는가 등 힘, 운동, 변형, 열 등에 관한 공부를 기본적으로 해야 한다. 기계공학은 필요한 분야를 이해하고, 어떻게 필요한 것을 설계하고 민들 것인가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 설계와 생산 공학에 대한 공부를 하여야 한다. 현대 기계는 매우 복잡하여 많은 부품이 필요하고 복잡한 구조를 갖는 기계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설계할 것인지도 알아야 한다. 운동화 하나를 설계하기 위해서도 운동화가 가지고 있는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을 잘 만족 시킬 수 있도록 설계하여야 한다. , 에너지와 운동, 변형, 열 등과 관련된 역학이 기계공학의 기반공부이며, 관련된 물리량을 측정하고 제어하는 것과 관련된 분야, 이러한 모든 것을 종합하여 설계하고 가공하는 분야의 공부가 필요하다. 창의적이지만 역학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기계공학자가 될 수 없고, 역학에 대한 지식이 충분해도 가공 제작에 대한 이해와 설계에 대한 지식과 안목이 있어야한다. 그리고 더 똑똑하고 잘 생긴 기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통신 관련기술, 산업디자인 기술 등을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학문의 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기/전자/컴퓨터공학, 토목/도시공학  (0) 2022.08.18
재료공학, 생명화학공학  (0) 2022.08.05
천문학, 지구환경과학  (0) 2022.07.12
수학, 생물학  (0) 2022.07.01
화학  (0) 2022.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