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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 (위베르 리브 지음, 강미란 옮김)

우리는 별의 먼지, 우주의 역사

우리는 별의 먼지다

 

현대과학은 우리와 별들을 이어주는 발견을 하게 되었다.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원자들이 저 별에서 온 것이라면 믿을 수 있겠는가? 별들의 중심부는 아주 뜨겁다. 그 안에서 원자력 반응이 일어난다. 그렇게 별에서 새로운 원자들이 생겨나고 그 원자들이 천체에 쌓이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죽는 별도 생기고 일부는 떨어져 나가기도 한다. 그 원자들이 우주 속을 헤매고 다닌다. 그 중 어떤 것들은 지구를 이루는 물질 속으로 들어간다. 이 원자들이 각 인간의 구성체가 된다. 우리가 음식을 먹음으로써 원자들이 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인간들은 별들의 먼지라고 할 수 있다. 하늘의 별들이 인간의 조상인 셈이다. 사람이 죽으면 몸을 구성하고 있던 원자들이 땅속으로 들어간다. 그 원자들이 다른 생물체, 식물이나 동물을 만드는데 다시 쓰인다. 원자는 결코 죽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무엇으로 변한다.

 

50억 년후 태양이 적색거성이 되면 부피도 엄청나게 커지고 엄청난 열기를 품어내게 된다. 그러면 모든 물이 증발되고 돌도 증발해 버릴 것이다. 지구의 모든 원자들은 우주로 돌아가 새로운 먼지구름을 만들 것이다. 그런 성운에서 지구가 같은 행성이 생겨날지도 모른다. 별이 없다면 원자도 없고 우리도 없을 것이다. 과학 덕분에 우주에 대해 알게 되었고 우리 자신에 대해 알게 되었다. 과학은 하늘과 땅에서 이루어진 일을 찾아내고 이해하려 한다. 그런 여러 현상들 때문에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우주에는 별 없는 엄청나게 큰 공간이 존재한다. 우주의 별들은 서로 뭉쳐있다. 그렇게 해서 큰 별 집단을 만들고 그것을 우리는 은하라고 부른다. 각 은하는 약 천억 개의 별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에게 별이 보이는 이유는 우리가 바로 은하 내부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은하계를 벗어나면 별을 잘 볼 수가 없다. 별들도 각각의 은하 속에 있다. 태양도 우리 은하수에 있는 별들 중 하나이다아무리 가까이 있는 은하라 해도 육안으로 볼 수는 없다. 북반구의 가을 하늘에는 안드로메다가 보인다. 카시오페아자리(W모양) 옆쪽으로. 물론 망원경으로 봐야해. 우리가 보는 그 빛은 3백년 전에 자신의 은하를 떠난 빛이다. 남반구에서 두 은하를 볼 수 있다. 두 개의 마젤란 성운이다. 제일 가까이 있다 . 아주 성능이 좋은 망원경으로 관측하면 약 몇천억 개의 은하가 보인다.

 

우주가 팽창한다고 한다. 우주가 팽창한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되었을까? 1920년경 캘리포니아의 아주 거대한 망원경으로 허블이라는 미국 천체학자가 은하들의 거리와 움직임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허블은 우주 속에서 은하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은하들은 서로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은하가 멀면 멀수록 그 멀어지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은하들은 서로서로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우리가 일반적으로 보고 생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면 당연히 어려움에 부딪치게 된다. 우리는 좁은 범위에 익숙하다.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준이 사라진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우주가 수많은 은하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며, 그리고 은하들의 거리가 조금씩 더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게 바로 우주가 팽창한다는 표현의 의미다1610년경 망원경으로 목성의 위성을 관찰하고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었음을 확인한 갈릴레오 갈릴레이, 그리고 허블의 관측으로 우주가 변화하고 있다는 걸 발견한 것도 우주가 팽창하는 것도 망원경을 만들었던 기술자들 덕택이다.

 

우주의 역사

 

역사란 무엇일까? 과거에 있었던 여러 가지 일을 차례로 이야기 하는 것이다. 과거에 대한 지식 없이는 현재를 이해할 수 없다. 선사학자들은 인간의 조상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연구한다. 우리 조상들은 어디서 살았을까? 어떻게 양식을 구했을까? 어떻게 추위를 견딜 수 있었을까? 이런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학자들은 연구한다. 오래전에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원시도구를 찾아내어 조금의 상상력을 더하여 옛날 우리의 조상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주어지는 정보가 부족하다. 중요한건 과거의 한 부분을 설명할 때 당시 살았던 생물의 화석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주의 역사에 대해 알아볼 때도 이 점이 중요하단다.

 

천체학에서의 화석은 어떤 것일까? 우주역사의 한 부분에서 발송된 빛이 화석역할 한다. 우주의 여러 현상을 통해 만들어진 다양한 원자들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자국을 남겨 오늘날 우리가 그 흔적을 찾아내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물리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천체학에서도 많은 결과를 만들어내었으며, 상대성 이론을 통해 우주가 팽창한다면 그 온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스는 압축하면 열이 나고. 반대로 압축을 풀면 차가워진다. 우주는 거대한 가스와 같고 그 우주를 이루는 여러 은하들은 입자와도 같다고 말할 수 있다. 허블의 관측결과를 보면 이 가스가 팽창한다고 했다. 그러니 온도가 낮아질 것이다.

 

벨기에 사제였던 조르주 르레트르는 1930년경 허블의 관측내용과 아인슈타인 이론을 연결하여 생각해 보았다. 그 결과 우주의 과거에 대한 시나리오를 쓸 수 있었다. 원시원자라 부른 아주 뜨겁고 압축된 원자로부터 시작해서 우주가 점점 차가워졌고, 조금씩 쇠약해진다고 생각했다. 훗날의 빅뱅이론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우주는 늘 그대로 존재하였고 앞으로도 존재해야 하는 것으로 변화가 없다고 생각했다. 우주에는 역사가 없다고 많은 과학자들이 생각했으며, 그러다 러시아 천체물리학자 가모박사에 의해 모든 게 달라졌다. 우주에도 역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이론을 뒷받침할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어떤 물질이 뜨거워질수록 그 물질이 빛을 낸다는 특성이 있다. 녹은 철이 어둠속에서 빛을 낸다. 처음에는 빨갛지만 온도를 더 높이면 노란색으로 변하고 거기서 더 높이면 파란색으로 변한다. 모든 물질이 다 그렇다 . 반대로 물질 점점 차가워져도 색이 변하고 빛도 점점 사라진다. 조금씩 어두워지는 것이다.

 

빅뱅이론을 생각해보면 우주도 마찬가로 과거 우주가 더 밝았다는 것이다. 시간을 거슬러 오를수록 우주는 더 뜨겁고 빛나야 한다는 것이다. 충분히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빛의 양이 대단했던 그런 시간에 도달하게 된다. 우주 전체가 하나의 빛이었다는 뜻이다. 우주가 식어가는 동안 빛은 사라진 것일까? 아니면 오늘날에도 관측이 가능한 어떤 자국을 남긴 것일까? 그토록 놀랍고 경이로웠던 시대의 화석이 남아있을까? 대폭발 이론의 근거로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의 존재를 예견한 조지 가모프교수는 빛의 흔적은 남아있지만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대신 망원경으로 확인 가능한 전파의 모습이 되었다는 것이다. 20년이 흐른 후 1965년 그것을 확인했다. 빅뱅이론을 재확인한 셈이다. 우주는 고온의 압축된 빛에서 출발하여 점점 차가워졌다. 그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 의견이나 생각이 틀린 것만은 아니다. 반대로 사람들이 알아주는 유명한 사실들도 틀린 것일 수도 있다.

 

우주는 있는 그대로의 우주 그 자체이다. 우리의 의견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과학은 결코 당연히 그런 거야라고 하지 않는다. ‘아마 진실인 부분도 있을 거야라고 말한다. 아직은 확실하지 않은 부분들, 풀리지 않은 문제들, 밝혀야할 어려운 점들이 많다. 오늘날 빅뱅이론도 가장 그럴듯한 이야기로 여겨지는 것이다. 빅뱅이 남긴 재가 지금도 존재한다. 수소와 헬륨이다. 우주가 태어난 지 딱 1분되던 때 온도는 몇십억 도가 넘었다. 지금의 태양과도 같은 핵반응이 우주 전체에서 일어났다. 그래서 수소를 헬륨으로 바꾼 것이다. 빅뱅이론에 따르면 10%만 헬륨으로 바뀌었고 90%는 그대로라고 한다. 빅뱅의 잔해인 이 수소와 헬륨이야말로 빛의 화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