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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 (위베르 리브 지음, 강미란 옮김)

생명체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우리와 가깝고도 소중한 물질이 물이다. 물은 하나의 산소와 두 개의 수소로 이루어진 분자다. 물은 그것을 만든 요소인 산소와 수소에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산소는 우리가 호흡할 때 들이마시고 수소는 풍선에 바람을 넣을 때 사용한다. 물은 무리가 마시는 것이다. 전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물은 글자와도 같은 원자들이 만든 일종의 조합된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아주 단순한 요소들이 모여 새로운 물질들을 만들어내고 또 이 물질들은 전에 없었던 새로운 특징들을 갖게 된다.  고대 철학자들은 원자를 깨지지 않는 구슬이라고 생각했다. 이 원자들은 여러 조합을 통해 자연을 이루는 물질이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19세기 초에 물리학자들이 입자가속기를 만들어 원자를 연구했다. 그 결과 원자는 복잡한 내부구조를 가진 물질이란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 중심에는 양자와 중성자로 구성된 핵이 있고, 주위는 전자들이 궤도를 돌며 자리 잡고 있다. 원자들이 대자연에서 보면 알파벳 같은 글자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곱 개의 핵을 가지고 있으면 질소가 되고 여덟 개면 산소, 스물여섯개면 철이 된다.

 

가장 가벼운 원자가 수소이며 두 번째로 가벼운 원자가 헬륨이다. 이 원자들이 가장 오래된 원자이며 빅뱅시절 우주를 만든는 데 쓰인 최초의 원자들이다. 우주의 첫 순간에 나온 화염덩어리의 잔해이기도 하다. 그 후에도 계속된 연구로 양자뿐만 아니라 중성자까지도 쿼크로 구성되었다는 것을 1970년에 발견했다. 그런데 이 입자들의 존재는 입자가속기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 이 입자들은 아주 불안하여 10억분의 1초라는 시간 만에 사라진다.  이제 세포 자체가 기본이 되는 것들을 알아보자. 세포들의 다양한 조합으로 식물이 만들어지고 동물도 만들어진다. 우리 몸도 세포로 이루어져있다. 각 세포들이 전체를 위해 자신의 모든 능력을 바치는 일종의 연합단체로 보면 된다. 1860년에 슈반이라는 독일 화학자가 세포는 식물계와 동물계의 기본이 되는 단위다라고 했다. 어떤 세포는 조직체에서 에너지를 제공하기 위해 태양의 빛을 받아들이기도 한다. 또 어떤 세포는 음식물 소화하기도 하고, 또 다른 세포는 아이를 만드는데 쓰이기도 한다. 이 무수한 세포들 조합의 활동들로 내가 살아있는 것이다벌집 속의 벌들은 각자가 맡은 임무가 있다. 꽃가루를 채취하는 벌이 있고 다른 생물들을 쫓아내는 벌들도 있다. 또 어떤 벌은 온도를 조절하는 일을 하기도 하고 그런 벌들이 각자가 맡은 일들을 다하면 벌집은 그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든 혼자서 그 모든 것을 다할 수는 없다. 다양한 요소가 모여서 새로운 특징을 보여준다

 

지질학자에 따르면 지구가 생겼을 때는 천 도가 넘는 고온의 용암 덩어리였다고 한다. 그런 곳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로부터 몇억 년이 지난 후 지구가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수증기가 응고하면서 미세한 조직들이 액체층에 번식하게 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결과를 만들어낸 원인이 무엇이든지 간에 지구에 생명체가 태어났고, 우리가 바로 그 증거라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원시대양에서 빠른 속도로 증가했던 미세한 생물체의 후손인 셈이다. 기본요소가 되는 것이 분자이며 이 분자들이 모여 조직체를 만들고 거기서 새로운 특징을 가진 생명체가 나타난 것이다30억 년전 쯤으로 추정되는 생명의 흔적이 호주와 그린란드에서 발견되었다. 미생물화석인데 그 시체가 쌓이고 쌓여 거대한 바위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지질학에서 이 화석을 스트로마톨라이트라고 부른단다. 이 작은 조직체는 지구 전체에 영향을 줄 정도까지 번식을 한다. 빛의 영향으로 탄산가스를 이용해 산소를 만들 수 있었다. 다른 생물들이 제대로 번식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 미생물이 없었다면 우리도 없었을 것이다.

 

10억년 조금 전에는 지구 생명의 또 다른 장이 시작되었다. 새로 다른 세포들이 모여 만들어낸 생명체가 생겨난 것이다. 진화가 진행되어 물고기가 태어나고 양서류가 나타나고 파충류, , 원숭이를 포함한 포유류, 그리고 인류, 우리가 생겨났다.인간에게 뇌의 세포인 뉴런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생각하고 질문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는 것이 뉴런이다. 이런 놀라운 능력이 셍긴 것은 우주 나이에 비하면 아주 최근의 일이다. 우주 역사 140억년에 비하면 몇 백만 년은 아주 짧은 시간이다. 원자에서 별이 태어나고 살고 죽는데 아주 많은 시간이 걸렸다. 다음으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기본요소인 물이 존재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고, 마지막으로 생물학적 진화는 단세포인 아메바에서 시작해 사고할 수 있는 생명체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했으며, 이게 다 몇 십억 년에 걸쳐 일어난 것이다놀라운 일들이 생겨나서 우주에 너와 내가 살고 있다 그냥 생명체만 생긴 것이 아니라 모차르트의 음악이 태어났고 베를렌의 시가 탄생했다. 라이프니츠가 이런 질문을 했다.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언가 있는 것일까?‘ 확실히 무언가 있지만 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두 번째 질문 우주 탄생 당시의 카오스 상태의 이 무언가는 왜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질서가 잡히고 구조화된 것일까?‘

 

우리가 자연이라고 부르는 존재, 그리고 이 힘을 지배하는 법칙 덕분에 여러 구조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별에게는 중력이 있다. 원자나 분자에는 전자기의 힘이 있다. 그리고 양자와 원자핵에는 두 개의 강력한 다른 형태의 힘이 있다. 어떤 질문에 대한 대답이 나오면 또 그 답에 대한 질문이 나오고, 또 대답이 나오고, 또 질문이 나오고... ? 왜냐하면 ...의 사슬은 끝없이 이어진다아리스토텔레스에게 우주란 두 개의 서로 다른 부분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달 아래 있는 부분과 위쪽에 있는 부분이었다달 아래는 지구가 있고 변화하고 복종할 수 밖애 없는 세계이고 위쪽에는 수많은 별들과 태양이 있어 순수한 물질로 영원토록 변함이 없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갈릴레이가 망원경으로 하늘을 관측하여 목성 주위에 위성을 발견했다이런 관측으로 두 개의 다른 세계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다. 또 몇 백 년의 세월이 흘러 뉴턴의 역사적인 발견이 있었다.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뉴턴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사과를 떨어뜨리는 힘과 지구주위로 달이 돌도록 만드는 힘, 또 태양 주위로 다른 별들이 돌게 만드는 힘은 같은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힘은 태양계에 똑같이 적용하는 힘이었다. 여기서 천체물리학이 탄생했다. 다른 여러 연구를 통해 자연의 힘을 관장하는 법칙은 우주나 지구, 또 과거나 현재나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생물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여러 입자들을 관장하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입자들은 그 힘에 따라 구조화 되었던 것이고 이 힘을 지배하는 법칙에는 특징이 있다. 그건 어딜가나 똑같다는 것이다. 우주를 관측하고 이론 모델을 만들다보면 한 가지를 알게 된다. 그건 바로 자연의 법칙들이 생명체를 탄생시키기 위해 필요한 특징들을 다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러 계산을 이용하여 법칙이 다른 우주에서 일어날만한 일을 시뮬레이션해 보면 그 법칙을 증명해 볼 수 있다. 가짜 우주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우주는 그 우주만의 법칙에 복종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