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언젠가 아침 산책을 할 때 하늘이 좋아 스마트폰으로 찍은 것이다. 10년 동안 사진을 찍어면서 생긴 나쁜 버릇은 자꾸 세상을 뷰파인더로 보려 한다는 것이다. 운동이나 생각에 집중하지 못한다. 누군가와 함께 걸을 때도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 뷰파인더에 집중하여 상대를 무시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 누군가를 존중한다는 것은 그 상대에 집중하는 것이라 했는데.
이제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피부에 와 닿으면 가을의 냉기가 느껴진다. 몸에 냉기가 스며들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왠지 마음이 가라앉게 되고 기운이 떨어진다. 삶이 쓸쓸하고 무상하기도 하고 허무하게도 느껴진다.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쓸데없는 짓거리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인간은 언어를 통해 서로 소통한다.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는 무궁무진하여 그 모든 언어를 이해하기는 어렵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조차도 사용하는 사람마다 그 의미가 서로 다르다. 비트겐슈타인은 우리가 당연시해 왔던 ‘표현 p로 p를 의미 한다’는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적 표현은 같지만, 그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으로 나는 이해한다. 같은 단어지만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각자의 개인적 체험에 관한 단어를 ‘사적언어’ 라고 말한다. '사적언어란 다음과 같은 것을 말한다.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상자를 하나씩 갖고 있다.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이 상자 안에 딱정벌레가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나는 나의 상자를 볼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상자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 상자의 딱정벌레가 다른 사람의 상자에 있는 딱정벌레와 같다고 말할 수 있을까? 혹시 사람들이 무당벌레나 장수하늘소를 가지고 딱정벌레라고 착각하지는 않을까? 이때 딱정벌레를 ‘사적언어’라고 한다. 내가 느끼는 통증과 다른 사람이 느끼는 통증이 같다고 할 수 없다. 이런 경험은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민이 거의 대부분이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있다. 문맹이 거의 없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의식 수준도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사용할까? 정의, 사랑, 민주, 법치, 정치, 평등, 복지, 법, 자유 등 우리 모두가 너무 많이 사용하는 이러한 단어들에 대해 얼마나 정확한 개념을 가지고 사용할까? 내가 사용하는 수많은 일상의 단어들도 맥락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되고, 내 개인적 경험에 의한, 내 개인의 보존을 위한 개념으로 사용된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가 어렵다.
같은 언어로 말하지만 그 의미는 서로 다르다. 서로 다른 언어로 소통하기는 어렵다. 미디어로 쏟아지는 수많은 이야기들, 모든 매체는 그들만의 이해관계에 의한 그들만의 언어로 이야기 한다. 우리는 그런 이야기들로 인해 분노하기도 하고 스스로 위안 받기도 한다. 그러한 말 한 마디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며 자신의 감정을 소비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이런 곳에 감정을 소비하고 나면 일상에 제대로 몰입할 수 없다. 자신의 삶에 집중할 수가 없다. 세속적 상황에 너무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
세속적인 상황에 휩쓸리는 것은 건강에 이롭지 못하다. 머릿속에 그러한 것들로 가득 차 있으면 쓸데없는 곳에 감정을 소비하고, 정서적으로 불안만 초래한다. 정신 건강의 가장 기본 요소가 정서적 안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각자의 언어로 이야기하면 누구를 설득할 수도 없고, 설득 되지도 않는다. 서로를 인정하지도 수용할 수도 없고 서로의 차이만 확인할 뿐이고, 상대에 대한 감정의 골만 더 깊어지고 오로지 분을 풀어야겠다는 마음만 가득하다. 특히 마음 둘 곳 없는 노년이 되면 유튜브든 TV든 미디어 속의 상황을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반복되는 세속적인 것들에 감정이 휩쓸려 분노하며 불안한 정서 속에 살아갈 가능성이 많다. 분노와 불안의 감정은 가장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감정이다. 건강을 위해 세속적인 사건, 사고에 너무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 .
최병진, 손문주, 외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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