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차나 한잔 들고가게!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

 

불교에 대해 관심이 많아 성철스님의 백일법문을 한동안 집중해서 들었다. 스님은 불교의 역할에 대해 한결

같은 이야기하신다. 일체 대상이 부처이고 그것을 깨닫는 것이 첫 번째이며, 그 깨달음으로 세상만물을

부처로 대하면, 이 세상이 극락정토가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불공佛供을 많이 해야 한다고

하신다. 그리고 마지막에 하시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다.

 

불공佛供은 중생을 이롭게 하는 것이 근본이다. 부처님에게 물질을 쌓아놓고 명 빌고 복 빌려고 하지 말고,

참으로 부처님을 믿으면 중생을 이롭게 해라어떤 잘난 사람이 '나에게 돈을 많이 가져오면 내가 너희들을

잘 살게 해주고, 죽어서도 극락세계 가게 해주겠다'면 사람들이 뭐라 하겠는가미친 놈이라 하지 않겠어?

그런데 부처님이 어찌 나에게 돈을 가져오면 복주고 명 준다고 했겠어오직 중생을 도우는 것이 진정한

불공이다몸과 마음, 물질로 세상에는 불공할 대상으로 가득하다절은 불공드리는 곳이 아니고 불공하는

법을 가르치는 곳이다. 불공대상은 밖에 있다."

 

우리나라 종교를 굳이 이야기하자면 동학이다선불교는 중국의 道學과 불교가 합쳐진 것이라면,  소태산

박중빈의 원불교는 동학과 불교, 강증산의 개벽사상이 합쳐진 우리나라 종교라고 생각한다. 원불교는 생활

종교다. 원불교 가르침의 핵심은 지본주의로 인한 물질 개벽에 상응하는 정신적 개벽, 깨달음을 얻는 것이다

물질 문명이 마음의 개벽으로 얻은 도덕과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지금 내가 바라보는 우리 시회,

이웃, 부모, 자식들이 나의 거울이다그 모습으로 내 모습을 유추해볼 수 있다그 꼴이 보기 싫다고 그들을

하며, 그 거울을 아무리 닦아내도 소용없다. 더럽혀진 내 몸을 닦아야 한다거울에 비친 모습이 보기 싫어

돌아서지만 주변에 수많은 거울들이 나를 비춰주고 있다.

 

우리 모두는 물질, 바깥 세상에 전도되어 있다. 물질에 집착하여 그 자리, 그 상태에 머물며 갈 길을 잃었다.

거기서 자신을 보고 깨어나 자주적인 삶,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 ' 무시선무처선 無時禪 無處禪 ' 선에는

때가 따로 없고선을 행함에 있어 수행처가 따로 없다. 생활현장 모두가 수행처이다.  '처처불상 사사불공

處處佛像 事事佛供' 곳곳에 있는 그대로가 부처이고, 모든 일상이 불공이라는 말이다. ‘일상 속에서 진정한

불공의 삶을 살아라는 의미다. 이것이 원불교 가르침의 핵심이다. 진정한 종교의 가르침이라 생각한다.

 

현대 사회는 인간의 물질에 대한 탐욕이 천지만물에 영향을 주고 있다그러니 정신을 개벽시켜 물질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이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우리는 언제나 경제위기를

이야기한다돈이 사라졌는가돈이 줄었는가? 돈이 음지에 숨어 세상만물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지금은

경제적 위기가 아니라 도덕적 위기다더 이상 물질적, 기술적인 것에 의존하여 삶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잘 살려고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지금까지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다.

 

우리의 정신은 물질로 인한 오염으로 심각하게 피폐해졌다. 정신계몽이 필요하다. 우리는 물질에 갇혀 아무

것도 믿지 못하고 개개인으로 고립 되었으며, 동물적 행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인간사회 문제해결을

위해 솔루션을 만들면 그 솔루션은 또 다른 문제를 만든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물질 속에 갇혀

있는 우리 마음이 문제다. 그 근본적인 문제 해결방안이 인간 마음의 개벽이다. 마음을 개벽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종교다. 석가모니도 예수도 그 당시 율법속에 갇힌 사람들의 마음을 개벽시켰다. 이제 물질 속에

갇힌 우리 마음을 개벽시켜야 한다.

 

종교는 일상생활을 떠날 수 없다좋은 생활을 하는 것이 곧 종교를 믿는 것이다.  이것이 '일상수행'이다.

생활속에서 수행하는 것이다. 종교는 특별한 장소에서 하는 것이 아니다. 따로 특별히 수행하는 것도, 곳도

없다. 생활종교다. 세상 사람과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세상에는, 우리 주변에는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는

부처가 많다. 누가 주도하는 세상이 아니라 모두 함께 살아가는 평등한 세상, 그러한 세상을 살아가는 마음

씀씀이가 어떠해야 하고생활양식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삶의 방향을 소태산은 제시한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

 

 

'차나 한잔 들고가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철학의 가치  (0) 2020.01.02
제국주의  (0) 2019.12.27
다시 진보와 보수  (0) 2019.12.20
베트남  (0) 2019.12.06
자유 민주국가 대한민국   (0) 2019.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