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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고 유쾌한 과학 이야기( 브뤼

상관관계와 인과관계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장소가 어딘지 아는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장소는 다름 아닌 침대이다.  통계적으로 가장 많이 죽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침대에서 죽는다고 해서 침대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침대가 죽음이라는 위험 원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의 원인은 잇따른 여러 가지 결과들을 유발할 수도 있는데 이를 두고 연쇄반응이라고 한다. 비가 와서 땅이 적었고, 땅이 젖어서 차가 밀렸고, 차가 밀려서 내가 지각했고... 결국 모든 사태는 비 때문에 벌어진 일이니까...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혼돈하는 것은 흔히 저지르는 논리적인 오류다.  실재 세계는 그보다 훨씬 복잡하기 때문에 사건과 사건이 서로 어떤 관계인지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실재 세계에서는 지극히 사소한 사건도 무수히 많은 원인과 또 그만큼 무수히 많은 결과에 연관되어 있으며 원인과 결과 사이에 불균형이 존재하기도 한다이른바 나비효과가 그런 현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실재 세계를 이해하려면 우선은 그 실재 세계를 단순화시켜서 중요한 법칙들을 이끌어내고, 그런 다음 우리가 할 수 있는 관찰과 실험에 근거해서 그 법칙들이 유효한지 확인해야 한다바로 이것이 과학자가 하는 일이다. 정당하게 보일 수도 있는 몇몇 성급한 분석과 손쉬운 결론이  집단적 무의식에 각인될 만큼 우리는 한 발 뒤로 물러나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서, 직관적으로 옳은 것과 실제로 옳은 것을 구별해야 한다. 과학자는 자신이 틀렸음을 말해주는 논거들을 피하려고 하지 않는다.  과학의 속성은 우리가 사는 세상의 실재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실재에 대한 모형,  즉 일정 틀 안에서 실재와 같은 방식으로 돌아가는 모형을 만드는 데 있다. 어떤 분야이든 과학적 근사치에 지나지 않으며 실재 세계가 아닌 그 이론적 모형만을 제공한다.

 

아무리 어려운 계산을 할 수 있는 기계도 어쩔수 없을 정도의 복잡성을 가지고 있다.  실재 세계는 우리의 능력 밖에 있으며,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첫 걸음이다. 과학은 끊임없이 단순화를 거치면서 모형을 만든다. 이 모형은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것이며 어떤 경우에도 실재와 혼돈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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