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는 많이 어리석었고, 장성하였서는 병이 많았네.
중년에 어찌 학문은 즐기게 되었고, 말년에 어찌 벼슬에
올랐던고.
학문은 구할수록 아득하고, 벼슬은 사양할수록 몸에 얽히네.
나아가면 잘못 되고 넘어지니, 물러나 바름을 간직하려네.
나라의 은혜에 심히 부끄러우나, 성현의 말씀이 참으로 두렵네.
성현의 말씀은 산처럼 높이 솟아있고, 물처럼 끊임없이 이어지네.
벼슬을 그만두고 춤추듯이 평복으로 갈아입어, 뭇사람의 비방을
벗었네. 내가 품은 생각을 저렇게 막으니, 내가 지닌 패옥佩玉
누가 즐길까?
옛사람이 나의 마음을 이미 얻은 것을 생각하니, 후세 사람이
나의 마음을 몰라주리라 어찌 생각하리오. 근심 가운데 즐거움이
있고, 즐거움 가운데 근심이 있네.
자연의 조화를 타고 다하여 돌아가니, 더 이상 구할 것이 무엇이
있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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