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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한잔 들고가게!

내 몸이 수용할 때까지

 

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 세상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뿌리를 내린다는 것은,

이 세상 사람들과 물질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다. 관계란 서로의 필요에 의해 또는숙명적으로

연결된다. 

 

'관계맺음'은 상호간 감정의 교류이다. 두 사람이 관계를 맺게 되면, 어떤 상황에 대한

두 사람의 감정은 때로는 일방적으로 수용하고, 때로는 강압적으로 요구하고, 때로는 서로

양보하고, 때로는 협의하고 조정한다. 힘의 논리로 만들어지거나, 서로가 친밀해서 무조건

수용하거나, 양보하는 경우외에는 서로 협의하고 조정해야 하며, 그것은 기술을 필요로 한다.

그 기술은 '참고 기다리는 것'이다. 참고 기다리면, 모든 것이 이해되고 수용된다.

 

정서적으로 아무리 두사람이 친밀한 관계라 해도 때로는 오해하고, 상대를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상대를 이해하고, 수용하고자 해도, 내 몸은 내 의지와는 반대로 감정을 마음대로 표출

하기도 한다. 어떤 상황에서 적절한 감정을 표출하고, 때로는 감정을 적절하게 통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해, 감정을 이기지 못해 관계가 틀어지고,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

茶飯事다. 어떤 순간의 격해지는 감정을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상대가 의도적으로

나를 해하려 하지 않는다면, 시간을 가지고 다시 생각해야 한다. 굳이 상대의 잘못을 찾으려

애쓰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내 마음은 그러한데, 내 몸이 통제되지 않으니 힘들어진다. 내 몸이 편안해질 때까지

기다리자. 참고, 달래고, 기다리자. 내 몸이 수용할 때까지 기다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