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이면 고요함을 즐기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자식들이 먹는 음식을 나누어 먹고
이제 식탁은 내 중심이 아니라, 자식들 중심이지만 별로 불만은 없다. 아이들이 다이어트를
하면 나도 다이어트식으로 고구마를 먹고...
아직은 일할 곳이 있어 지하철로 출근하면서 책을 읽고 운이 좋아 자리에 앉으면, 졸리면
잠깐 동안 졸 수 있다는 것이 그리 좋다. 일 때문에 어딘가 갈 곳이 있고, 그리고 어떤 누군가를
만나고, 어떤 사람은 만나는 것 자체로 즐겁고, 어떤 사람은 거부하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사정을 헤아려서 물러나고, 어떤 사람은 매력이 있어 관심이 가고, 어떤 사람은 그냥 따뜻하고
어떤 사람은 스승이고...
가능하면 걷고 또 걷는다. 길을 걸으면서 사람 구경도 하고, 조용한 길이면 사색도 하고, 가끔은
막걸리 한잔할 누군가가 있어 그리 좋다. 집에서 TV시청을 하며 웃기도 하고, 찍어둔 사진을
정리하면서 조금은 잡음이 섞여 있는 클래식 FM라디오를 듣고, 추억을 즐긴다.
때로는 나홀로 집에 있을 때 그 고요함을 즐기며, 집속 깊숙히 들어온 햇살을 즐긴다. 특히
비가 오면, 그 빗소리만 들리는 적막함이 나는 그리 좋다.
주말이면 산을 가고, 사진을 찍고, 나무, 풀, 꽃, 바위, 멀리 이어지는 산능선 그 아름다움을
대하면서, 나는 자연과 침묵으로 대화한다. 눈보라 몰아치며 모든 것이 사라진 그 삭막함에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면, 자연은 어김없이 색깔이 변해가는 것을 느낀다. 그러한 자연이
그렇게 신통방통하고 기특하다.
이제 봄이 오면 고추도 심고, 상추도 심고, 호박도 심어볼 것이다. 그것들을 키우는 재미도
일상의 또다른 즐거움이다. 기특하게 자라나는 새싹을 보면 애틋함이 있고,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희열이 있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 스스로를 생각하고, 졸리면 자고,
인터넷을 통해 가끔은 세상 구경도 하고, 가족과 티격태격 하면서....
그렇게 나는 한가롭기도 하고, 바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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