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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한잔 들고가게!

소통

소통은 서로 상대방을 인정할 때 비로소 시작된다. 자신이 인정받지 못하거나,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으면, 서로의 마음이 열리지 않으니 소통되지 않는다.

그럴 때는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또는 자신을 방어하려고만 한다. 누구든 서로

만나게 되면 그런 분위기를 감지하게 된다. 상대의 모습과 분위기, 상대의

반응에 따라 어떻게 대응할지를 상호 작용한다. 이것은 동물적 본능이다.

 

현재 우리가 이야기 하는 대부분의 대화는 소통이 아니다. 서로 요구사항을 말하고

그것을 수용할 것인지, 또는 수용할 것을 강요하는 것이다. 거기에는 자동적으로

서열이 정해진다. 갑을이 있다. 주도권 싸움이 있고, 존중은 없다. 우리는 그런 대화에

익숙하다. 우리는 그것이 대화이고, 자기 의견이 반영되면 공감이고, 소통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대화라고 생각하는 대부분은 협상이다. 아니면 내가 인정받기 위함이다.

 

협상은 서로 뭔가를 주고 받는 것이 있을 때 필요하고, 또 대부분의 협상은 수평적이지

못하다. 어느 한쪽은 우위에 있고, 상대는 약자이다. 힘이 있는 쪽은 최대한 상대에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그 힘을 최대한 활용한다. 이러한 대화에 절대 소통이 있을 수 없다.

 

이런 대화에서 우리가 누군가를 인정한다는 것은, 자신이 약자가 된다는 느낌, 상대에게

밀린다는 느낌을 받는다. 부부 간의 대화도, 친구 간의 대화도 잡담 아니면 협상이다.

가능하면 우위에 서고 싶고, 대화에서 주도권을 잡고 싶어한다. 이것은 본능이다.

소통은 후천적으로 훈련되어 이러한 본능을 극복해야 한다. 의지만 있다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방법과, 태도가 평소 훈련되어 몸에 익숙해져야 한다.

 

상대의 주장을, 상대가 내 의견에 반대하는 것을, 'no'라고 이야기 하는 것을 기분

나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기분이 좀 나쁘더라도 수용하는 것이 우선이다.

평소 그런 것에 익숙하지 못한 우리는 결코 누구와도 소통할 수 없다.

 

산업시대, 인터넷 시대에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 공생의 길이라고 한다.

기술과 문화는 평등, 수평으로 변해가고, 거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우리는 서로

누군가를 원하면서도 서로를 불신하며, 받아들이지 못하니 삶이 고달프고 힘들다.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방법은 누구나 이야기 하는 것처럼 '소통'이 맞다.

소통되어야 공감하고, 관계를 잘 맺을 수 있다. 그러나 말로만 모두들 떠들지만

아무도 그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고, 서로 상대를 비난하며 이기기 위해 애를 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소통은 어려운 일이고, 시간도 많이 걸리며 수련이 필요하다.

그리고 소통은 우리 일상에서 그렇게 소중하고 필요함도, 절실함도 없다. 그냥

내 의견이 인정받지 못하면 "소통"이 안된다고 불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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