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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퀘스천 (줄리언 바지니 지음, 문

자신을 버려라

깨달음을 얻는 길은 마음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는 여러 막연한 생각을 한다. 인생의 의미는 심각하게 생각해서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라, 긴장을 풀고 마음을 열어 에고를 내려놓아야 찾을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 문제 자체를 소멸시키는 것이다. 마음을 자유롭게 함으로써 우리는 '나'가 중요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수레란 수래부품들이 적절하게 조립된 것일 뿐이다. 수레는 수레를 이루는 부품들보다 상위에 있는 대상이 아니다. 우리가 자아라고 부르는 것은 오온五蘊이 적절하게 조합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불교 용어 오온五蘊: 온蘊은 집합체, 모임, 더미 등으로 번역된다. 色육체의 물리적형태, 愛감각, 想지각, 行마음의 작용, 의식을 뜻한다) 수레가 부품들의 합이라면, 그 부품들이 존재하는 이상 수레도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차라고 부를 수 있으려면, 부품들이 적절하게 배열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마찬가지로 '자아'란 것이 사고하고 감각하기 위해 정상적으로 일하는 육체와 두뇌가 낳은 산물일 뿐이라면, 자아소멸을 추구할 때 더 진실하게 살 수 있다는 근거는 없다. 나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 특히 자기문제에 지나치게 묶여있으면 행복해지기 어렵고 세상 살기도 어려워 진다는 생각이 옳다고 생각한다. 자기자신에 묶여있는 사람의 삶을 일컬어 버트런드 러셀은 '과열되고 갇힌 삶'이라고 했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마음을 조금 덜 쓰고, 세상을 더 넓은 눈으로 볼 필요가 있다. 나는 행복, 쾌락, 탁월성의 추구, 사랑 등이 유의미란 삶의 일부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명상도 유의미한 삶의 일부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것은 삶을 그 자체로 살 가치가 있게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인간은 태어나 자란 곳의 익숙한 생각은 받아들이고, 이질적이거나 낯선 생각은 거부하는 경향이 매우 크다.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신념 체계가 있으며, 우리가 세상에 있는 이유와 어떻게 살것인지를 알려주는 설명들도 부지기수이다. 피상적으로 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신념들의 진실을 어떻게 조사할 수 있겠는가? 당신의 가장 근본적인 믿음은 댱연이 나의 근본 전제들과 매우 다르며, 그에 따라 어떤 주장을 무시하고 어떤 주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지가 달라진다. 열린 마음을 유지하는 한 방법은 차이를 존중하고 관용하는 것이다. 믿을만한 타당한 근거가 있는 것을 믿고, 그렇지 않은 것을 반대하는 일은 거만한 태도가 아니다. 그렇게 했는데도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부정할 때만 거만한 것이다. 생각하는 바를 토의하거나 논쟁할 수 없다고 하는 순간 당연히 말할 것도 없어지게 된다.

 

알베르 카뮈는 '삶이 무의미하다는 사실이 절박한 문제를 제기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왜 자살하지 않느냐는 말이다. 카뮈는 자살이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대신 삶의 무의미한 삶의 부조리를 직시하고, 성실하고 용기 있게 그 사실을 견디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인생은 어떤 목적이나 목표를 두고 창조된 것은 아니다. 초월론적인 계획이나 목표, 목적에 기대지 않고도 인생이 그자체로 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인생이 유의미할 수 있다. 자기가 하는 일에 만족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인생을 가치있게 해준다. 19세가 정치가 디즈레일리도 낭만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렇게 말했다. '많이 보고, 고통받고, 많이 공부해라.그것이 배움의 세가지 기둥이다'.  우리는 때로 고통을 통해 배움을 얻는다. 그러나 고통을 겪지 않고, 타인의 고통을 통해 배울 수 있다면 훨씬 좋다. 하지만 고통이 종종 배움의 통로가 된다는 사실은 고통이 모든 배움에 필수적이며, 혹은 고통 없이 배운 사람보다 고통을 겪으며 배운 사람이 반드시 더 많이 배운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다.

 

'의미하다'라는 말의 다양한 사전적 의미를생각해보자. 우선 어떤 대상이 목적하는 '의도'를 뜻한다. 인생은 어떤 것을 위해서 의도될 수 있는 종류의 대상이 아니다. 인생은 의도할 수 있는 주체가 아니며, 오로지 인간만이 무언가를 의도할 수도 있다. '인생의 의미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왜 인생이 우리에게 가치가 있는지, 왜 우리는 인생이 중요하며 살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지를 묻는다. 우리는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모두 동의하기를 결코 기대할 수 없으며, 최종적인 해답을 찾아내기를 바랄 수 없다. 최선의 방법은 그저 인생과 화해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흥미를 느끼는 일의 중요성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자기가 감동한 것에 대해  ‘모든 사람이 최소한 ... 을 조금이라도 알거나 경험해봐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삶이 의미있는 까닭은 그것이 우리에게 무언가 중요한 것을 의미하고, 그 삶을 사는 이에게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삶의 모습을 바꿀 결정적인 선택을 내려야 할 때에도, 상당히 많은 선택이 비교적 성찰되지 않은 채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사람에게 철학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인식을 하든 하지않든 철학을 한다. 어떤 것이 올바른 길인지, 무엇이 진실인지, 혹은 인간으로 산다는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생각할 때마다, 우리는 철학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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