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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심리학 (배르벨 바르데츠키

자립심과 자기수용

자존감 낮은 사람의 인성을 치유하는 목적은 통합된 자아와 안정적인 자존감을 심어주고,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가치를 올바르게 평가하게 만들며, 절망적 감정에 대처하는 방법과 한계를 수용하는 방법과 무기력하게 남들에게 집착하지 않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자립적 인격을 구축하는 것이다자립적인 인격을 구축한다는 것은 자기 모습을 포장하지 않고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남들의 이해와 지원을 받으며, 누군가와는 거리를 두었다가 다가가고 강인한 존재인 동시에 남에게 도움 청할줄도 알며, 자기만의 개성을 포기하지 않고도 사랑받고, 자기의 의견을 분명히 표현하고 때로 거절당하는더라도 상대방이 자기자신을 거부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으며, 대단한 성과를 보여주지 않더라도 존재를 인정받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이 하는 모든 행동의 동기를 다른 사람의 기대가 아니라 자기내부에서 찾게 된다. 이러한 행동 양식은 자주적 행동 양식이고 어른스러운 행동 양식이다. 자립심은 일상 생활 속의 사소하고, 구체적인 노력을 통해 자라난다. 상담 받는 사람들은 남의 시선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이들이 많다.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던 수치심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려 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자기가 보잘 것 없는 인간이라는 두려움이 점점 커진다. 부정적이고 자기 비하적인 생각들은 근거없는 착각에 불과한 경우가 허다하다.

 

자기를 이해해 주는 사람들과의 접촉을 통해 자신에 대한 회의나 두려움, 공포감 등을 부분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체험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자기자신이다. 자존심을 극복하지 못하고, 비판에 대한 두려움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한다. 자기 약점과 두려움을 토로한다고 해서 자신의 존재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이 화가 난 것 같고, 기분이 언짢아 보일 때면 늘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믿어버린다. 이럴 때는 상대방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 최고이다. 남녀관계에서 자립심을 갖는 것은 책임있는 파트너가 되는 것을 뜻한다. 그러려면 공주대접 받는 환상을 버리고, 파트너와 함께 그 관계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느냐 그리고 자신의 중심과 정체성을 더 이상 상대에게서 찾으려 하지 않아야만, 상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상대에게 긍정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데, 그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대인관계 패턴은 처음부터 상대에게 거의 목숨걸다시피 하는 행태를 중단하고,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상대와의 관계를 서서히 궤도에 올리고, 남자에 대한 자신의 기대와 그 기대의 충족 가능성을 타진해 봐야 한다. 견해 차이를 인정하는 것, 남들과 다른 자기만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표현하는 것도 자립심에 속한다. 자기자신을 돌보는 능력, 그것을 성취하는 능력도 자립심의 일부다. 나는 내 감정을 느낄 권리가 있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존재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권리를 인식하기만 하면 열린 마음으로 타인을 대할 수 있고, 자기의견을 고수할 힘도 얻게 된다. 자기의 신체에 대해 새로운 긍정적인 시각을 가져야 자주적 인격을 형성할 수 있다. 외모만으로 자신의 신체를 평가할게 아니라, 자신의 신체를 진정으로 체험하고 느끼고 인지하며, 신체와 관련된 모든 느낌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자기 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그들은 자기 몸을 온전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 몸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  자기 몸을 하나의 수단으로 받아들이는시각을 버리고, 자기몸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기 몸을 비하하면 할수록 생각이 자꾸 거기에 매달리게 되므로 칭찬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독립적 인격체가 된다는 말 속에는 올바른 한계를 그을줄 아는 능력이 포함되어 있다. 즉 독립적 인격체가 되려면, 어디까지가 자기자신이고, 어디부터가 외부인지, 그 경계를 파악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한계를 긋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 중 한가지가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이다. '아니오'라는 말은 상대방에게 한계를 제시하는 말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누리고 수용하며, 즐거움의 끝이 어디인지를 분명히 아는 것도 한계 설정의 일부분이다. 한계를 설정함으로써 아무리 먹고 싶어도 더 먹고 싶거나, 아무리 놀고 싶어도 더 놀고 싶은 현상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게된다. 내게 필요한 것만 취함으로써 만족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상대가 나와 다르다는 것, 상대가 바라는 바와 내가 바라는 바가 다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내 모습을 상대의 기대에 맞출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두사람의 의견이 다를 때도 있다. 상대와 분리되었을 때 느끼는 고통보다 자기를 상대에게 맞추는 편이 더 쉽기 때문에 늘 자기를 상대에게 맞춰 왔다면, 이제는 자기자신과 상대에 대한 신뢰를 지녀야 한다. 희생자 역할에서 벗어나려면, 내 능력을 믿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상대의 행동에 화가 난다면, 그 감정을 상대에게 솔직히 털어놓아야 한다. 명료한 커뮤니케이션이 되려면 먼저 메시지가 명료해야 한다. 어렴풋한 짐작에 기대를 걸었다가는 오해만 발생한다. 자신을 수용한다는 말은 어린시절에 주입된 부정적 가치관과 절대 해서는 안될 일, 반드시 해야 할 일 등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리는 것을 뜻한다. 완벽주의에 대한 압박감을 버리고 자신을 더 이상 지치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 일상 생활 속에서 망중한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자기수용을 위해서는 탁월한 재능을 지닌 특별한 사람이 되겠다는 야심을 버려야 한다. 자기 문제를 스스로 적극적으로 해결할 때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자기자신을 수용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사랑받기 위한 첫걸음이다. 대인관계에서 진정한 의존의 의미를 깨닫는 것은 중요하다. 밀러의 말대로 '의존성 체험은 진정한 자립을 얻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어린아이 같은 의존 욕구로 인한 양면적 감정을 극복한 뒤에야 진정한 해방이 가능해진다. 진정한 의존은 공생적 융합관계와는 다른 것이다.  진정한 의존은 자신의 한계를 잃지 않고, 상대에게 자신을 맡길 수 있는 능력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이에 따라 자신과 상대를 사랑할 수 있는 능력도 커진다.  쿨한 가면을 벗지 않는 한, 보호와 따스함을 바라는 욕구는 충족되지 않는다. 특별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만 강해질 뿐이다.  자기 안의 나약한 모습과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받아들이고 나면, 만족스럽고 충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이 펼쳐진다. 그러기 위한 전제조건은 자신과 타인에게 자기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전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