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점점 사회에서 밀려나면서, 지난 날을 되돌아 봅니다. 감사한 나날이었습니다.
인류 역사 중에서 이런 시기에 태어났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산행을 할 수 있고,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는 건강과 여유를 갖게 된 것을 감사합니다. 자연을 좋아하게
된 것에 대해, 책을 좋아하고 책에 몰입하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고, 그 추억을 간직할 수있도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능력과 그럴 기회가 나에게 주어졌음에 감사합니다.
그렇게 경제적으로 부유함을 물려주지는 않으셨지만, 건강함을 물려주시고, 자식에게
결코 의존하지 않으시며 부담되지 않으시려는 부모님의 그 마음에 감사합니다.
많은 비용 들이지 읺아도 언제나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건강하게 내 곁에 함께 해주는 아내에게
감사합니다.
그렇게 특별한 재능은 없어도, 그냥 평범하게 살아가며,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해준 것에 대해, 가끔 생일을 기억해주고 축하한다는 문자 메세지를
보내주는 자식에게 감사합니다. 언제나 연락하며 반갑게 맞아주고 가끔 술 한잔
나누며, 쓸데없는 푸념, 듣기 싫은 이야기도 묵묵히 들어주는 친구에게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선배, 동료, 후배들에게도, 사업
파트너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사회적으로 많은 것을 성취하지 못하고, 부를 쌓아 올리지는 못했어도, 항상
긴장하며 방탕한 삶에 빠지지 않게 해준 그 환경에 감사합니다. 적당한 고민,
적당한 여유, 적당한 시련으로 인생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 내 삶에 감사합니다.
때로는 삶의 어려움을, 좌절을 극복하기 위해 나에게 적절한 조언을 해주고, 나에게
공감을 느끼게 하며 마음에 안정을 갖게 해준, 그 책들을 쓴 저자에게 감사합니다.
그로인해 자연에 대해, 생명에 대해, 인간에 대해, 세상 많은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내 운명에 감사합니다.
뛰어난 능력 없이 항상 부족함을 느끼는 내 자신에 대해서도, 이런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이 시대에, 우연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