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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 가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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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론사회2 누구 혹은 어떤 집단을 적자로 볼지의 문제에 별 관심이 없다. 오랜 세월 사람들은 이 문제를 두고 논쟁을 벌였고 정말로 피터지게 싸웠다. 어떤 형태의 사회가 최선이며 우리는 어떻게 그런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예전 에는 한 사회 내에서 정치, 종교, 문화, 경제가 다소 동등하게 공존했다. 지금은 전 인류가 강요된 단 하나의 현실에 복종한다. 이름하여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다. 이것이 이상적 인간의 성품까지도 결정한다. 이상적 인간이란 최고의 생산성을 갖춘 남자 혹은 여자이다. 능력주의가 최고의 계층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수준에 머문다면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오늘날의 능력주의는 급속도로 달려가는 디지털 글로벌 자유시장으로 완벽하게 잠입했고, 이런 결합른 공동체로서의 사회에 치명적인 듯하다. 기업활동의 결..
엔론사회1 불경기, 치솟는 실업률, 금융위기, 파산직전의 국가들..... 이런 상황에 각국이 내놓는 전형적인 정책은 예산삭감, 복지예산 축소 그리고 기생충 같은 정신상태를 막기위한 조치들이다. 이를 통해 마치 일하기 싫어하는 실업자들, 너무 높은 임금, 너무 이른 퇴직연령이 모든 위기의 원인인 듯한 인상을 전달한다. 북유럽인들은 남유럽인들에게 손가락질을 해대고, 자기 땅에 사는 사람들은 외국인과 망명자를 비난하며, 젊은이들은 베이비 부머를 탓한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내가 남보다 불이익을 당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우리의 교육은 모두에게 열려있고, 가격도 저렴하며 질적 수준도 높다. 우리의 신문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쓸 수 있다. 의료시설 및 복지제도는 세계 최고의 수준이며 교육수준과 기대수명도 높으며 우리는 매..
심리장애는 사회적인 것이다. 우리의 정체성은 사회가 정한 관계내에서 타인과 동화하기 및 거리두기를 통해 탄생한다. 몇가지 행동모델은 진화를 거치면서 형성되었기 때문에, 환경의 영향이 없어도 나타나거나 숨어 있을 수 있다. 최고의 목표는 생존이며, 그 다음이 섹스다. 많은 사람들이 규칙없어도 잘살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이성만 있으면 충분히 올바른 결정을 내릴수 있다고 말이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전통적 규범과 가치를 다 내다버린다고 해서 완벽한 자유를 누리고, 이성에 기반한 관계들을 맺게 되는 것은 아니다. 혼란과 공포를 낳게 된다. 규범과 가치가 타락했고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요즘의 한탄은 규범과 가치가 변했으며, 더불어 정체성도 변화했다는 사실을 우리가 얼마나 애써 외면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정사회가 사회관계와 이와 관련된..
본성이라는 신화 2 보통 상황에서 인간은 타인의 고통을 같이 느낀다. 하지만 게임을 할 때, 우리를 속인 상대가 고통을 느끼면 소위 말하는 쾌감센타에 불이 들어온다. 영장류의 경우에는 공감도 큰 역할을 한다. 남이 느끼는 것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능력 말이다. '사람들이 네게 하기를 원치 않는 일은 너도 남에게 하지 말라'. 이것을 인간의 성찰능력, 자신과 자신의 행동을 살펴볼 수 있는 능력과 연관지으면, 이내 양심의 문제로 다가가게 된다.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느끼는지 알고, 남이 무엇을 느끼는지 느낄 수 있다. 인간은 안정과 협력을 보장하는 사회적 서열이 필요한 무리 동물이다. 영장류의 경우도 우두머리가 평화를 보장한다. 공감은 물론 남의 불행을 좋아하는 마음 역시, 특정한 원숭이 종의 개별적 특징이라기보다 기나긴 진화..
본성이라는 신화 1 포스트모던시대에는 개인의 형성 가능성이 전면으로 부각된다. 기준은 경제적 성공이다. 생물학과 유전학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확신에 도달했다. 정체성은 우리의 유전자에 숨어 최강자가 승리를 거두도록 보살핀다. 우리의 정체성 발달은 유전의 결과인가 아니면 환경, 즉 교육의 영향인가? 오늘날의 지배적 사고방식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자기보존과 번식에 토대를 둔, 시간을 초월한 진화의 자연도태가 낳은 결과물이다. 그걸로 끝이다. 이런 관점에선 규범과 가치란 없으며, 있다해도 문화적 현상으로 치부된다. 하지만 놀랄 정도로 명쾌한 이런 정의는 자기보존의 이 자기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는 순간 갑자기 명쾌함을 잃고 만다. 자기란 종種을 의미할까? 아니면 개인? 아니면 유전자? 우리 인생이 일종의 백지상..
인간과 과학2 계몽주의 초기단계에서는 기대가 높았다. 과학의 인식이 역사상 최고의 사회를 선사할 것이라고 모두들 기대했다. 그들의 중심사상은 간단했다. 인간에게 해가 되면 틀렸고, 인간에게 행복을 주면 좋다. 그들의 목표는 공리주의의 창시자인 제러미 밴덤의 말대로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었다. 선과 악을 결정할 신이 없다면, 인간이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 보상을 받거나 벌을 받기위해 내세를 기다릴 필요도 없다.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합리성과 열정과 공감이다. 이 세가지가 세속화된 사회를 떠받칠 기둥이라 보았다. 열정은 추동력이며, 열정을 조종하는 것이 합리성이며, 공감은 척도가 되어 합리성을 떠받친다. 볼테르와 루소는 낭만적 자연관안에서 종교와 이성을 결합한 그들의 순화된 사상은 프랑스혁명이후 세속화 된 국가종교로 칭..
인간과 과학1 기독교의 영향으로 인간이 나쁘다는 확산이 널리 퍼져 나갔다. 교만, 나태, 분노, 정욕, 폭식, 질투, 탐욕의 죄악은 인간 성격의 유약한 일곱가지 측면이다. 20세기 내내 대부분이 서구인들은 이런 믿음을 공유했다. 종교와 국가가 분리되기는 했지만 사회는 철저히 종교적이었다. 그 일부인 정체성은 내적분열에 시달렸고 신체 및 여성에 극도로 적대적인 외부의 더 높은 권력에 복종해야 한다는 강제가 특징이었다. 현대 과학의 인식들은 1960-1970년대 들어 서서히 효력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기독교 기본이념중 하나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 계몽주의 덕분이었다. 관련된 한 가지 이념은 바로 불변성이었다. 기독교 교리에 따르면, 모든 것은 신이창조했다. 오늘날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주연구가 기독교적 세계관의 추락에 도..
윤리 규범과 기치가 거론되는 자리는 늘 재앙을 외치는 예언가들과 대중 선동정치가들의 무대이다. 신문은 충동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과, 왕따를 시키는 어른들과, 아동 성추행을 저지른 주교들과 결정을 못내리는 리더들과, 타락한 공무원들과, 시민의식이 없는 젊은이들로 넘쳐난다. 2010년 10월 28일자 ‘가디언’에 실린 칼럼니스트 조지 몬비어트의 글은 ‘계몽주의 모델’을 인간의 본성을 거역하는 것으로 보고, 오늘날 널리 퍼진 무정부주의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이 모든 글이 내놓는 치료법은 동일하다. 교회를 늘리고, 경찰을 늘리고 형벌을 강화하면 다 좋아진다는 것이다. 규범과 가치상실이후 역설적으로 우리곁엔 생명윤리, 언론윤리, 의학윤리, 계약윤리, 간병윤리 등 온갖 윤리가 넘쳐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