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미국이 '베트남 인민의 자유, 안전, 민주주의를 지켜준다'는 핑계로 본격적으로 베트남을 침공했다. 한국군 파병이후 한국 신문들은 베트남전쟁을 반공성전 또는 자유진영과 공산주의의 투쟁으로 묘사하며 전쟁을 부추기고 있었다. 미국 패권주의 전쟁으로 시작되어 한국군까지 개입하게 된 베트남전쟁은 그 원인과 역사적 배경이 복잡하다. 불란스와 베트남 인민의 전쟁이었던 1946년부터1954년까지의 제1차 베트남 전쟁이 종결되면서 제네바 휴전협정이 체결 되었다. 그 이후에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해서 확대된 전쟁이 2차 베트남전쟁이다. 1954년 휴전협정은 북위 17도를 군사분계선으로 정하고, 남북베트남으로 잠정적 행정관할 구역을 정한 뒤, 2년 후인 1956년에 남북베트남이 총선거를 실시하여 통일정부를 수립한다는 것이 54년 정전협정의 핵심이었다. 그런데 휴전성립 1년이 지난 1955년에 미국이 총선 실시를 거부한 것이 제2차 베트남전쟁의 결정적 원인이었다.
베트남인민들이 30년동안 불란스식민제국과의 피어린 투쟁결과로 획득한 통일의 기대가 미국의 이 전쟁으로 수포로 돌아갔다. 1955년 미국은 고 딘 디엠이라는 가톨릭 주교를 사이공에 데려다가 남베트남 국가와 정부 수립을 선언케했다. 북베트남은 그 후 줄곧 미국에 대해서 제네바협정에 의한 통일정부 수립 선거 실시를 요구했다. 당시 미국 대통령 아이젠하워는 남북베트남 정세와 남북베트남 지도자에 대한 여론조사를 미국 각 기관이 실시하게 했다. 여론조사 결과 남북베트남 총선을 실시하면 베트남인민 83%가 호지명에게 투표할 것이라는 여론이었다. 그래서 미국정부는 제네바휴전 협정의 공약인 남북총선 실시를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이 사태에 직면하여 북베트남 인민은 물론, 남베트남 대중들까지도 미국 정권인 고 딘 디엠 사이공 정권, 자유베트남 정부에 대한 전면적 투쟁을 개시하게 된다. 미국은 본격적으로 군사개입을 시작하여 베트남 인민과 미국과의 전면전인 2차 베트남 전쟁이 10년 동안 계속되었다.
베트남 전쟁에 대한 미국 정부의 베트남 전쟁에 관한 사실들은 ‘미국 상원외교위원회의 베트남전쟁에 관한 공청회 의사록’에 모두 기술되어 있다. 그것을 보면 베트남 전쟁이 얼마나 미국 자본주의의 식민주의적, 제국주의적 의도의 표출이었는가를 미국정부와 의회, 국방부의 최고기밀문서 그 자체로 입증된다. 한국이 한국인에게 손가락질 한번 해 본 일 없는 베트남인을 죽이기 위해 군대를 파병한 것은 1964년 8월2일 일어난 ‘ 통킹만 사건’을 계기로 미국이 월맹에 대한 무차별 전면공습을 개시한 65년에 들어서이다. 통킹만 사건이라는 것은 미국이 날조한 사건이다. 월맹 수도인 하노이 외항인 통킹만에서 미국 해군 구축함 매덕스호와 터너 조이호가 공해상에서 어느 날 순찰 도중에 월맹 어뢰정이 야밤에 어뢰공격을 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것은 중대한 도전이라고 전 세계에 발표했다. 이것을 구실로 미국군부와 전쟁주의 세력들은 의회 상하양원에서 월맹에 대한 ‘대통령의 무제한의 전쟁 수행권한’을 부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런데 이런 중대한 사건을 비롯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미국의 월남전 정책 이면에 은폐된 흉악한 사실들이 1972년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에 의해 폭로되어 전 세계에 보도된 ’펜타곤 페이퍼‘에 낱낱이 기록되어 있다. 이 문서는 합계 250만 자로 47권, 4000페이지에 이르는 미국의 베트남사태 개입 첫날부터 1971년까지의 방대한 극비문서이다. 베트남 전쟁을 승리로 이끈 호지명은 1969년에 죽었다. 호지명의 인격과 민족사랑의 정신에 대해서는 전세계의 사람들이 경의를 표했다. 베트남 국민들은 호지명을 대통령이니 각하라고 부르지 않고 '호지명 아저씨'라고 부른다.남베트남 사이공정권의 지배세력은 10년에 걸친 불란스식민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식민지배 아래서 4년, 그후 미국 식민지가 된 시기에 거의 예외 없이 불란스 식민당국과 일본 식민당국에 빌붙었던, 한국식으로 말하면 친일파 반민족 행위자들이었다. 200만 사이공 정권의 소위 ‘자유반공 군대의 장교단'에서 과거에 불란스와 일본 식민시대에 민족독립 운동을 한 사람은 육군중령 단 한 명만 있었다. 남베트남 군대는 실질적으로 외세와 용병, 외세에 종속된 괴뢰 군대였다. 반대로 우리가 베트콩이라는 호지명 휘하부대의 중앙위원회 31명은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과거에 항불, 항일, 그리고 항미 독립투사였다. 이 사실만 보더라도 베트남 국민들이 소위 외세 의존적인, 반공주의 사이공 정권과 민족해방세력 사이에서 어느 쪽에 더 민족동일감을 느끼며, 어느 쪽에 충성을 보낼 것인지는 자명한 일이다.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에서 왜 미국이 그 막강한 군대와 그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도 그 지역의 민중들의 지지를 받지 못할 뿐 아니라, 배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 알 수 있다. 미국은 자기 정의감에 완전히 마취된 상태로 허우적대면서 베트남전쟁에 들어간 것이다. 자기 힘만 믿고.... 베트남전쟁의 경우도 아시아에 또 하나의 반공군사 전초기지를 남한에 만들려고한 것과 마찬가지다. 베트남을 놓치면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가 공산권으로 넘어간다고 생각했다. 이 도미노 이론으로 미국은 베트남 전쟁을 정당화하려고 기를 썼다. 하지만 베트남이 호지명에 의해 통일된 뒤 그 지역의 어느 한 나라도 공산화 되지 않았다. 미국이 보호하고 지원했던 국가들은 모두 내부적으로 부패하고, 범죄적이고 타락했다.
로마제국도 그렇고 개인의 경우도 힘에 도취되면, 그 주체는 이성을 상실하게 된다. 폭력의 전능성에 대해서 자기도취가 된 나머지 미국이 자기비판을 할 이성적 기능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베트남 전쟁을 이끌었던 미국 국방장관 맥나마라는 베트남전쟁에서 패망한 20주년에 해당하는 1995년 자기반성을 겸한 회고록을 출판했다. 그는 전쟁정책과 계획에 천재적 소질을 발휘했으며, 그를 면도날 두뇌,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 초능력 소유자라 불렀을 정도였다. 맥나마라는 무소불위한 만능적 능력자로 정평이 났었다. 그런 사람이 베트남 전쟁에서 패망하고 20년 동안 자기반성을 한 결과를 그의 회고록에 담았다. 미국이 어째서 원시적 농업부족 집단과 같았던 베트남 인민들에게 패했을까?
1. 베트콩과 월맹지도자의 세력에 대한 인식부족
2. 지나친 미국이익을 추구한 정책의 오류
3. 미국이 지원한 반공적 사이공 정권 지도자들의 반민중성
4. 오랜 식민지지배에 시달린 베트남인민의 외세에 대한 반감과 해방독립을 위한 강력한 의지에 대한 몰지각
5. 미국식 자본주의와 정치제도를 유일무이한 인류적 생존양식으로 착각한 미국의 오만과 무지
6. 현대적 무기와 군사력 등 물질적 전쟁수단에 대한 과신
7. 미국 국민에게조차 베트남전쟁의 의의와 필요성, 정당성을 이해시킬 수 없었던 정책적 실패
8. 미국정부와 군부, 각 분야의 지도자들의 전지전능을 과신.........
이것이 천재적 전략가, 정책가라고 하는 맥나마라가 전쟁 25년 이후에 깨달은 것이다.
한국 국민들에게는 막강한 화력을 가진 미국에 대해서 ‘짚신 신고 화승총 같은 것을 메고 대항한 베트남 인민이 승리한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한다. 한국인들은 미국의 물질적 힘만 믿고 그것에 의존하려고만 한다. 그 물질적 힘을 제외한 나머지 그 많은 요소와 덕성을 지닌 약소민족 대중이 지니는 힘을 불행하게도 이해하지 못한다. 해방 이후 반세기 동안 오로지 미국의 사고방식에 길들여져 버린 한국인들은 진정으로 강력한 인간의 사상과 힘을 모른다. 미국내에서도 전쟁 모험주의자들과 제국주의자들에 의한 베트남 전쟁에 반대해서 미국 역사상 최초로 반전운동이 일어났다. 미국군인, 청년, 학생들은 자기네 국가 위정자들의 범죄행위에 대해서 눈물겨울 만큼 투쟁했다.
배트남이라는 나라가 지구상 어디에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남한의 청년들이 돈벌이를 위해 미국의 용병으로 파견되었을 때, 한국정부와 극우 반공주의 언론들은 마치 전 세계 국가와 민족들이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을 지원할 것으로 착각했다. 혈연적으로나 인종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미국의 협력자일 수밖에 없는 영국도 의장대 6명만 파견했다. 나는 베트남전쟁으로 하나의 확고한 의견을 갖게 되었다. 미국 자본주의는 그 본성으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잔인무도할 수밖에 없다. 약소민족에 대한 전쟁 없이는 그 거대한 국가의 경제, 정치, 군사, 과학기술체제를 유지할 수 없다는 확신이다.